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무인형 점포 반대" 은행 폐점 소식에 뿔난 주민들

입력 2021-12-15 20:37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아파트 단지 안에 있던 이 은행의 지점이, 34년만에 문을 닫습니다. 정확히 말씀드리면 직원은 없고 기계만 있는 '무인형'으로 바뀝니다. 이 소식에 주민들 특히 노년층이 반발합니다. 2천명 반대 서명에 본사 항의까지 하기로 했습니다.

그 사정을 서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월계동에 사는 60대 김종현 씨와 무인단말기로 햄버거를 사봤습니다.

[김종현/서울 월계동 : 어느 걸 눌러야 되는지 알 수가 없네요. 이것도 이렇게 힘든데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영화표 사기는 더 까다롭습니다.

[김종현/서울 월계동 : 7시…17시…7시면 18시…19시를 눌러야지. (어, 대기시간이 초과했나 봐요.) 뭐 눌러야 돼요 그러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인데…)]

김씨에겐 햄버거, 영화표 뿐 아니라 복잡한 은행 업무를 자동입출금기로 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내년 2월이면 김씨 집 앞에 있는 은행 지점이 사라집니다.

사람 대신 기계만 있는 무인형 점포가 들어서게 됩니다.

모바일뱅킹 이용자가 늘자 수익성을 이유로 지점을 줄이기로 한 겁니다.

이러자 김씨를 포함한 주민들이 은행에 단체로 항의했습니다.

은행 근처 아파트엔 5000여세대가 살고 있는데, 노인들이 많습니다.

[김종현/서울 월계동 :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고 처음엔 장사가 잘됐겠죠. 그땐 말 한마디도 안 하고 이제 와서 장사 안 된다면…인원이라도 줄여서 있게 해줘야 원칙 아닙니까.]

이 아파트는 곧 재건축을 앞두고 있어 대출 신청을 비롯해 은행 갈 일이 늘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젊은 주민 가운데도 없애면 안된다는 이들이 많습니다.

[강미경/주민대책위 공동대표 : 대출업무나 비밀번호를 바꿔야 된다, 어떤 정보가 잘못돼서 수정을 해야 된다 이런 건 당연히 창구를 이용을 하려고 하는 거고…]

실제 무인형 점포만 있는 마을은 어떨까.

직원이 있는 창구는 없고 ATM기와 화상상담 창구로 이뤄져 있었습니다.

[무인형 은행 점포 이용객 : 우리 혼자선 휴대전화도 잘 이용하려면 어렵잖아요. 그래서 안 쓰는 편인데… 입출금만 되고 다른 업무는 전혀 못 하니까 불편한 건 말할 수 없죠.]

이렇게 없어지는 은행 지점은 올해만 200곳이 넘습니다.

월계동 주민들은 내일은 은행 본사에 가서 항의하고, 2000명의 반대 서명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취재지원 : 이해람)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