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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몰린 의료진…병원 한 곳서만 올해 207명 떠나

입력 2021-12-29 20:31 수정 2021-12-29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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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위중증 환자가 천 명을 넘는 가운데 지금의 거리두기를 2주 더 할지 말지 정부가 아직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런 코로나 상황을 견디게 하는 버팀목은 의료진들입니다. 그런데 의료진들을 버틸 수 있게 하는 건 자꾸만 줄어갑니다. 병원을 떠난 의료진이 올해만 2백 명이 넘는 곳도 있습니다.

환자를 제대로 돌볼 수 없게 하는 환경이 더 괴롭다는 의료진들을 오선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내과 전공의 3년 차 서연주 씨는 지난 2년간 최전선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마주했습니다.

사명감을 갖고 뛰었지만 죽어나가는 환자들을 보면 무력감을 느꼈습니다.

[서연주/대한전공의협의회 수련이사 (여의도성모병원 내과 전공의) : 인공호흡기가 모자라요. 누구에게서 인공호흡기를 먼저 떼서 새로 생긴 중환자에게 달 것인가 고민하게 되는 비참한 상황도…]

간호사들도 비슷한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김정은/서울서남병원 간호사 : 재택치료는 전화 응대만 되는 거예요. 저희가 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 상태니까 그런 것 때문에 조금 자괴감도…]

환자를 제대로 돌볼 수 없는 상황이 의료진들을 심리적인 한계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서연주/대한전공의협의회 수련이사 (여의도성모병원 내과 전공의) : 발달한 의학기술로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환자인데 인프라가 부족해서 이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사실에 굉장히 자괴감이 많이…]

실제로 이런 이유로 코로나19 의료진 30%는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과도한 심리적 부담을 호소하는 의료진은 절반이 넘었습니다.

[김정은/서울서남병원 간호사 : 나가다가 교통사고 당해서 치이면 내가 병원 출근 안 하겠지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도 진짜 많아요. 밤에 잠을 잘 못 자죠.]

정부가 코로나19 전담 병원으로 바꾼 서울의료원은 올 들어서만 의사와 간호사 207명이 퇴사했습니다.

지난해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육체적, 심리적 고통을 버티지 못해 현장을 떠나고 있는 겁니다.

[서연주/대한전공의협의회 수련이사 (여의도성모병원 내과 전공의) : 전문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자기가 가진 능력을 충분히 효율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되는데…]

의료진들은 코로나19 장기전을 대비하기 위해선 병상뿐만이 아니라 사람도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영상디자인 : 김윤나 / 영상그래픽 : 박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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