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소방관의 기지가 큰 사고를 막았습니다. 10대 자매가 라면을 끓이려다 집 주방에서 불이 났습니다. 119에 신고했는데, 소방대원이 영상통화로 소화기 사용법을 설명해준 덕에 자매를 구했습니다.
정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119상황실로 화재 신고가 온 건 지난 15일 새벽입니다.
상황실에선 다급한 마음에 신고자에게 직접 영상통화를 겁니다.
[김형우/충북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 119상황실인데요. 신고자분 죄송한데 (불이 난 곳을) 보여주세요.]
주방에서 불길이 번지기 시작합니다.
불이 난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엔 10대 자매밖에 없었습니다.
[김형우/충북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 집에 소화기 있나요? 소화기 사용할 줄 아세요? (네?) 신고자분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언니가 소화기를 들어 보여 줍니다. 소방장이 직접 몸으로 설명합니다.
[김형우/충북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 저 한번 보세요 저 이렇게 잡으시고 그 분사기 입구를 손으로 잡으신 다음에 그냥 이렇게 눌러주세요.]
자매는 배운 대로 소화기로 뿌려 불을 껐습니다.
라면을 끓이려는데 가스 불이 켜지지 않아 라이터로 켜보려다 불이 난 겁니다.
올해로 11년 차인 베테랑 소방장의 기지로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김형우/충북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 목소리를 들어보니까 어른 목소리는 아니었고 아이 목소리더라고요. 소화기 사용법을 아느냐고 물어봤더니 작은 목소리로 사용법을 몰라요. 이렇게 얘기를 하길래…]
김 소방장의 온라인 활약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지난 10일 충북 제천 한 아파트 오븐에서 불이 났는데 똑같은 방법으로 피해를 막았습니다.
소방은 2013년부터 영상통화와 SNS 등으로 신고를 받을 수 있도록 했는데 매년 70만 건씩 접수되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충북소방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