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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중과' 유예…"정부 신뢰 떨어져" vs "안 되면 대선 뒤"

입력 2021-12-21 18:44 수정 2021-12-22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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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민주당 소식입니다. 이재명 후보가 '부동산 감세'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일단, 당정이 보유세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을 재검토하기로 했죠. 정부가 난색을 표하고 있는 양도세 중과 유예도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정부가 끝까지 반대한다면, 대선이 끝난 뒤 시행하면 될 일이란 거죠. 관련 내용을 조익신 멘토가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부동산 감세'에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습니다. 종부세와 재산세는 물론 건강보험료 등 68가지 제도에 영향을 미치죠? 보유세의 근간이 되는 '공시가격'을 조정하자고 나선 겁니다. 공시가격 현실화, 문재인 정부가 로드맵까지 제시했던 사안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19일) :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90%까지 향후에 끌어올린다는 로드맵이 있는데 이걸 중단해야 한다는 생각이신지 궁금합니다.) 정부에 협조 요청을 하고 있는 상태인데 충분히 반영할 만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국민들의 세 부담이 너무 크다, 민주당도 보조를 맞췄는데요.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본인이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 장부상으로 주택 가격 상승에 따른 세 부담과 보험료 부담, 여러 가지 부담에 대해선 상당히 실수요자에 맞게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 후보와 민주당의 요구에, 결국 정부도 응했습니다. 당정은 내년 세금을 올해 공시가격 기준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기로 했습니다.

[박완주/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어제) : 22년도 보유세 산정 시 올해 것을 적용한다, 공시가격을 활용한다라고 하면 연동이 돼서 동결이란 표현을 쓸 수 있지만, 그런 방안도 검토하는 내용 중의 하나입니다.]

[김부겸/국무총리 (CBS '김현정의 뉴스쇼') : 2021년처럼 이렇게 가격이 급등한 데 대한 그 부담을 한 해에 이제 일반 국민들, 1가구 1주택 가진 분들에게 그 부담을 다 떠안기는 게 옳으냐 하는 그건 또 조세정책의 문제가 있지 않겠습니까?]

다만, 이 후보는 공시가격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했는데요. 이번 공시가격 조정, 어디까지나 한시적인 조치라는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재명은 '유예' 합니다, 최근 이 후보가 내세운 세금 유예정책들. 무슨 이유인지 모두 딱 '1년 짜리' 임시방편들입니다. 그럼 1년 뒤엔? 당연히 물음표가 따라붙을 수밖에 없겠죠. 공교롭게도 내년도 공시지가 발표 시점, 대선이 치러지는 3월이기도 합니다. 당장 야당에선 선거용 아니냐?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국민의힘에선 '매표동결'이다, 날을 세웠는데요. "선거가 끝나면, 세금 폭탄으로 직진하겠다는 거냐" 공세를 폈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어제) : 환심을 사기 위해서 그런 얘기를 하는지 모르지만, 이재명 후보는 한편으로는 공시가격도 동결하고 재산세도 동결한다고 하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 캠프 내에서 국토보유세 같은 것을 도입해서 세제에 대한 기본 입장이 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아요.]

정의당도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불로소득에는 양보 없는 과세를 물리겠다, 문재인 정부의 조세 정책은 어디로 갔냐는 겁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어제) : 본격적으로 집부자 감세에 나서고 있습니다. 1주택자 양도세 완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유예, 공시가격 현실화 제동까지 불도저처럼 줄줄이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부동산 안정은 이제 포기하겠다는 것인지, 또 노골적으로 집부자들 편에 서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딱 두 달 전만해도, 이재명 후보의 입장은 지금과 사뭇 달랐죠?

[송석준/국민의힘 의원 (지난해 10월 20일) : 이낙연 대표께서 주택 정책의 잘못을 시인하셨어요. 그래서 앞으로 정책의 대전환을 하겠다, 반성을 하신다고 했어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해 10월 20일) : 저는 약간 의견이 좀 다릅니다. 부동산에 대해서는 불로소득이 불가능할 수준의 엄정한 과세와 금융 제재가 필요하다, 저는 그것 동의합니다. 문제는 이것을 제대로만 시행하면 문제가 상당 정도 해결이 될 수 있는데 그것을 약간씩 구멍이 생기는 방식으로 하다 보니까 사실은 문제가 폭발한 것이지요. 물샐틈없게 좀 더 섬세하게 완벽하게 강하게 장치해 갈 필요가 있다라고 저는 그렇게 방향을 생각하고요.]

그런데 지금은 앞장 서, 물 샐 틈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양도세 중과 유예가 대표적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슬라이드 형식으로 빨리 팔수록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해서 단기간에만 예외를 두자. 그러면 빨리 탈출하면 조세에서는 혜택이 그대로 갈지는 몰라도 안 그래도 시장에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주택 공급량이 늘어날 수 있죠. 그게 정책 목표에 부합하니까 융통성을 발휘하자 이런 얘기인데…]

반면, 정부에선 양도세 중과 유예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신뢰가 뭐가 되겠느냐는 겁니다.

[김부겸/국무총리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정부 정책에 대해서 전혀 말하자면 동의를 하지 않은 분들이 지금 시기에 조금 우리가 말하자면 여유 공간을 준다고 해서 그분들이 이렇게 매물을 내놓을 거다? 그건 저희들은 조금 납득하기 어렵고요. 그러면 그때 정부를 믿고 주택을 처분한 분들이 있죠. (그렇죠.) 그런 분들은 또 피해를 보잖아요.]

양도세 중과 유예 문제는 민주당 내에서도 반발 여론이 큰데요. 오는 22일 의원 총회에서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 일단 지켜봐야할 듯합니다. 다만, 이 후보의 입장은 확고합니다. 지금 안되면, 차기 정부에서 하면 된다는 겁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제도가 실제 시행되는 건 다음 정부이기 때문에 현 정부에 제도 개선을 요청도 드리고 입법도 저희가 시도하지만, 서로 동의가 안 되면 몇 달 후이기 때문에 선거 끝난 후에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 후보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 '우클릭'.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직접 견제에 나섰는데요. "조삼모사도 아니고, 국민을 원숭이로 보는 것이 틀림없다" 날을 세웠습니다. 윤 후보는 "종부세는 고문"이라며,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죠? 페이스북에 글만 올릴 게 아니라, 누구의 부동산 정책이 옳은지 직접 따져보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그래야 국민들이 제대로 판단을 하겠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윤석열 후보에게 토론, 1:1 토론 제안하셨죠? 응답 없습니까?) 여러 번 했는데 법정 토론 외에는 안 하겠다고 하시던데요? (그래요? 윤 후보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하십시오.) 가끔씩 저에 대한 비판 말씀을 하시던데요. 그냥 같이 있는 데서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앞에서?) 네, 서로 이렇게 보고.]

비록 윤 후보는 아니지만, 이 후보가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눈 사람이 있습니다. 최근 도박 논란이 불거진 장남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저로서야 뭐 자식 가진 게 또 부모 죄라고 하니까 다 책임져야 되고 또 안타깝기도 하고 또 국민들께 죄송하기도 하고 그렇죠. (의혹이 일고 나서 아드님하고 이렇게 얘기해 보셨어요?) 뭐 당연히. 둘이서 붙잡고 울었죠, 안타깝고.]

이번 논란이 불거지기에 앞서 아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었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15일 / 화면출처: 유튜브 '이재명') : 음주운전 성추행 가짜 뉴스 기획한다. 우리 아들이? 우리 아들 이런 거 안 하는데? 요새 하도 가짜가 많아서…걱정하지 마세요. 요새 별 걸 다 하는가 봐요. 막 지어내가지고.]

최근 아들과 대화가 부족했다며, 다시 한번 사과를 했습니다. 이 후보는 가슴 아픈 일이지만, 가족 검증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제 아들들 포함해서 국가의 운명을 책임질 사람을 국민들이 뽑는 거기 때문에 가족, 본인 또 측근들 어쨌든 권한 행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은 무한 검증해야 된다고 생각하죠.]

이 후보의 가족 문제에 유독 관심이 많죠.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운영하는 강용석 변호사. 이 후보의 둘째 아들에게 검증의 칼날을 들이밀었는데요. '입시비리 의혹'을 제기한 겁니다. 이 후보의 아들이 나온 한영외고, 서울에 위치한 특목고죠. 서울 소재 중학교를 졸업해야 응시가 가능한데, 성남에서 중학교를 나온 이 후보의 아들이 어떻게 입학을 할 수 있었느냐는 겁니다. 강 변호사의 이 주장, 한마디로 '헛방'이었습니다. 민주당이 반박자료를 내놨는데요. 이 후보의 아들이 입학할 당시, 2009년도 한영외고 모집요강입니다. 모집 지역, 제한 없음이라고 돼 있습니다. 강 변호사가 말한 응시 지역 제한은 2010년도에 생긴 제도입니다. 민주당은 "구글에 30초만 검색해 보면 나오는 자료다" 날을 세웠는데요. 강 변호사, 반박 글이 나오자 빛의 속도로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습니다. 사과 한마디 없이 말입니다. 아들, 그리고 배우자. 이른바 '가족 리스크'가 주요 변수로 떠오른 대선 정국, 여론 추이는 어떨까요?

어제(20일) 나온 JTBC의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이재명 후보가 37.9%, 윤석열 후보가 33.5%를 기록했습니다.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오차범위 안에서 앞선 모습입니다. 두 후보의 지지율 추이도 살펴볼까요? 이 후보는 전주보다 7.1%p 오른 반면, 윤 후보는 3.9%p 떨어졌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골든크로스가 이뤄진 겁니다. 발빠른 사과와 떠밀린 사과, 일단 위기 대응에서 이 후보가 판정승을 거둔 건데요. 아직 결과를 속단하긴 이릅니다. 아들과 배우자 문제, 선거에 영향을 미칠 거란 응답이 각각 67.1%와 72.1%로 비등했습니다.

이번 대선, 각종 의혹 제기에 '차선'이 아니라 '차악'을 뽑는 선거가 돼 버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죠. 문득,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 말이 떠오릅니다. 과연 지금도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실까요? 오늘의 톡쏘는 한마디, 이렇게 정리합니다.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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