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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녀' 잡으려다 '이대남' 놓칠라…신지예 영입 후폭풍

입력 2021-12-2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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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회에 합류한 신지예 수석부위원장을 두고 당내외 후폭풍이 거셉니다. 기존 국민의힘 노선과는 차이가 큰 인물을 영입했다는 논란 때문인데요. 이대남 표심이 요동칠 조짐도 보이고 있죠.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김한길/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 (어제) : 당 밖에 있는 분이 꼭 만나야 될 사람이 있다고 해서 몇 번 만나고 있는데 같이 말씀 나누다 보니까 우리의 교집합 부분도 상당하다는 것을 확인했고요.]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신지예 씨도 과거 상당히 진보적인 진영에서 활동을 해오셨는데, 대화를 해보면은 국민의힘에 계신 분들하고 큰 차이가 없어요. 조금씩 다른 게 있을 뿐인데…]

진영과 노선, 이념과 색깔. 모두 정치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입니다. 인물이나 단체의 정치 성향을 설명할 때 반드시 따라오는 개념인데요. 통상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보수 우파로 통하죠. 기본적으로 '평등'보다 '자유'에 무게를 두고 사회 주류 세력을 대변하는 편인데요. 물론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 흔히 말하는 좌클릭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국민의힘, 핸들을 너무 급하게 왼쪽으로 돌린 걸까요? 아니면 이 분의 과격한 우회전이라고 봐야 할까요? 

[신지예/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 (2018년 6월 5일) : 정치란 우리 시대의 소수자 편에 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의 권리를, 그리고 그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이 바로 정치가 해야 하는 일입니다. 페미니스트 정치인으로서 출마했습니다. 여성으로서 청년으로서 출마했습니다.]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인물, 어제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회에 합류한 신지예 수석부위원장인데요. 신 부위원장의 영입 후폭풍이 오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민의힘과는 교집합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신지예/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 (5월 18일) : 국민의힘이 제발 좀 20대 남성을 대변한다,라고 하면서 싸움 붙이지 말고 20대 여성과 20대 남성 모두의 목소리를 듣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을 약속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5월 18일) : 제도적으로 불공정과 오히려 젠더 갈등을 야기하는 게 있으면 저는 그걸 해결하는 데 나서겠다는 겁니다.]

신 부위원장, 젠더 이슈를 두고 국민의힘과 여러 차례 부딪쳤었죠. 특히 이준석 대표와는 큰 시각 차를 드러냈는데요. 신 부위원장이 어제까지 몸 담았던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가 국민의힘 또는 이 대표를 규탄한 게 올 한해만 8차례에 달합니다. 심지어 이 대표를 이렇게 비유한 적도 있습니다.

[신지예/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 : 이준석 대표의 정치적 부상은 여성의 눈물을 먹고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근대민주주의 이후에 정치인들의 부상이 약자를 공격하면서 있는 대중 정치인들의 부상이 종종 있거든요. 그게 히틀러도 그랬고 사실 트럼프도 그렇고.]

그런 신 부위원장의 합류에 이 대표 역시 어딘가 불편한 기색이 엿보였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오늘 신지예 씨를 영입했는데…) 별다른 의견 없습니다.]

조수진 최고위원과의 갈등 때문에 다소 기분이 언짢은 상태에서 나온 대답이었죠. 마음을 추스른 이후에도 환영 인사보다는 경고성 발언을 내놨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화면출처: MBC '뉴스외전') : 이준석이 당 대표인지 모르고 들어왔을 거라는 생각은 안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한번 지켜보겠습니다. 만약 신지예 위원장이 본인이 지금까지 하던 주장을 지속하기 위해서 들어온 것이라 한다면 그것은 강한 비판을 받을 것입니다. 과거에 했던 발언들과 비슷한 궤를 유지한다면 그건 굉장히 위험하다 이렇게 보고요…]

이 대표의 경고에 신 부위원장은 몸을 낮췄습니다. 당 대표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말이라고 했는데요.

[신지예/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저는 이준석 대표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신 건 내부에 있는 당내의 불안과 당원들의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서 미리 말씀을 해 주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앞으로 이 대표와의 관계 회복을 위한 신 부위원장의 비단주머니는요? 

[신지예/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 : (이준석 대표하고 밥 한끼 하셨어요?) 이제 하려고 합니다. 맛있는 밥을 제가 대접해 드리려고 해요.]

사실 과거에도 둘이 밥 한 끼 같이 한 적이 있었지만 분위기는 대략 이러했습니다.

이 대표와 관계는 식사로 풀더라도요. 사실 신 부위원장, 과거 윤석열 후보를 '조폭'에 빗대며 비판한 적도 있었죠. 이 부분에 대한 해명도 내놨습니다.

[신지예/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조폭이라고 하셨잖아요. 전에.) 그러니까요. 제가 그거는 사과드렸어요. 너무 영상만 보고 저도 얼굴만 보고 판단한 것이 아닌가. 그런데 윤 후보님을 직접 뵈니까 제가 우려하거나 고민했었던 '조폭 같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는 완전히 저는 탈피할 수 있었고 오히려 굉장히 경청하고 저보다 정치 후배로서 제 이야기를 잘 들어주셨습니다.]

여기에 신 부위원장의 최근 정치 활동도 국민의힘 합류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지난 10월부터 제3지대의 선전을 기원하는 단체에 몸 담았었죠. 대선전환추진위원회의 대변인을 맡았는데요.

[신지예/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 (지난 2일/화면출처: 세계일보) : 지금 있는 제3지대 후보자들 중에 강력한 후보자를 만들자고 하는 것이고 저는 그것은 연정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봅니다.]

이달 초 한 신문과의 인터뷰 내용이죠. 그럼 이렇게 제3지대를 응원하다가 결국 국민의힘을 택한 이유는 뭘까요?

[신지예/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제3지대가 이렇게 힘을 쓰지 못하면 다른 선택지가 없다,라는 생각들을 좀 했고 국민의힘에서도 그리고 윤석열 후보님께서도 저에게 약속을 하신 바가 있습니다. 여성의 안전과 폭력을 종식시키기 위해 노력하시겠다,라는 말씀을 하셔서.]

대선까지 물리적으로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제3지대가 미풍에 그칠 우려 때문이란 건데요. 여성 안전이란 자신의 정치적 목표를 이룰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은 윤석열 후보였다는 겁니다.

이렇게 신 부위원장이 국민의힘과 손 잡은 연유를 밝혔지만 여전히 납득하기 어려운 이들도 있겠죠. 진보 진영의 충격이 컸던 것 같은데요. 신 부위원장을 향해 '변절자'란 비판을 내놨습니다.

[김창인/정의당 선대위 공동대변인 (어제) : 페미니즘 정치, 녹색 정치를 표방했던 신지예 씨의 기괴한 변절이 놀랍습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국민의힘의 n번방 방지법 재개정 주장에 대해 비판해왔습니다.]

신 부위원장도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금태섭 전 의원처럼 입당하지 않고 정권 교체에만 힘을 보태겠다는 뜻이겠죠. 자리를 약속 받고 영입에 응한 것도 아니라고 강변했습니다.

[신지예/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아도 이 정권교체를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새시대준비위원회는 국힘에 입당하지 않는 분들이 이 모이는 곳이다. 저는 지금 자리 욕심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너무 절박해요. 제가 자리 욕심이 있었다면 국민의힘에 오지 않았겠죠.]

이런 잡음을 예상하고도 국민의힘이 신 부위원장과 손잡은 이유, 이대녀 표심 때문인데요.

[김한길/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 (어제) : 이대남의 경우에는 비교적 우리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이 많은 편이죠. 거기에 비해서 젊은 여성들을 보면 아직까지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하지 못한 분들이 제일 많은 지점이죠. 그래서 아마도 우리 신지예 수석부위원장이나 또 다른 많은 분들이 역할하실 공간이 넓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를 놓칠 수 있단 염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이대남의 집단 이탈 조짐 때문입니다. 당장 당원 게시판에는 "기괴한 조합", "신 씨 영입은 선을 넘었다" 등의 비판글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일부 커뮤니티에선 이미 '탈당 인증'도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분위기가 이렇자 진화 전담반이 출동했습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한 분이 들어온다고 해서 성향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몽땅 빠져나가거나 하진 않거든요. 우리 당이 보여준 외연 확장, 그리고 어떤 생각의 방식이나 생각의 내용이 다른 분도 포괄하고 포용하는 그런 모습 자체가 대선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우리가 가야 할 길이거든요.]

자, 오늘은 신지예 수석부위원장 영입에 따른 당내외 후폭풍을 살펴봤는데요. 초록색 코트에 빨간색 목도리 조합이 과연 어떤 화음을 이뤄낼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입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신지예 영입 후폭풍에 국민의힘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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