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똑같이 빨간 옷을 입은 두 명의 우즈가 뜨겁게 얼싸안았습니다. 교통사고를 딛고 돌아온 타이거 우즈의 복귀 무대는 이렇게 마무리됐습니다. 골프황제로 불렸던 아버지보다 12살 아들 찰리에게 더 많은 눈길이 쏠렸습니다.
오광춘 기자입니다.
[기자]
< PNC 챔피언십 2라운드|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
메이저대회를 15번이나 우승한 타이거 우즈도 머쓱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17번홀, 아들 찰리가 먼저 친 공은 홀 근처에 떨어졌지만, 아버지 우즈의 공은 더 먼 곳으로 가버렸습니다.
우즈의 복귀전, 주인공이 누구인지 헷갈릴 정도로, 때때로 열두살 아들은 아버지보다 더 좋은 샷을 보여줬습니다.
먼 거리에서 퍼트할 때도, 늘 차분하고 정확했습니다.
우즈는 두세 걸음 뒤에 서서, 그 장면을 흐뭇하게 지켜봤습니다.
[타이거 우즈/프로골퍼 : 아들 찰리가 몇 번씩 말하곤 했어요. '아빠, 그렇게 치지 마세요. 어찌 될지 알잖아요.' 그러면 '네 게임만 걱정하라'고 맞받아쳤죠.]
마흔 여섯, 우즈가 다시 골프를 한다는 것, 사실 10개월 전엔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우즈는 몰던 차가 전복사고를 당하면서 한달 가까이 병원에 있었고, 세달 정도를 침대에 누워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힘겨운 재활을 견디며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 옆에 아들 찰리가 함께 했습니다.
프로 골퍼 20명이 가족과 짝을 이뤄 출전하는 대회, 두 명이 번갈아 샷을 하고 좋은 위치에서 샷을 이어가는 방식이었는데 두 명의 우즈는 한 팀으로 준우승까지 일궜습니다.
6년 전 마스터스에선 아버지 우즈를 응원하던 꼬마의 대변신, 미국 언론은 '우즈의 복귀 무대에 아들 찰리가 눈부셨다'고 평가했습니다.
(인턴기자 : 오세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