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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새 사라진 집…토네이도가 할퀴고 간 마을 가보니

입력 2021-12-15 20:22 수정 2021-12-15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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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중부를 강타한 토네이도는 역대 가장 길었던 회오리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저희 김필규 특파원이 현장에 직접 가봤는데요. 피해 현장의 모습이 참담하다고 전해왔습니다. 켄터키주 메이필드에 나가 있는 김필규 특파원, 연결해보겠습니다.

김 특파원, 지금 뒤로 무너진 건물이 보이는 거 같은데, 정확한 위치가 어디입니까?

[기자]

네. 저는 토네이도의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 중 하나인 메이필드 법원 건물 앞 입니다.

지난 주말 토네이도가 닥친 이후 아직까지 이곳에는 전기가 완전히 끊긴 상태인데 이곳만 보안을 위해 군병력이 지키면서 조명을 켜 놓은 상태입니다.

인구 만 명 정도의 도시인 메이필드의 나머지 지역은 불빛 하나 없는 유령도시 같은 상태입니다.

[앵커]

오늘(14일) 피해 현장 곳곳을 직접 살펴봤을 텐데 구체적으로 어땠습니까?

[기자]

잠시 이곳 상황으로 보여드리면 설명이 될 것 같습니다.

뒤의 법원 건물은 2층이 완전히 날아간 모습인데 대부분 건물이 이렇습니다.

나무들은 가지가 다 꺾였고, 뿌리째 뽑힌 것도 많아 이곳엔 완전히 파손된 차량 거리 곳곳에선 뒤집어져 나뒹굴고 있는 차들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곳 교회 건물, 상가 건물 완전히 파괴 마치 폐허를 재현한 영화 세트장 같은 비현실적 모습입니다.

한 10분 정도만 걸어도 잔해의 먼지 때문에 코가 막힐 정도였습니다.

오늘 메이필드 피해 현장 곳곳을 다니며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로 보시겠습니다.

[기자]

채시티는 가족과 함께 토네이도 잔해를 뒤졌습니다.

[채시티 그로브스 : 우리 가족의 추억을 찾을 수 있는 물건을 찾고 있어요. (그래서 인형을 집으시는 건가요?) 네, 아이들이 기억하는 것들이요.]

건물 형체가 사라져버린 집터를 보면 망연자실하기만 합니다.

[채시티 그로브스 : 누구든 뭘 할 수 있기까지 오래 걸릴 겁니다. 아마 오래 걸릴 거예요.]

미국 기상당국은 이번 회오리를 '괴물 토네이도'라고 불렀습니다.

이곳 켄터키를 강타한 회오리바람은 역사상 가장 긴 토네이도 중 하나였습니다.

무려 365km를 4시간 동안 이동하며 지나는 마을을 모두 초토화시켰습니다.

100여년 전 붉은 벽돌로 지어진 교회는 토네이도 바람에 무너졌습니다.

교인들은 생수와 샌드위치를 준비해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탰습니다.

[스틸 마이어스 : 슬픕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니까요. 그래도 우린 잘 살아남아 극복해 낼 겁니다.]

근처 양초공장에선 토네이도 경보에도 일부 관리자가 직원에게 일을 시켰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양초공장에 남아 있던 직원들은 토네이도가 들이닥치자 복도와 화장실에 엎드려 강풍을 온몸으로 버텨야 했습니다.

이날 복구작업에 나선 주민들은 이례적으로 따뜻한 날씨에 땀까지 흘렸습니다.

지금 이곳은 12월 중순이지만 낮기온이 20도까지 올랐습니다.

지난주엔 초여름 날씨를 보였는데, 이런 이상고온이 강력한 겨울 토네이도를 불러왔다는 분석입니다.

서쪽의 찬 공기가 갑자기 더워진 공기를 만나면서 회오리가 커졌다는 겁니다.

따뜻한 날이 이어지는 이번 주말쯤 토네이도가 또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앵커]

잘 봤습니다. 내일 재난 현장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찾아오기로 했다면서요?

[기자]

네, 내일 바이든 대통령은 전용기를 타고 바로 이곳 메이필드로 올 예정입니다.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한편,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의 위험성에 대해 또 한번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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