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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뉴스] "마을 전체에 경적 소리보다 더 큰 소음" 에어쇼 훈련에 분통

입력 2021-12-25 19:08 수정 2021-12-25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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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군 특수비행단 블랙이글스의 에어쇼, 볼 때마다 참 멋지죠. 그런데 보는 사람만 멋지지, 훈련장 근처 사는 주민들은 죽을 맛이라고 합니다. 훈련이 시내에서 이뤄지는데 그 소리가 록밴드가 바로 앞에서 공연할 때, 딱 그 정도 수준으로 크다고 합니다.

발품뉴스 윤정식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 횡성입니다.

횡성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한우죠. 한우 여기있습니다.

농장주님께 허락받고 여기를 취재 중인데요.

[신승칠/강원 횡성군 한우농가 : (왜 나오셨어요?) 블랙이글스 훈련한다고 해서… (훈련하면 시끄러운데 왜 나오세요?) 소들이 발작을 해, 소음 때문에.]

[김미경/강원 횡성군 : 그냥 비행기 소리 큰 소리가 아니고 짹 하고 찢어지는 소리예요. 누가 전화를 해도 얼마간은 통화를 못 해요. 머리에 잔재가 남아서요.]

학교도 서둘러 수업을 마치고 곧이어 굉음이 울려퍼집니다.

편대로 나타난 T-50 전투기들.

흔들흔들 곡예비행을 하더니 하늘에 태극 문양을 그립니다.

보기엔 장관인데, 문제는 저공비행 소음입니다.

농가 바로 위를 나는 전투기.

워낙 낮게 날다보니 육안으로 전투기 겉면이 선명히 보입니다.

현장 취재진도 귀가 멍해집니다.

[여기는 횡성여자고등학교 운동장입니다. 지금 이곳은 사실상 블랙이글스 연습장이 됐습니다. 내 말 들려요? 들려요?]

마을 한복판에서 소음을 측정해봤습니다.

100데시벨이 훌쩍 넘습니다.

바로 옆 자동차가 크락숀을 울리는 것보다 훨씬 큰 소리가 마을 전체에 울려퍼지는 겁니다.

굉음을 내고 달리는 폭주 오토바이보다 높은 수준이고 록밴드가 눈앞에서 공연하는 소리와 비슷합니다.

학교는 자구책을 만들었습니다.

[정현경/횡성여고 교감 : (이 학교는 창문이 하나, 둘, 셋, 삼중창이네요.) 소음 때문에요. 그런데 소용없더라고요. (수업이 힘든가요?) 수업 전달도 어렵고 발표나 듣기 수업은 생각도 못 해요. 한 시간에 40~50분을 그렇게 하면 수업이 그냥 날아간다고 보면 됩니다.]

공군사관생도들의 비행 훈련이 펼쳐지는 광주공항도 비슷한 상황.

공항 인근 한 아파트를 찾았습니다.

활주로를 여객기가 달립니다.

[기영철/광주광역시 광산구 : (시끄럽네요.) 저게 뭐가 시끄러워요. 전투기 뜰 때를 보시라고요.]

해가 지려하자 이제 공군이 야간훈련을 합니다.

[기영철/광주광역시 광산구 : (어우, 민항기와는 비교가 안 되는 소음이에요.) 네, 그렇습니다. 또 뜨고 있습니다. (또 떠요?) 네.]

이착륙이 반복되는 사이 땅거미도 졌습니다.

지금 시간이 저녁 7시입니다. 가족들이 집에서 저녁을 먹을 시간인데요.

아직도 공항에는 전투기가 뜨고 내리기를 반복 중입니다. 지금 집으로 내려가 이 소리가 어떤지 보겠습니다.

집 안 거실 베란다로 나갔습니다.

[하종섭/광주광역시 광산구 : (또 뜨네요.) 이건 소리가 작은 거예요. 기본도 안 돼요. 이 창문이 흔들려요. 내가 시내버스 기사인데 낮에 잠자고 새벽에 나가거든요. 잠 못 자요.]

이곳 주민들은 소음 피해를 인정받아 보상금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만은 계속됩니다.

[이순애/광주광역시 광산구 : 우리가 거지XX도 아니고 (돈 필요 없다?) 필요 없어. 안 받고 이전해, 이전.]

[국강현/광주광역시 광산구의원 : 어떤 집은 얼마 받고, 어떤 집은 또 얼마 받고 또 다 주는 것도 아니에요. 새로 이사 와서 깎고, 직장 나간다고 깎고, 시끄러운 줄 알고 이사 왔다 깎고.]

하지만 공군 측은 조종사의 기량 유지를 위해서는 꾸준한 비행 연습이 불가피하다며 주민 피해를 줄이려 노력중이라고 답했습니다.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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