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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동생' 박근령 '전 민주노총' 한상균, 나란히 출사표

입력 2021-12-2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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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의 동생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도 출사표를 던졌는데요. 한 전 위원장은 박근혜 정권에 반대하는 민중총궐기를 주도했다 가 징역을 살았던 적이 있죠.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정치부회의 '야당발제' 3월 2일 : '어~ 복국장 얘기하니까 저는 아~ 정말 옛날 생각이 나네요. 제가 미국 LA에 있을 때' 이런 느낌으로 키워드를 중심으로 생각의 가지를 뻗어 나가는 방식입니다.]

제 수많은 흑역사 중 일부죠. 박찬호 선수 성대모사까지 하며 '마인드맵(Mind-map)' 발제가 뭔지 설명드렸던 장면인데요. 정회원 여러분들께 리마인드해드리는 차원에서 다시 한 번 흑역사를 꺼내봤습니다. 오늘(22일)의 인물을 마인드맵 형태로 소개해드릴 텐데요. 이야기를 풀어가기 위한 첫번째 제시어는 '박근혜'입니다.

[박근혜 씨 (2017년 3월 21일) :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오늘의 인물은 4명인데요. 그중 2명은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와 관련 있는 분들입니다. 박근혜란 키워드에서 두 개의 가지를 뻗어볼 텐데요. 먼저 첫번째 가지는 '혈연'입니다.

[박근령/전 육영재단 이사장 (2017년 11월 2일) : 선덕여왕 이후 1400년 만에 가장 위대한 여성 지도자로 역사는 평가할 것이라고 저는 소신을 갖고 있습니다.]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둘째 딸이자 박근혜씨의 동생인데요. 박근혜 씨가 훌륭한 지도자였다고 강변하는 장면입니다. 반면 두번째 가지는 박씨와는 '악연'으로 맺어진 분입니다.

[한상균/전 민주노총 위원장 (2015년 11월 14일) : 서울의 모든 거리를 점령하고 거리를 나가 시민을 만나고, 기어이 불의한 정권의 심장부 청와대로 진격하라. 동지들 자신 있습니까?]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입니다. 대표적인 강경 투쟁 노동 운동가죠. 지난 2015년 11월 박근혜 정권에 반대하는 민중총궐기를 주도했었죠. 결국 이 일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았었는데요. 박씨의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지난 2017년 초, 이런 옥중서신을 보내기도 했었습니다.

[한상균/전 민주노총 위원장 (음성대역) : 역대 어느 정권보다 반노동 정책을 밀어붙였던 자본과 정권의 몸통인 이재용과 박근혜를 감옥 안에서 만날 날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환영식도 해주고 감옥생활 노하우도 가르쳐주려 합니다.]

한 명은 박씨의 무고를, 한 명은 박씨의 수감을 외치던 분들인데요. 운명의 장난일까요? 이 두 사람이 공교롭게도 같은 날 출정식을 열었습니다.

[박근령/전 육영재단 이사장 (어제) : 지금의 정치권과 대선주자들은 북핵 위기와 국민 통합의 근본 해법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권력 쟁취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한상균/전 민주노총 위원장 (어제) : 오늘은 여당과 야당은 내일은 여당과 야당이 되고 있습니다. (권력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저들을 압도적인 노동자, 민중의 힘으로 심판하고 뒤집어엎어버립시다.]

둘 모두 어제 대선 출마를 선언했는데요. 놀라운 건 출마 사유가 비슷했다는 겁니다. 발언 수위만 달랐을 뿐 기존 정치권에 대한 회의감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데요. 물론 둘이 꿈꾸는 세상은 전혀 달랐습니다.

[박근령/전 육영재단 이사장 (어제) : 대한민국에서 남남을 통합함으로써 남북통일을 이루고, 나아가 세계 평화를 성취할 수 있는 이 해법을 다 함께 창출하여 새로운 대한민국을 재창조하는데 동참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한상균/전 민주노총 위원장 (어제) :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차별받고 배제된 노동자들과 함께 계급투표의 첫 장을 열어가겠습니다.]

마치 수능 사회탐구영역에서 각각 '기능론'과 '갈등론'의 예시로 출제될 법한 선언문이죠? 박 전 이사장은 국민통합과 남북통일에, 한 전 위원장은 노동자 계급 투쟁에 방점을 찍었는데요. 기득 정치권에 대한 반감만 같을 뿐 목표는 서로 달라도 너무 달랐습니다.

[우리 서로/김나영 : 우리 서로 달라도 너무 달라서 그랬나 봐 매번 서로 다른 길로 가는데 같을 수가 없잖아]

박근령 전 이사장의 소속 정당, 신한반도당이란 보수 정당인데요. 통일한국당 출신 신재훈 총재가 2017년 4월 국민희망총연합이 전신입니다. 한상균 전 위원장은 소속 정당은 없지만 진보 진영을 표방하고 있죠. 두 사람의 극명한 노선 차이는 이 발언에서 드러났습니다.

[신재훈/신한반도당 총재 (음성대역) : 감옥에 억울하게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무죄 석방도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합니다. 여러분이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한상균/전 민주노총 위원장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국제언론인회') : 지금 민주노총이 주도하고 진보 5당과 함께 노동 진보좌파 전선을 향하는 9부 능선을 넘고 있습니다. 조금 더 힘을 모아야 될 것 같습니다.]

여기서 다음 가지를 뻗어볼까 하는데요. 박근령 전 이사장에서 뻗어난 가지 끝에 또 다른 인물이 등장했죠. 신한반도당과 비슷한 주장을 하는 분입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 16일) : 저는 문재인 대통령께 국민 통합을 위한 결단을 요구합니다. 이번 성탄절에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형집행정지'를 결정해 주십시오.]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형집행정지'를 결정해 주십시오.

세번째 오늘의 인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인데요. 신한반도당처럼 박근혜씨의 무죄 사면까지 요구하는 건 아니지만요. 그래도 국민통합 차원에서 석방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죠. 그럼 한상균 전 위원장에서 뻗어나온 가지에는 어떤 인물이 있을까요?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지난 19일) : 그동안 정의당은 녹색 통합과 진보 선거연합을 위해 적극적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녹색, 노동, 여성, 장애인 등 여러 시민사회단체들과 불평등 해결을 위해 싸워 왔던 모든 진보 정당들이 선거로 하나가 되자는 결의를 모으고 있습니다.]

네번째 오늘의 인물, 정의당 심상정 후보입니다. 한 전 위원장의 말처럼 심 후보도 진보연대를 도모하고 있죠. 하지만 진보연대 이전에 먼저 구성된 연대가 있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지난 6일) : 안철수 후보께서 양당 체제를 적폐라고 여러 번 말씀하셨기 때문에 양당체제 종식에 대한 의지를 좀 들어볼 생각이고요…]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 6일) : (어떤 내용 중점적으로 논의하실 예정이신가요?) 아침에 올린 대로입니다.]

바로 '안심연대'입니다. 서로 전혀 다른 키워드에서 뻗어 나온 두 사람이지만 놀랍게도 '안심연대'로 다시 묶이는데요. 한동안 뜸하던 안심연대, 오늘은 가동을 재개했습니다.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사망한 것을 두고 이재명 후보를 동시에 겨냥한 건데요.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음성대역) : 깃털에 불과한 그들이 왜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었는지, 어쩌면 누구에겐가 죽음을 강요받았는지는 몸통인 그분만이 알 것입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 대장동 사업의 진상을 밝혀줄 핵심 증인들이 연이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불상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대장동 사업의 설계자라는 이재명 후보는 법적 검증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이 사태에 대해 이재명 후보의 책임은 없는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두 사람은 그간 검찰의 수사 행태도 비판했습니다. 꼬리 자르기식 수사 말고 몸통을 겨눠야 한다고 일갈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음성대역) : 몸통은 놔두고 깃털만 잡는 검찰의 여당 눈높이 맞춤 수사가 이런 비극을 초래했습니다. 특검 수사로 죽음의 행렬을 중단시켜야 합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 이재명 후보의 핵심 측근인 정진상 씨는 아예 소환 조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검찰 수사가 미래권력 눈치 보기와 윗선 꼬리 자르기였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두 사람, 간만에 손발을 맞춘 것 치고는 합이 잘 맞는 모습이군요.

오늘은 이렇게 마인드맵을 통해 인물 4명의 소식 알아봤는데요. 막상 마인드맵을 그려놓고 보니 문뜩 떠오르는 그림이 하나 있습니다. 이번 대선판이 '오징어게임'이라도 된 걸까요? 의도한 건 아니지만 전체적인 마인드맵이 '오징어게임'의 문양과 흡사한데요. 이렇게 정치성향과는 별개로 4명이 오징어 마인드맵에 묶이게 된 건 결국 '기성 정치권에 대한 반발심'이란 공통점 때문이겠지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한상균 전 위원장의 발언으로 대신하겠습니다.

[한상균/전 민주노총 위원장 (어제) : 노동자 민중의 이름으로 오징어 게임 끝장내자 투쟁 (투쟁) 투쟁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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