[이 문화재를 단상에서 호명하는 것조차 영광으로 생각하겠습니다. 32억원, 32억, 32억원]
[앵커]
사상 초유의 국보 경매로 관심을 모았던 고려 불상 두 점이 결국 새 주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간송 전형필 선생의 손자 전인건 간송미술관장이 내놓은 문화재였습니다.
이선화 기자입니다.
[기자]
1500년 넘는 세월을 견디며 그 빛을 고스란히 지켜온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입니다.
"계미년인 563년 11월 1일,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 만들었다" 고미술품으로는 드물게 뒷면에 제작 날짜까지 확실하게 새겨 가치를 더합니다.
[31억원 시작해서 5000만원씩 올라갑니다.]
시장에 나왔지만, 아무도 응찰하지 않았습니다.
사찰에 있는 불전을 그대로 축소한 놓은 듯한 국보 금동 삼존불감은 11세기경 만들어진 걸로 추정됩니다.
[긴 설명 차치하고 바로 경매 부치겠습니다. 너무나도 중요한 우리 문화 유산인지라 아무래도 큰 고심이 되실 거라 생각합니다. 28억원.]
역시 팔리지 않았습니다.
일본에 빼앗길 뻔한 것들을 간송 전형필 선생이 골동품상과 수집가에게 거금을 들여 넘겨받은 것들입니다.
모두 1962년 국보로 지정됐습니다.
문화재보호법상 국가지정문화재도 매매가 가능합니다.
다만 해외로 가지고 나갈 순 없습니다.
"운영 부담"을 이유로 국보를 내놓은 간송미술관, 하지만 모두 관장 개인 소유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단 지적도 있습니다.
간송미술관은 재작년에도 재정난을 이유로 보물 불상 두 점을 경매에 부쳤습니다.
유찰된 뒤 국립중앙박물관이 사들였지만, 이번엔 어려울 거란 전망이 유력했습니다.
연간 유물 구입 예산이 40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한 점을 구입하기도 빠듯하단 겁니다.
이런 가운데 국보를 공동구매하잔 운동도 벌어졌습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모금해 구입할 계획이었지만, 총 모금액이 16억 원에 그치면서 경매에 나서진 못했습니다.
(영상그래픽 : 박경민·김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