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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건 안심연대…제3지대, 블렌디드 말고 싱글몰트?

입력 2021-12-16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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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제3지대 소식 짚어보겠습니다. 후보들의 각자도생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죠. 한 차례 만났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추가적인 공조 계획은 아직 없어 보이는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제3지대 후보들 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

[기자]

정회원 여러분들은 위스키 좋아하시나요? 매일 소맥만 마시는 저도 가끔 분위기 내고 싶을 때 위스키를 찾곤 하는데요. 아무 것도 모를 때는 비싼 술이니까 그저 맛있겠거니 하고 마셨지만요. 알고 보니 위스키도 종류가 정말 다양하더라고요. 100% 보리만을 증류한 위스키를 '몰트 위스키'라고 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한 증류소에서만 나온 몰트 위스키를 '싱글몰트 위스키(Single Malt Whisky)'라고 부릅니다. 반면 몰트 위스키와 그레인 위스키를 섞어 만든 위스키는 블렌디드 위스키(Blended Whisky)인데요. 우리가 익히 들어본 '조니OO'이나 '발렌OO'이 블렌디드 위스키에 속합니다. 이렇게 장황하게 위스키 얘기를 늘어놓은 건 제3지대 후보들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인데요. '줌 인'이 선정한 오늘(16일)의 인물, 제3지대 후보 3인방입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 저는 문재인 대통령께 국민 통합을 위한 결단을 요구합니다. 이번 성탄절에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형집행정지'를 결정해 주십시오. 두 분의 석방은 국민 통합에 도움이 되고, 대선 분위기를 미래지향적으로 바꾸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안철수 후보, 오늘 두 전직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했죠. 국민통합 차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는 건데요.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 선대위 차원에서도 서로 함께 의논하고 공감했던 내용입니다. 고령이라든지 건강이라든지 이런 요건들이 있는데 형집행정지 요건은 지금 갖추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명박,박근혜씨의 형집행정지, 국민의당 선대위 차원에서 내부 교감은 있었겠지만요.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의 논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6일 제3지대 연대의 첫발로 '안심연대'가 먼저 시동을 걸었죠. 하지만 그 이후 10일이 지난 지금, 향후 합동 일정 등이나 추가 공조 계획 등은 나온 게 없습니다. 기존과 똑같이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는 건데요. 말로는 '블렌디드 위스키'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결국 '싱글몰트 위스키' 같은 행보를 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스타트업 미래의숲 1차포럼 (12월 13일) : 오셨네요? (네~) 잘 지내시죠? (네네~) 허허~]

김동연,심상정,안철수 세 후보, 지난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마주치기도 했죠. 대학의 위기를 주제로 토론하는 자리였습니다. 처음엔 일부러 세 후보가 일정을 맞춰서 따로 자리를 마련한 건가 싶었는데요. 결론은 아니었습니다. 애초 주최 측에서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도 초청했지만 두 사람은 선약 등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은 겁니다. 그래서 우연히 제3지대 후보 3명만 한 자리에 모이게 됐는데요. 물론 주제와 맞지 않지만 어렵사리 만난 만큼 연대와 단일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지만요.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 13일) : (제3지대 후보님들이 다 참석하셨는데 오늘 행사 참여한 게 연대 움직임이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지금 이 행사는 아시다시피 저희 당 소속 이태규 의원께서 주최한 행사입니다. 그리고 이태규 의원 이야기가, 모든 대선 후보들을 다 초청을 했다고 합니다. 근데 양당 후보들이 안 온 것이죠.]

개별 위스키의 특색이 너무 도드라져서 섞이고 싶어도 결코 섞일 수 없는 걸까요?

[신혜원/정치부회의 기자: 박 마커 뺀 단톡방이 또 있잖아요.]

저 말고 셋이서 단톡방을 만들었다는 우리 운영진 3명, 사실 너무 개성이 뚜렷한 분들이라 저도 그다지 섞이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듣자 하니 3명 단톡방에서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눈 시점이 지난해 말이라는군요. 사실상 없는 단톡방이나 마찬가지인데요. 아무래도 셋 다 자아가 강하다 보니 자기들끼리도 소통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제가 유심히 살펴보니 우리 운영진 3명과 제3지대 후보 3명이 서로 공통점이 한 가지씩 있더라고요. 그래서 공통적인 특징을 가진 인물들끼리 1대1로 짝지어 봤습니다. 먼저 첫번째 공통점, 독설입니다.

[조익신/정치부회의 기자 : 각자 계산기만 두드리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여야. 이를 지켜보는 자영업자들은 이런 생각이 아닐까요? 이게 정치냐!!]

다정회에서 촌철살인을 담당하는 운영진이죠. 톡 쏘는 조익신 멘토인데요. 조 멘토와 공통점 있는 제3지대 후보는 바로 심상정 후보입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어제) : 거대 양당 후보들은 원칙도 없이 비전도 제시하지 않고, 표만 쫓아서 과거 속에서 표리부동하고 있습니다. 똑같이 대장동과 고발 사주로 사법 사슬에 묶여 있고, 또 똑같이 전두환 재평가하고…]

심 후보, 거대 양당 후보들을 향해 연일 톡 쏘는 한 마디를 던지고 있죠. 특히 이재명 후보와는 점점 더 확고히 선을 긋고 있는데요.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난 14일) : 얄팍하게 표를 구하는 아주 위험천만한 포퓰리즘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그런 대통령 후보는 국가관을 의심할 수밖에 없어요.]

이 후보의 바로 이 발언 때문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전두환도 공과가 병존합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 삼저호황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은 성과인 게 맞습니다.]

윤석열 후보와 마찬가지로 전두환씨를 재평가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는데요. 이 후보에게 자신 말고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하라고 쏘아 붙였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난 14일) : 이제는 두 후보의 차이가 없어졌어요. 노선의 완벽한 일치를 지금 보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두 분이 단일화하시는 것이 저는 국민들의 혼란을 줄이는 일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아니, 웃을 일이 아니라 실제 그렇습니다.]

그럼 두번째 공통점을 살펴볼까요. 바로 자화자찬입니다.

[신혜원/정치부회의 기자 : 찍었다 하면 맞추는 선견지명의 소유자, 신 토토가 찍은 뉴스 오늘도 함께하시죠.]

[신혜원/정치부회의 기자 : 오랜만에 신토토의 촉이 제대로 움직였습니다!]

신혜원 체커의 부캐, 자칭 '신토토'죠. 선견지명이 있다, 예지력이 뛰어나다 이런 의미에서 스스로를 신토토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여기 신토토 같은 분이 또 계셨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 13일) : 10년 전 2011년 미국의 한 회사에서 투자자를 구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살펴보니 다른 회사들과는 달리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10년 사이에 1287배 넘게 올랐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자신이 설립한 백신 소프트웨어 회사 안랩이 메타버스를 만든 미국 회사에 투자해 성공한 사례를 소개했는데요.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이거였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 13일) : 시대 흐름과 미래를 읽는 리더십과 정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이 하나의 사례는 과학기술 중심 사고를 기반으로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통찰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자신이 미래와 시대의 흐름을 읽는 혜안을 가졌다는 말인데요. 예측력이 다른 후보들에 비해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신토토처럼 말이죠.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국민은 반으로 나뉘어 분열되고 사생결단하며 5년 내내 싸울 겁니다.' 안타깝게도 그때 저의 걱정스러운 예언은 지난 4년 반 동안 현실이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마지막 공통점은 무한반복입니다.

[류정화/정치부회의 기자 : 마자요 민지 코너~ 가보겠습니다!]

[류정화/정치부회의 기자 : '마자요 류민지'로서 관련 소식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류정화/정치부회의 기자 : 바로 마자요 류민지 류실장이 나설 차례죠.]

류정화 실장, 대선 후보들이 MZ세대 표심 공략에 나설 때마다 '마자요 류민지'를 외치고 있습니다. 류 실장처럼 틈 날 때마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하는 분이 있는데요.

[김동연/새로운 물결 대선후보 (CBS '한판승부'/지난 9일) : 저는 그 양당 구조를 깨고 더 나아가서 정치 기득권을 깨는 데 대해서]

[김동연/새로운 물결 대선후보 : 기득권 양당구조를 깨고 정치권의, 기득권의 틀을 깨는 데] 

[김동연/새로운 물결 대선후보 : 기득권 공화국을 깨는 데 동의하고] 

[김동연/새로운 물결 대선후보 (CBS '한판승부'/지난 9일) : 다만 기존에 제3지대를 소위 하셨던 분들도 좀 성찰을 하셔야 될 것 같아요.]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입니다. 김 후보의 주장을 두 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기득권 양당 정치 구조를 깨야 한다, 기존 제3지대 후보들도 기득권으로서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 결국 자신은 기존 정치세력과는 완전히 차별되는 '마이 웨이'를 고수하겠다는 건데요. 그래도 매번 제3지대 후보들과 대화는 할 수 있다는 단서를 붙이고 있죠. 실제로 제3지대 후보 3명의 천안 삼거리 회동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성사되진 않았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제3지대 후보들의 동향을 살펴봤는데요. 이제 대선까지 남은 기간은 80여일이죠. 셋 모두 싱글몰트 위스키로서 독자 행보를 이어갈지, 아니면 어떻게든 블렌디드 위스키 제조를 시도할지는 두고 볼 입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대선전환추진위원회 신지예 대변인의 말로 갈음하겠습니다.

[신지예/대선전환추진위원회 대변인 (지난 2일 / 화면출처: 세계일보) : 제3지대 후보가 아예 당선이 안 될 거다,라고 생각하지만은 않습니다. 대한민국 정치가 워낙 오늘 다르고 내일 달라서 언제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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