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충청남도의 한 마을에서 발견된 쓰레기 투기 현장입니다. 무려 2천톤에 가까운 쓰레기 산에는 한 유명 대기업이 만든 식품들이 쌓여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오승렬 피디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정체 모를 쓰레기가 마을을 뒤덮었습니다.
한쪽에 철조망이 위태로워 보입니다.
다가가 보니, 악취가 코를 찌릅니다.
[어우 냄새가 너무…냄새가 진짜 너무 심한데?]
고추장, 간장 등 음식물이 썩고 있는 겁니다.
[마을 주민 : 우리 죽겠으니까 두통도 와요. (냄새가 많이 나요? 여기서) 예. 숨이 탁 막히면서 머리가 막 띵띵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에요.]
[마을 주민 : 파리가 여기 현관문을 열 수가 없었다고, 파리 때문에 말도 못 해요. 그냥 새카맣게 붙어가지고 파리 약값이 20만원 들어갔다면 말 되겠어? 이거는 완전 지옥이야.]
곳곳에 쥐와 고양이가 죽어 있고, 벌레들이 포식 중입니다.
썩은 음식 국물은 논밭으로 흘러 갑니다.
[마을 주민 : 그(음식물) 통을 씻어갖고 여기 밭으로 내려오는데 통 씻으니까 막 여기서 부글부글 끓어갖고 냄새가 나. 일반 하수도가 아니고 농로로다가.]
쓰레기를 살펴보니, 대부분 대기업 CJ가 만든 식품들입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들이 통째로 내버려진 겁니다.
[제보자 : CJ물류센터에서 팰릿째 해가지고 저리 쭉 쌓아놨잖아, 제품 그대로. (물류센터에서 그대로 온 거예요?) 그대로 온 거잖아 지금]
이곳에 쓰레기 산을 만든 A업체의 거래 내역입니다.
CJ대한통운의 의뢰로 2018년 5월부터 지난해까지 약 1800톤을 버렸습니다.
그런데 취재 결과, A업체는 폐기물 처리 자격도 없었습니다.
관할 지자체는 무허가 업체인 걸 뒤늦게 알았다고 말합니다.
[논산시청 관계자 : 작년에 저희가 민원이 접수가 돼가지고 거기에 폐기물이 불법으로 보관이 돼 있어가지고 적발을 했어요.]
CJ대한통운 측은 무허가 업체인 줄은 몰랐고, A업체가 단독으로 저지른 일이라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위해 신속히 치우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달 초 취재가 시작되자, CJ는 논산시와 협의해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VJ : 남동근 / 영상디자인 : 김충현 / 영상그래픽 :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