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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여자 스티브 잡스'의 몰락…실리콘밸리 사기극 6년 만에 유죄

입력 2022-01-0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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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일어난 희대의 사기극이죠. 피 한 방울로 질병 250여 개를 파악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속여 최연소 여성 억만장자가 됐던 엘리자베스 홈스가 결국 6년 만에 유죄 평결을 받았습니다.

한때는 제2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기까지 했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월드뉴스W 윤설영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기자]

마치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키 듯 검은 터틀넥을 입고 무대에 선 여성.

[엘리자베스 홈스/당시 테라노스 CEO : 지금까지는 팔에서 피를 여러 번 뽑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나노테이너라고 불리는 이것으로 대체했습니다]

피 한 방울로 암, 당뇨 등 250여 가지 질병을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는 겁니다.

이 기술은 '의료계의 아이팟'이라고 불리며 홈스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았습니다.

투자자들은 그의 현란한 말솜씨에 푹 빠져들었습니다.

[엘리자베스 홈스/당시 테라노스 CEO : (최연소 억만장자인데요. 이 말을 들으면 흥분됩니까?)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에요. 중요한 건 우리가 얼마나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느냐죠.]

루퍼트 머독이 1억달러 이상을 투자했고 헨리 키신저,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 등 쟁쟁한 사람들이 투자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빌 클린턴/전 미국 대통령 : 이 재단을 12년 전에 세웠다고요? 그때 몇 살이었죠?]

[엘리자베스 홈스/당시 테라노스 CEO : 19살이었어요]

기업 가치는 90억달러, 약 10조원으로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거짓이었습니다.

[에리카 청/전 테라노스 직원 (내부고발자) : 그들이 혈액 샘플을 가져가서 기계에 넣으면 결과가 튀어나온다고 생각하시죠. 그런데 실제로는 당신이 방에서 나가는 순간, 혈액 샘플을 들고 뒷문으로 달려가서, 대기하고 있던 5명이 그 작은 혈액 샘플을 5개 기계에 나누는 거예요.]

애초에 그런 기술은 있지도 않았던 겁니다.

스토리텔링과 캐릭터에 사람들이 열광한다는 걸 간파한 홈스는 갈색머리를 금색으로 염색했고 스티브 잡스처럼 검은 색 터틀넥만 입었습니다.

[타일러 슐츠/전 테라노스 직원 (내부고발자) : (그가 차세대 스티브 잡스가 되고 싶어 했나요?) 네. 그는 스티브 잡스를 우상화했어요. 자신이 스티브 잡스인 세상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홈스의 신화는 내부고발자들과 한 탐사기자에 의해 무너졌습니다.

존스홉킨스 병원과 협력했다는 것도 FDA의 승인을 받았다는 것도 제약사 화이자가 기술검증을 했다는 것도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테라노스 기업가치는 0원이 됐고 결국 2018년 청산됐습니다.

총 11개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홈스는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엘리자베스 홈스/전 테라노스 CEO : (하고 싶은 말 없습니까?)…]

증언 과정에서 "모른다"는 답변을 600번이나 했습니다.

[엘리자베스 홈스/전 테라노스 CEO : 잘 모르겠습니다. 정확히 모르겠어요. 그냥 모르겠어요]

배심원단은 사기와 공모 혐의 4건을 유죄로 평결했습니다.

곧 있을 판결에서 각각 최대 20년, 총 80년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검증 안 된 기술에 대한 맹신과 과대포장된 기업인 거기에 쏟아진 언론의 찬사.

스티브 잡스를 흉내냈던 이 희대의 사기극은 애플TV가 영화로 제작하겠다고 했습니다.

(화면출처 : TEDxBurkely·유튜브 'HBO')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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