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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특별사면' 발표…"국민 통합·건강상태 고려"

입력 2021-12-2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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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 사면이 오늘(24일) 발표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 통합, 또, 건강 상태를 고려했다고 밝혔는데요. 정치권과 시민단체 반응은 크게 엇갈렸습니다. 차기 대선에 미칠 영향도 주목되는데요. 정치권의 반응도 잇달아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을 신혜원 체커가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박근혜 사면 > 말 그대로 전격적인, 번개와도 같은 발표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을 결정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4년 9개월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오는 31일 0시에 석방됩니다.

[박경미/청와대 대변인 :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지난 시대 아픔을 딛고 새 시대로 나아가야 합니다.', '국민 통합과 겸허한 포용이 절실합니다.', '이번 사면이 생각의 차이나 찬반을 넘어 통합과 화합, 새 시대 개막의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31일 구속 수감됐습니다. 국정농단과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으로 징역 20년을, 새누리당 공천개입 사건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죠. 원래대로라면 2039년 87세에 만기 출소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어깨 질환과 허리디스크 지병으로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음식물을 씹지 못할 정도로 치아 상태가 나빠졌고, 불안 증세로 정신과 치료도 받았다고 하죠.

[박경미/청와대 대변인 : 박 전 대통령의 경우 5년 가까이 복역한 탓에 건강 상태가 많이 나빠진 점도 고려했습니다.]

그간 문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습니다. 올해 초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사면론'을 쏘아 올렸다가 큰 역풍이 불었고, 문 대통령이 직접 교통정리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1월 1일) : (인터뷰에서 전직 대통령 사면 말씀하셨는데요.) 적절한 시기에 대통령께 건의드릴 생각입니다.]

[2021 신년 기자회견 (1월 18일) : 한명숙 전 총리님이나 두 분 전임 대통령에 대해서 모두 안타깝게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마음대로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는 정치인 사면에 대해서 검토한 적이 없습니다.]

또 2017년 대선 후보 시절엔 "뇌물, 배임, 횡령 등 중대 '부패 범죄'에는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공약도 했는데요.

[제19대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2017년 4월 13일 / 화면출처 : SBS) : 사면권을 국민들 뜻에 어긋나지 않게끔 그렇게 확실히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하겠습니다.]

실제로 청와대는 최근까지도 "전직 대통령 사면은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유영민 비서실장이나 이철희 정무수석 등 핵심 참모들도 사면 결정을 뒤늦게 알았다고 합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참모들도 사전에 기류를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짐작컨데 문 대통령이 계속 고심해왔고, 마지막 순간까지 고뇌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 측도 사면 여부를 사전에 알지 못했습니다. 이달 말 옥중서간록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라는 책의 출간을 앞두고 있었는데요.

[유영하/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 : 몰랐었어요. 몰랐고, 어저께 저녁부터 기자분들이 자꾸 전화를 주셔가지고 그래서 오히려 제가 거꾸로 여쭤봤어요.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사면을 결정해 주신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당국에도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어떤 반응을 보이셨는지.) 그냥 담담하셨습니다. 제가 9시에 들어와서 뉴스를 같이 봤습니다. 담담하게 받아들이셨습니다.]

오늘 발표에는 박 전 대통령 사면 뿐 아니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복권과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가석방도 포함됐습니다. 수감중인 또 한 명의 전직 대통령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박범계/법무부 장관 : (이명박 전 대통령도 고령에다 지금 건강 안 좋은데.) 사안이 좀 다르고요. 국민 정서도 물론 감안이 됐었고, 건강 문제도 좀 다르기도 하고, 그렇게 결정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공범으로 최순실 씨도 있는데.) 네. 점심 맛있게 드세요.]

박 전 대통령은 어디에 머무르게 될까요. 탄핵 이후 삼성동 사저를 팔고 내곡동 사저를 마련했지만, 벌금과 추징금 미납으로 법원 경매에 넘어갔습니다. 현재 마땅한 거처가 없는 상황인데요. 당분간은 병원 치료를 더 받을 예정입니다.

[유영하/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 : 대통령 짐도 저희가 창고에 다 보관을 시켰고 나오셔서 거처하실 거처는 저희가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건강이 회복되면은 '가족분들은 좀 빠른 시일 내에 만나시겠다' 그렇게 말씀을 계셨고, '병원에 계시는 동안은 정치인을 비롯한 어떤 분도 만나지 않겠다.']

< '존중' '환영' '유감' > 박 전 대통령 사면 소식에 엇갈린 정치권 반응입니다. 이번 결정이 75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먼저 민주당은 "대통령의 결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 문재인 대통령의 심사숙고 과정을 거쳐 결정한 이번 사면은 대통령 고유의 헌법적 권한으로서 저희 민주당은 이 결정을 존중합니다.]

이재명 후보 역시 "문 대통령의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지금이라도 국정농단 피해자인 국민들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후보 역시 과거에는 사면에 부정적이었는데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만큼 존중해야한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KBS '주진우 라이브' /1월 12일) : 나쁜 일을 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고. 또 응징의 효과도 있어야 되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고 이미 결정이 난 상황에서 찬성 반대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국민의힘은 "사면을 환영한다. 국민대통합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짧은 공식 논평을 냈습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역시 "잘 된 일이다. 문 대통령이 용단을 내렸다"며 긍정적 입장을 밝혔는데요. 다만, "정치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며, 차기 대선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무엇보다 윤석열 후보의 반응에 관심이 쏠렸죠. 윤 후보는 국정농단 특검팀 수사 팀장으로 수사 전반을 총괄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우리 박 대통령의 사면은 늦었지만 환영합니다. 건강이 좀 안 좋으시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는데, 하여튼 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검찰에 계셨을 때 박근혜 대통령 형 집행정지 불허하셨는데.) 제가 불허한 것이 아니고 형집행정지위원회에서 전문가, 의사들이 형 집행정지 사유가 안 된다 해서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번 사면이 '갈라치기'라는 비판도 나왔는데요. 홍준표 의원은 "만시지탄이다. 두 전직 대통령을 가두어 놓고, 퇴임을 앞두고 겁이 났던 모양"이라며 문 대통령을 비판했습니다. "두 전직 대통령을 '갈라치기' 사면을 해서 반대 진영 분열을 획책하는 것은 참으로 교활한 술책"이라는 겁니다. 한명숙 전 총리 복권을 위한 '물타기'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임태희/국민의힘 선대위 총괄상황본부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아마 지금 이석기 씨, 그다음에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사면을 하기는 해야 되겠는데 이걸 어떤 모양새로 해야 좀 그래도 비난 여론을 피해 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입장도 이와 비슷합니다. "두 전직 대통령 중 한 분에 대해서만 사면과 석방이 이뤄진다면, 그것은 이석기 가석방 물타기용이자 야권분열책으로 오해받기 십상팔구"라고 주장했는데요.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YTN '황보선의 출발새아침') : 이석기 사면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을 막으려고 박근혜 대통령 특별가석방으로 물타기 하는 것이 아닌가. (이번에 한명숙 전 국무총리도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니까 짝 맞추기죠, 한 마디로.]

정의당의 반응은 두 당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심상정 후보는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문 대통령을 거칠게 비판했는데요. "대통령 개인의 동정심으로 역사를 뒤틀 수는 없다. 적어도 촛불로 당선된 대통령이 사면권을 행사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 그 자체로 촛불 부정입니다. 적어도 촛불로 당선된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는 결코 안 될 일입니다. 사면권 제한은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습니다. 다시 한번 강력한 유감을 표합니다.]

촛불에 힘을 보탠 진보 성향 시민단체도 격앙된 반응을 보였는데요. "촛불 시민이 박근혜를 끌어내렸는데, 무슨 자격으로 결정을 하나"(한국진보연대), "촛불 배신 정권"(백남기기념사업회),"건강상의 이유라면 형집행정지를 검토하면 된다"(참여연대)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노총도 "불신의 시대를 연 문재인 정권이 국민 대화합을 운운하며 적폐의 상징을 풀어주는 이 상황에 분노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여론은 어떨까요. 이달 초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가 있었습니다. 찬성은 39.2%, 반대는 43.7%였습니다. 반대가 약간 높지만, 차이는 오차 범위(±3.1%포인트) 내였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에선 찬성이 10.1%, 반대가 76.5%로 반대가 압도적으로 높았고요.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찬성 74.4%, 반대가 12.4%로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 이석기 가석방 > 앞서도 짧게 언급을 했는데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오늘 가석방으로 출소했습니다. 2013년 내란 선동죄 등의 혐의로 구속된 지 8년 3개월 만인데요. 교도소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지지자 300여명이 몰려들었습니다.

[이석기/전 통합진보당 의원 : (이석기! 이석기! 이석기!) 저 문 하나 오는데 아홉 번의 겨울을 거쳤습니다. 보고 싶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최고의 선물은 의원님입니다.)]

이 전 의원, 나오자마자 정치 행보를 재개하는 듯 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입장까지 밝혔는데요.

[이석기/전 통합진보당 의원 : 과연 공정과 정의란 단어가 존재하는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악랄한 탄압으로, 말 몇 마디로 현역 의원을 감옥에 처넣은 사람이 사면이 되고, 그 피해자란 사람은 이제 나와서 가석방이라는 형식을 띄는 것에 대해서 참으로 통탄스럽습니다.]

이석기 전 의원은 북한의 대남 혁명론에 동조하면서 대한민국 체제를 전복하기 위한 혁명조직(RO)의 총책을 맡아 구체적인 실행 행위를 모의한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9년, 자격정지 7년을 확정받았습니다. 또 자신이 운영하는 선거 홍보업체 자금 수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징역 8개월이 추가됐죠. 원래의 출소 예정일은 2023년 5월이었습니다.

< 오미크론 PCR > 코로나 확진 후 3~4시간 이내에 오미크론 변이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PCR 시약이 국내에서 개발됐습니다. 알파, 베타, 감마, 델타, 그리고 오미크론까지. 5개의 주요 변이를 한 번의 PCR 분석으로 판별할 수 있게 된 것은 세계 최초입니다. 짧게 코로나 현황 살펴볼까요. 신규 확진자는 6233명, 위중증 1084명, 사망 56명입니다. 오미크론 확진자도 16명 늘어 누적 262명이 됐습니다. 정부는 미 FDA의 긴급 승인을 받은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 계약이 마무리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김부겸/국무총리 : 정부는 이미 밝혀드린 7만명분보다는 훨씬 많은 30만명분 이상의 치료제 구매 협의를 화이자사와 진행해 왔습니다. 질병청에서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인구 절반이… > 영화 '어벤저스'를 보면, 끝판왕 타노스가 손가락을 튕기는 순간, 인구 절반이 사라지는 장면이 나오죠. 인구의 절반이 사라진다. 물론 이건 영화일 뿐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2개월 안에 세계 인구의 절반이 코로나에 감염될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연구 결과가 실제로 나왔습니다. 미국 워싱턴 의대 연구진은 "1월 중순이 정점으로, 매일 최소 3500만 명이 감염될 것"이라 전망했는데요. 현재 국내 확진자는 최대 8천명대까지 갔다가, 다시 6천명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언제 다시 뛰어오를지 모르는 상황인데요.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특별 지시에 따라 '병상확보 TF' 첫 회의를 열고 병상 부족 대처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뉴스픽 여기까집니다. 정회원님들 메리크리마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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