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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폭력 논란' 국립암센터 특정 부서 직원 34% "나도 당해"

입력 2021-12-15 20:20 수정 2022-03-1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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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립암센터의 간부급 의사 등이 계약직 여직원에게 성희롱과 성추행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됐는데요. 저희 취재진이 암센터에서의 성폭력 조사실태 결과를 입수했습니다. 응답자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여도현 기자입니다.

[기자]

[A씨/국립암센터 전·현직 직원 : 회식 한 번 하면 아예 A4용지에 계약직 여자애들 이름 다 써가지고 과장님들 옆자리에 아예 의자에 이름표 붙여 놨었어요.]

[B씨/국립암센터 전·현직 직원 : (회식 때) 꼭 계약직 옆으로 와가지고 '정규직 누가 됐으면 좋겠냐' 막 이런 것 물어보고. 계약직 애들 정규직 되고 싶어서 찍소리 못 하는 거 아니까.]

지난 7월, 국립암센터에서 모 부서 부서장과 팀장 등이 계약직 직원에게 성희롱과 성추행을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센터에서 해당 부서 직원 예순여덟 명을 대상으로 성폭력 실태조사를 한 뒤 밝혀진 겁니다.

JTBC 취재진이 입수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한 국립암센터 직원 3명 가운데 1명은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회식에서 술을 따르게 하거나 옆자리에 앉도록 강요한 행동이 가장 많았고 외모 평가와 음담패설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신체 접촉을 강요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A씨/국립암센터 전·현직 직원 : (워크숍 때) 간호사 선생님들한테 '니네 치마가 1cm만 더 짧았어도 니네가 1등했을 텐데' 이렇게 말하는 것 들었거든요.]

[C씨/국립암센터 전·현직 직원 : 제 손이 제 다리 위에 있었는데 본인의 손을 제 손 위에 올리셨어요.]

[D씨/국립암센터 전·현직 직원 : 목에서부터 쭉 이렇게 과장이 허리를 감싸서 갔어요.]

성적 요구에 응하지 않아 고용, 평가에 불이익을 줬다는 답변도 있었습니다.

응답한 피해자 가운데 상급자에게 사실을 알린 사람은 단 1명 뿐이었습니다.

근무 평가에 영향을 줄지 몰라 대부분 참고 넘어간 겁니다.

[한성일/보건의료노조 국립암센터지부장 : 일개 부서의 문제라고 보지 않습니다. 조직 전체에 만연해 있는 조직문화가 개선돼야 한다고 보고.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센터 측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징계 시효가 끝났다며, 가해자로 지목된 의사에게 구두경고만 했다가 지난 12일에서야 보직 해임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유정배 / 영상그래픽 : 김지혜)

※ 알려왔습니다
국립암센터 측은 2021년 7월 실시한 해당 설문조사의 제목은 ‘성희롱·성폭력에 대한 실태조사’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설문조사는 국립암센터 기관장 지시로, 성희롱·성폭력 피해가 있었다고 신고된 특정한 부서를 대상으로, 익명으로 실시했으며, 부서원 98명 가운데 68명이 응답했는데, 이 가운데 22명이 성희롱·성폭력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한 것이라고 알려왔습니다. 또, 사건 대부분은 약 10년 전 발생했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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