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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탄성·박수 터진 '스파이더맨:노웨이홈'…마블의 무서운 상상력

입력 2021-12-15 07:00 수정 2021-12-1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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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탄성·박수 터진 '스파이더맨:노웨이홈'…마블의 무서운 상상력
| 올해 마지막 마블 영화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 리뷰
| 팬데믹 이후 최고 예매량 70만장 돌파한 역대급 기대작
| 언론 시사회 중 박수·탄성 터진 이유

출연: 톰 홀랜드·젠데이아 콜먼·제이콥 배덜런·베네딕트 컴버배치·마리사 토메이·알프리드 몰리나·제이미 폭스
감독: 존 왓츠
장르: 액션·어드벤처·SF
등급: 12세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48분
한줄평: 한 편의 영화라기보단 하나의 영화적 사건
팝콘지수: ●●●◐○
개봉: 12월 15일
줄거리: 온 세상에 정체가 탄로 난 스파이더맨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닥터 스트레인지의 도움을 받던 중 뜻하지 않게 멀티버스가 열리게 되고, 이를 통해 닥터 옥토퍼스 등 각기 다른 차원의 숙적들이 나타나며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되는 이야기

 
[리뷰] 탄성·박수 터진 '스파이더맨:노웨이홈'…마블의 무서운 상상력

지난 8월, 처음 선보인 티저 영상으로 영화 예고편 역사상 24시간 내 최다 조회수인 3억5000만뷰를 기록하며 전 세계적인 기대를 한몸에 받은 영화. 개봉 하루 전 팬데믹 이후 국내 최고 예매량인 70만장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고, 연일 최고치 확진자수를 경신하는 어려운 분위기 속에 극장가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드디어 공개됐다.

1억8000만불(한화 약 2100억원)을 웃도는 제작비뿐만 아니라 어느덧 할리우드 톱스타가 된 톰 홀랜드의 마지막 '스파이더맨', 마블이 새롭게 밀고 있는 '멀티버스'(다중우주) 세계관의 전면화, 닥터 스트레인지 역의 베네딕트 컴버배치 출연 등 셀 수 없이 많은 요인들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끊임없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다.

특히, 이번 작품은 2000년대 토비 맥과이어가 이끌었던 '스파이더맨' 3부작의 빌런들과 2010년대 앤드류 가필드가 이끌었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부작에 등장했던 빌런들이 총출동해 영화 팬들의 흥분감을 어느 때보다 높였다.

2002년 샘 레이미 감독이 연출한 '스파이더맨'부터,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청소년들에게 스파이더맨은 자신들과 성장통을 함께 겪는 친근한 캐릭터로 자리잡았고, 마블은 아주 영리하게 이 지점을 건드렸다. 그 결과, 스파이더맨이 고층 빌딩 사이를 웹스윙으로 멋지게 활강하는 액션 장면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훔쳤다.

마블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리뷰] 탄성·박수 터진 '스파이더맨:노웨이홈'…마블의 무서운 상상력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제작 기간내내 히트작의 숙명을 견뎌야 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2년 가까이 수많은 유출 문제에 시달렸다. 일렉트로 역으로 캐스팅된 제이미 폭스가 지난해 자신의 SNS에 역대 세 명의 스파이더맨 뒷모습 사진을 올린 것이 유출 사건의 서막이었다.

이후 틱톡에 난데없이 가편집된 예고편 영상이 올라오고, 스태프가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현장사진이 온라인에 퍼지고, 기어코 지난 11월 토비 맥과이어, 앤드류 가필드, 톰 홀랜드가 한자리에 있는 사진이 유출됐다.

때마다 제작사 마블과 배급사 소니는 해당 정보를 정면으로 부인했고, 강력헌 법적 대응까지 예고하며 논란을 불식시켰다. 심지어 당사자인 앤드류 가필드는 NBC '지미 팰런 쇼'에 직접 출연해 "해당 사진은 포토샵으로 조작된 것이다. 난 이 영화와 아무 관련이 없다"며 출연설을 부정, 소위 '삼스파'라 불리는 전설의 캐스팅은 팬들 사이에서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 모든 게 사실로 드러났다. 모두가 꿈꿔왔던 환상이 현실로 구현됐고, 세 명의 스파이더맨이 결국 한 작품에서 만났다. 각 시대를 대변하듯 세 명의 토니 파커가 스파이더맨 슈트를 입고 등장, 관객들에게 반가운 인사를 전하며 전율을 일으켰다.

앤드류 가필드가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시사회 현장에선 감탄하는 소리가 새어 나왔고, 이내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이어 토비 맥과이어가 등장했을 때, IMAX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박수를 치며 마블의 대범함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누군가는 그리웠던 토비 맥과이어의 모습에 눈물을 흘렸고, 누군가는 여전히 능글맞은 앤드류 가필드의 모습에 환하게 웃었다. 많은 사람들의 학창시절 기억 속 저마다의 피터 파커가 자리 잡고 있는 바, 작품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관객들을 깊은 추억에 잠기게 했다.

한 편의 영화를 봤다는 느낌보다는 하나의 영화적 사건을 체험했다고 말하는 쪽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감상평과는 더 잘 어울린다.

그럼에도 다소 아쉬운 작품성..허전한 느낌
 
[리뷰] 탄성·박수 터진 '스파이더맨:노웨이홈'…마블의 무서운 상상력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하나의 영화적 사건으로서 의의가 매우 큰 작품임은 분명하지만, 냉정하게 한 편의 영화로 봤을 때는 작품성에 아쉬움이 있다.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영화 속 반찬은 역대급으로 완벽했다. 그러나 아무리 완벽한 반찬이라도 밥이든, 빵이든, 면이든, 주식을 먹어야 배가 든든한 법인데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별미로만 가득한 한상처럼 어딘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 모든 요소를 관통하는 하나의 이야기, 극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탄탄한 내러티브가 부족하기 때문.

'다중우주'라는 참신한 세계관, 꿈의 캐스팅,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CG, '스파이더맨'만의 압도적인 속도감, 빵빵 터지는 유머와 '삼스파'의 능청 연기, 그리고 눈물과 감동까지 모든 요소가 분명 다 적재적소에 있고, 떼어놓고 보면 완성도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지만 이 모든 게 하나로 합쳐지지 않는다.

그린 고블린, 일렉트로, 샌드맨, 닥터 옥토퍼스 등 이전 시리즈의 빌런들은 당시의 피터 파커와 명확한 대척점에 서 있으면서 극의 중심을 잡아줬다. 그러나 볼거리는 풍성한 이번 스파이더맨은 빌런들이 산재돼 있고, 또한 그 빌런들조차 제각각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인물로 묘사되기 때문에 선명성이 떨어진다.

물론 입체적인 인물로 표현해 한층 더 깊어진 주제의식을 던지기 위함이었을 수 있으나, 마블은 조금 더 마블다워야 하는 법. '조금 더 단순하게 이야기를 풀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랬다면 이야기의 강렬함도 살아나고, 단순히 세 명의 스파이더맨이 모였다는 이벤트를 넘어서 독자적인 매력을 갖춘 작품으로 기억됐을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아쉬움과 엉성한 내러티브도 세 명의 스파이더맨 즉, '삼스파'를 한 스크린 앞에서 볼 수 있었음에 용서하게 된다.
 
[리뷰] 탄성·박수 터진 '스파이더맨:노웨이홈'…마블의 무서운 상상력
박상우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woo1@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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