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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35세 '최연소 대통령' 선출…시민들 환호|아침& 세계

입력 2021-12-21 08:41 수정 2021-12-2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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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중남미 지역의 주요 국가죠. 칠레에서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가 마무리됐습니다. 학생 운동가 출신의 35살 가브리엘 보리치 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됐습니다. 칠레에서 4년 만에 다시 좌파 정권이 들어서게 됐습니다. 현지 시간 지난 19일 밤, 대선 결선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를 비롯한 주요 도시 곳곳에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들은 깃발을 흔들고 경적을 울리면서 대선 결과를 환영했습니다. 좌파 연합 '존엄성을 지지하다'의 가브리엘 보리치 후보는 55.9%의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경쟁자인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후보를 10%p 넘게 따돌리고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됐습니다. 1986년생 35살의 칠레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이 탄생했습니다. 보리치 당선자의 승리 선언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가브리엘 보리치/칠레 대통령 당선인 : 국민 여러분, 저는 겸손함과 막중한 책임감으로 이 사명을 받았습니다. 소수 특권에 단호히 맞서 싸우고, 칠레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일하겠습니다.]

이번 칠레 대선은 극좌와 극우 양 극단의 대결로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극우 성향으로 '칠레의 트럼프'로도 불렸던 카스트 후보는 지난달 치러진 1차 투표에서 27.9%를 득표하며 25.8%를 얻은 보리치 후보를 이겼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과반을 차지하지 못해 결선 투표가 실시됐고 결국 극좌 성향의 보리치 후보가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득표율이 큰 차이를 보이면서 승패가 일찌감치 갈리자 개표가 끝나기도 전에 카스트 후보는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보리치 당선자가 대선 주자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지난 2019년 칠레 전역을 휩쓴 대규모 반정부 시위의 영향이 컸습니다.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잔재를 청산하고 개혁과 변화를 원하는 칠레의 민심이 극좌 성향의 젊은 리더를 선택했다는 분석입니다. 앞서 지난해에는 국민투표로 피노체트 정권 시절 제정됐던 헌법을 폐기하고 새로운 헌법을 제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5월에는 새로운 헌법을 쓰게 될 제헌 의회도 구성했습니다. 칠레 시민들은 이 같은 변화를 통해 희망을 꿈꿀 수 있다며 환영하고 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칠레 시민 : 칠레 국민들이 이뤄낸 성과이기 때문에 매우 기쁩니다. 우리는 정치개혁이 필요합니다. 저는 젊은 세대에게 높은 신뢰와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칠레의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 결과, 중남미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 보겠습니다. 임수진 대구 가톨릭대 중남미 학부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칠레 새 젊은 대통령…가브리엘 보리치는 누구?

    [임수진 / 대구가톨릭대 중남미학부 교수 : 칠레에서 불평등에 대한  저항이 처음 일어난 것은 2006년 교육 개혁 시위인데요. 보리치는 칠레대학교 총학생회장으로서 전국학생운동연합을 이끌면서 얼굴을 알렸고요. 칠레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갈 미래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로 주목받았습니다. 하원의원을 지내는 동안에는 제도권에서 개혁을 주도해 왔고요. 2019년 불평등 저항이 일어났을 때는 새로운 진보 세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소속 정당 연합이 개혁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때에 헌법 제정이라는 카드를 들고 직접 협상을 이끌면서 대통령 후보군에 올랐습니다. 기후변화나 낙태 권리, 동성 결혼을 지지하고요. 변화와 희망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4년 만에 좌파 정권 들어서게 된 칠레

    [임수진 / 대구가톨릭대 중남미학부 교수 : 칠레는 1차 투표에서 1, 2위 득표한 후보자들이 다시 결선 투표를 치릅니다. 과거 대선에서 2위 득표자가 당선된 적이 없었고 지난 1차 투표에서 우파 후보들의 득표율이 53%였기 때문에 보리치 당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습니다. 양 후보 사이에서는 네거티브 공세도 강했는데요. 우파연합에서는 보리치가 속해 있는 정당 연합에 공산당이 참여한 것을 두고 보리치가 공산당 대표라고 공격을 했습니다. 그러나 우파연합 대표는 피노체트 계승자죠. 그래서 두 후보가 이념적으로 양극단에 있기 때문에 중도 확장성이 당선을 가를 것이라고 봤고요. 피노체트 시대로의 회귀를 막고  근본적인 사회 변화를 원하는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은 것이 득표율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 칠레 증시·페소화 급락…보리치 과제 산적

    [임수진 / 대구가톨릭대 중남미학부 교수 : 피노체트 헌법은 국가의  역할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보리치는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칠레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진할 것입니다. 연금, 세제, 의료, 교육 시스템 등이 우선 개혁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이고요. 또 임기 중에 헌법 제정 절차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우선은 제헌의회 독립성을 인정하면서 새 헌장이 국민투표에서 비준되도록 협력할 것입니다. 새 헌법이 제정이 되면 그에 맞게 전체 제도를 개혁해야 하는 과제도 있습니다. 그런데 상하원 모두 여소야대 상황이고 이런 전면적 개혁을 원하지 않는 세력도 있어서 국정 운영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중도 좌파 정당들과 연정을 구성해야 이러한 불안을 우선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가브리엘 보리치 당선자는 오는 3월, 칠레 차기 대통령으로 정식 취임합니다. 새 정권이 출범하고, 새 헌법도 제정되는 2022년, 칠레 사회 전반에 거센 변화의 바람이 휘몰아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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