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병상 부족 현상은 특히나 신장병 환자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투석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코로나 확진이 되면 갈 곳이 없습니다. 간신히 병상을 찾아도 합병증이 생기면 또 다른 병상을 찾아 헤매야 합니다.
오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말기 신부전증으로 15년간 투석치료를 받던 74살 최모 씨는 지난 9일 코로나19에 확진됐습니다.
[최씨/딸 : 기침 가래도 너무 심하셨고 구토도 하시니까 급해서 구급차 불러서 가려고 119에 신고도 하고.]
주 3회 투석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병상을 찾지 못해 집에서 사흘을 버텨야 했습니다.
[최씨/딸 : 차례대로 순서 가니까 기다리라고. 보건소 직원도 같이 울먹이게 되는…]
결국 4일 만에 투석치료가 가능한 코로나19 전담 병원인 한 요양병원에 입원했는데, 투석 치료 중 심근경색이 왔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선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습니다.
[최씨/딸 : 뇌 사진을 찍어 보면 안 되겠냐고 얘기를 하시는데 CT든 MRI든 장비가 없고 자기들이 해줄 수 없다고…]
긴급 수술도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대형병원에 자리가 나길 일주일째 기다리고 있는 상황.
가족들은 환자를 안심시키려 거짓말까지 해야 했습니다.
[최씨/딸 : 아빠한테 '그런 기계 없어서 못 한대요'라고 말을 할 수가 없잖아요. '마스크 똑바로 잘 쓰고 계시라고' 얘기를 했죠.]
투석 환자들은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야 하기 때문에 재택치료가 안 됩니다.
그런데 투석이 가능한 음압병상을 보유한 거점전담병원은 전국에 12곳뿐입니다.
[안태준/여의도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투석이나 이런 도구들이 부피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일반적인 코로나 병상에서 커버가 어렵고요. 일부 병원들에서만 선택적으로 현재는 가능할 겁니다.]
지난해 투석 특화병원으로 가장 먼저 지정된 평택 박애병원의 병상 가동률은 오늘 오전 기준 99%로 환자를 더는 받을 수 없습니다.
병상이 서둘러 마련되지 않는다면 더 많은 환자들이 위태로운 상황에 내몰릴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