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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딱 하루뿐인 날인데…결혼식 영상 못 받은 신혼부부들

입력 2021-12-1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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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강남의 한 웨딩촬영 업체가 돈만 받고선, 반년이 지나도록 결혼식 날 찍은 영상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원본 파일이 없어졌다"는 이유인데 지금까지 피해를 호소하는 부부가 100쌍이 넘습니다. 코로나 시대를 극복하고 결혼한 신혼부부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을 빼앗아간 것이죠.

여도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5월 결혼한 박모 씨 부부는 한 웨딩촬영전문업체에 예식 당일 영상 촬영을 맡겼습니다.

[박모 씨 아내/웨딩촬영업체 계약자 : (당일에는) 긴장이 되니까 여러 가지 것들을 못 보잖아요. 부모님의 모습을 조금 많이 담고 두고두고 나중에라도 보고 싶은 마음에…]

계약서엔 120일 안에 받을 수 있다고 돼 있었는데 결혼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받지 못했습니다.

업체에 문의를 했더니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문제가 생겼다며 복구 중이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박모 씨/웨딩촬영업체 계약자 : 보관하고 있던 게 없어졌고 이제 다시 (촬영감독에게) 받아야 된다(고 들었습니다.)]

최근엔 "전문가에게 물어도 고장 원인 파악이 안된다"는 공지를 받았습니다.

같은 피해를 입은 부부가 100쌍이 넘습니다.

대부분 영상을 받지 못한지 6개월이 넘었습니다.

들인 비용은 수십만 원 정도지만 소중한 순간을 잃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박모 씨 아내/웨딩촬영업체 계약자 :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고 그런 순간인데 그게 없어졌다고. 계약금, 돈 입금한 걸 받아도 보장이 안 될 것 같은 심정이에요.]

취재 결과 해당 업체 대표는 다른 이름을 걸고, 또 다른 촬영 업체를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는데, 여기서도 같은 피해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피해 사실이 알려지면서 결혼을 앞둔 계약자들이 환불을 요구하고 있지만 업체는 계약에 문제가 없고 회사 재정이 어렵다며 완전한 환불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해당 업체 관계자 (계약자와 통화 녹취) : 하드에 문제가 생기거나 촬영비 등등 돈이 계속 나가게 되어서 바로 (환불) 어렵습니다.]

취재진은 해당 업체 두 곳의 설명을 듣기 위해 알려진 주소로 직접 찾아가봤지만, 만날 수 없었습니다.

[건물 관계자 : 여기는 원룸이에요. (사진업체는?) 없어요.]

취재진의 전화와 문자 연락에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들은 관련 증거를 모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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