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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뜻 깊은 도전…아쉬운 고요함

입력 2021-12-24 17:00 수정 2021-12-2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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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의 바다' 포스터. '고요의 바다' 포스터.

2021년 넷플릭스의 마지막 K-콘텐트 '고요의 바다'가 크리스마스 연휴 전 세계 시청자를 찾아간다. K-콘텐트로서는 흔치 않은 SF 장르의 작품으로, 흥행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고요의 바다'를 향하고 있다.

한국 시각으로 24일 오후 5시 공개된 '고요의 바다'는 대한민국 시리즈 최초로 달을 소재로 한 SF 미스터리 스릴러다. 앞서 지난 2월 공개된 한국 최초의 우주 SF 영화 '승리호'가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했다면, '고요의 바다'는 달 한가운데에 버려진 달 탐사기지인 발해기지를 배경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2014년 제1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던 최항용 감독의 동명 단편 영화를 시리즈화한 작품이다. 배우 정우성이 자신의 제작사인 아티스트스튜디오로 제작에 참여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고요의 바다' 스틸. '고요의 바다' 스틸.

출연: 배두나·공유·이준·김선영·이무생·이성욱
감독: 최항용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한줄평: 갈 길이 먼데 거북이걸음
팝콘지수: ●●○○○
줄거리: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근미래의 지구,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
'고요의 바다' 스틸. '고요의 바다' 스틸.
'고요의 바다' 스틸. '고요의 바다' 스틸.

정우성의 도전

정우성은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2016)에 이어 두 번째 제작에 나선다. 영화가 아닌 시리즈로서는 처음이다. 최항용 감독의 졸업작품이었던 동명의 단편 영화에 매료된 그는 과감히 이 세계관을 8부작 시리즈로 옮겨 놓았다. 높은 제작비가 들 수밖에 없는 우주 배경 SF 장르물에 과감히 도전했다. 창작을 향한 순수한 열정을 가진 그가 아니라면 감히 쉽게 하지 못했을 도전이다.

'고요의 바다'의 만듦새를 살펴보면, 제작자 정우성을 다시 보게 된다. 우주와 달, 생경한 미지의 영역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데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2700평에 이르는 총 5개 세트를 짓고, VFX에 힘을 줬다. 등장인물들의 의상이나 소품 하나, 달에 버려진 발해기지의 미술 하나까지 어색함을 느낄 수 없다. 세계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만듦새의 한국형 SF를 탄생시켰다.

'고요의 바다' 스틸. '고요의 바다' 스틸.
'고요의 바다' 스틸. '고요의 바다' 스틸.
'고요의 바다' 스틸. '고요의 바다' 스틸.
'고요의 바다' 스틸. '고요의 바다' 스틸.
배두나·공유…크리스마스 선물

'고요의 바다'의 화려한 라인업을 완성한 것은 단연 출연진이다. 주연급 배우들만 모두 모아놓은 덕분이다. 출연진 크레딧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배두나는 우주 생물학자 송지안 역을 맡았다. 시청자는 배두나의 시선을 따라 위험한 달의 미스터리를 따라가게 된다. 공유가 탐사팀의 대장 한윤재를 연기하고, 이준이 수석 엔지니어 류태석 역을 맡았다. 김선영이 팀의 닥터 홍닥 역을, 이무생이 보안 팀장 공수혁 역을, 이성욱이 우주선 조종사 김썬 역을 맡아 출연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공개되는 이유가 될 라인업이다. 연말 연휴 선물 같은 배우들의 열연이 이 시리즈에 담겼다. 배두나와 공유 등 세계를 무대로 삼은 배우들의 활약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넷플릭스 시청자들에게도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요의 바다' 스틸. '고요의 바다' 스틸.

너무 잔잔한 바다, 고요한 전개

극 중 배두나는 발해기지에서 가족을 잃은 사연을 갖고 있다. 발해기지에서 '무언가'를 찾아오라는 지시를 받고 공유 등과 팀을 꾸려 발해기지로 향한다. 달 착륙 과정은 당연하게도 쉽지 않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 생명을 잃기도 한다. 어디선가 접했을 법한 클리셰들이 등장한다.

새롭고 신선한 장치도 있다. 그러나 자꾸만 보여줄 듯 보여주지 않는다. '폐쇄된 달 기지, 대원들이 살해되기 시작했다'가 이 시리즈 포스터의 문구인데, 포스터 문구 속 사건이 벌어지는 광경을 지켜보려면 한참이나 기다려야 한다. 시선을 끌 만한 사건을 준비 중이라는 신호만 자꾸 울린다.

3부를 기점으로 미스터리가 확장되며 긴장감을 선사한다. 그럼에도, 시청자의 이탈을 막는 데 주력해야 할 초반부가 고요하게 진행된다는 것이 다소 우려되는 지점이다.

'고요의 바다'는 단편 영화를 8부작으로 만든 작품이다. 시리즈화하며 전개가 느려졌다. 몇 배로 길어진 러닝타임 동안 긴장감을 유지할 장치는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모습이다.

'고요의 바다'가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K-콘텐트 시청자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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