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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화가' 박수근 전시회…코로나·추위에도 4만명 넘는 발길

입력 2021-12-3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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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시작된 역대 가장 큰 규모의 박수근 화백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큰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 앙상한 겨울나무 그림에서도 희망이 느껴진다고 하는데 함께 보시죠.

정재우 기자입니다.

[기자]

[소설 '나목' /1976년, 박완서 : 여인들의 눈앞엔 겨울이 있고, 나목에겐 아직 멀지만 봄에의 믿음이 있다.]

소설가 박완서는 이 그림을 김장철의 여인들 모습으로 봤습니다.

미군 부대 초상화 매장에서 함께 일한 박수근의 이야기로 첫 소설을 썼습니다.

전쟁 후 서울 창신동에 자리잡은 박수근은, 독학으로 배운 그림을 팔아 쌀을 사고 아이들 학비를 댔습니다.

늘어선 판잣집, 포대기에 동생 업은 소녀.

가장 가난했던 시절, 착하고 약한 사람들이 거칠거칠한 화폭에 정답게 담겼습니다.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갖고 있다"는 박수근.

생전엔 돌아보는 이 없던 그림들은 뒤늦게 한국에서 가장 비싼 그림으로 팔려나갔습니다.

45억원을 기록한 '빨래터'를 비롯해 국공립 미술관 예산으로는 전시하기도 버거운 작품이 됐는데, 174점.

박수근 회고전으론 역대 최대 규모인 이번 전시엔 '이건희 컬렉션'으로 알려진 그림들과 함께 일찌감치 해외로 팔려나가 볼 수 없던 작품들도 처음으로 소개됐습니다.

[윤범모/국립현대미술관장 : 박수근 예술의 엑기스만 엄선해서 일생에 두 번 다시 보기 어려운 전시라고 자부합니다.]

꺾인 나무의 독특한 구도, 원색의 꽃 그림은 박수근의 새로운 면모마저 보여주는데, 코로나와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데도 개막 7주 만에 4만 4000명 넘는 사람들이 다녀갔습니다.

희망이 필요한 시대에도 박수근의 앙상한 나무는 의연합니다.

[김예진/학예사 : 코로나 때문에 일상이 마비되었던 시간이 길었고, 개개인이 겪었던 힘든 시간도 길었는데 이것이 지나간 뒤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봄을 기다렸으면 하는…]

(자료제공 : 스토리텔)
(VJ : 강성무/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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