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전경.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부모가 집에 없던 사이 미성년자와 성관계할 목적으로 집에 들어온 남성에 대해 주거침입죄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지난 9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37년 만에 주거침입죄 법리를 변경한 것이 이 사건에도 영향을 준 것입니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거주자 한 사람의 동의를 받고 집에 들어갔다면, 집에 없던 나머지 거주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주거침입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A 씨는 2018년 10월 미성년자였던 B 군과 성관계를 할 목적으로 아파트에 들어갔다가 주거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두 사람은 SNS를 통해 알게 됐고, A 씨는 B 군의 허락을 받고 아파트에 들어간 거로 조사됐습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주거침입죄를 인정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A씨가 다른 주거권자인 부모의 의사와 다르게 집에 들어갔고, 이로 인해 부모가 가진 '주거의 평온'에 해를 끼쳤다고 본 겁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B 군 부모의 의사에 반해 A씨가 집에 들어갔다는 사정만으로 침입으로 볼 수 없다고 봤습니다. B 군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에 A씨가 통상적인 방법으로 집에 들어간 만큼 주거의 평온을 해치는 방식도 아니었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내 다시 판결하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