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에서 쇼핑몰에서 난동을 부리는 남성을 잡겠다고 경찰이 쏜 총에 14살 아이가 숨지는 사고가 얼마전 있었는데요. 안타까운 희생에 대한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시 경찰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놓고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홍희정 특파원입니다.
[기자]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한 의류 쇼핑몰입니다.
모자를 쓴 남성이 고리 모양의 자전거 자물쇠로 여성을 내리치더니 그대로 어디론가 끌고 갑니다.
지난 23일 오전, 괴한이 쇼핑몰에 침입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총을 든 남성이 있어요. 총도 쐈어요.]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피를 흘린 채 쓰러진 여성을 발견했고,
[LA경찰 : 여자가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용의자를 향해 총탄 세 발을 쏩니다.
용의자는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하지만 총탄 한 발은 용의자 뒤에 있던 탈의실 벽을 뚫었습니다.
쇼핑을 하던 중 비명소리를 듣고 엄마와 함께 탈의실로 몸을 숨겼던 14살 소녀가 참변을 당했습니다.
[스테이시 스펠/LA경찰국 경감 : 용의자 뒤 벽 너머로 있는 탈의실에 14살 소녀가 있었는데, 경찰은 볼 수 없었습니다.]
칠레 출신의 이 소녀는 로봇공학을 공부하겠다는 꿈을 안고 6개월 전 미국으로 건너왔습니다.
[피해 소녀 어머니 : 딸이 총에 맞아 바닥에 쓰러진 뒤 제 품에 안겨 숨졌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요.]
쇼핑몰 입구에는 소녀를 추모하는 초와 꽃들이 놓여졌습니다.
14살 소녀의 무고한 죽음에 시민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14살밖에 되지 않았다, LA경찰이 그녀를 살인했다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아이다 로페스/추모객 : 비극이고 절망적이에요. 저도 엄마이고 부모로서, 더욱더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애초 용의자가 총을 쐈다는 신고가 접수됐지만, 현장에서 총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리아 언디아노/추모객 : 용의자는 총을 가지고 있지 않았어요. 경찰은 다른 방법을 이용할 수도 있었어요. 모든 사람을 먼저 대피시켜야만 했어요.]
경찰은 숨진 용의자가 범행을 저지른 원인을 조사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