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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관학교 입시서류에 부모직업 '군인'? 권익위 "부당"

입력 2021-12-14 18:46 수정 2021-12-14 18:56

공군사관학교 입시 서류에 '아버지 군인' 기재 가능
권익위 "면접 기초자료로 합격 여부에 영향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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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사관학교 입시 서류에 '아버지 군인' 기재 가능
권익위 "면접 기초자료로 합격 여부에 영향 줄 수 있다"

공군사관학교에 지원하려면 내야 하는 서류입니다.

공군사관학교 입시 서류 중 하나인 지원동기서 〈사진=공군사관학교 홈페이지〉공군사관학교 입시 서류 중 하나인 지원동기서 〈사진=공군사관학교 홈페이지〉

지원동기서인데요. 왜 공사에 지원하게 됐는지 등을 쓰는 겁니다. 유의사항을 보면 가족과 지인 등 특정인을 유추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보는 쓰지 말라고 돼 있습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도 대학 입시 과정에서 자기소개서 등에 지원자 부모나 친인척의 이름, 직업, 직장 등을 적지 않도록 하고 있는데요. 부모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넌지시 알릴 수 있어 평가가 공정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공사 지원동기서가 들어놓은 예를 보면요. "아버지가 공군 대령이어서 사관학교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라고 적는 건 안됩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군인이어서 군인이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라고 적는 건 된다고 합니다. 계급만 적지 않았을 뿐 사실상 부모의 직업을 적어도 된다는 겁니다. 아버지가 군인이라는 걸 알면 공정한 면접이 가능할까요?

2022학년도 제74기 공군사관생도 모집 포스터 〈사진=공군사관학교 홈페이지〉2022학년도 제74기 공군사관생도 모집 포스터 〈사진=공군사관학교 홈페이지〉

이에 지난 9월 국민권익위원회에 "공군사관학교 지원동기서에 부모의 직업을 기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부당하다"는 고충 민원이 접수됐습니다.


검토 결과 권익위는 공군사관학교 입시의 경우 면접 평가 배점이 높아서 지원동기서가 면접 기초자료로써 합격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개선할 것을 권고했는데요.

지난 3월 열린 공군사관학교 제69기 졸업 및 임관식 〈사진=연합뉴스〉지난 3월 열린 공군사관학교 제69기 졸업 및 임관식 〈사진=연합뉴스〉

공군사관학교에 직접 문의를 해봤습니다. 공사 관계자는 "권익위 권고에 따라 삭제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아울러 "부모의 직업을 쓸 경우 감점하는 것도 조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취재진이 다른 사관학교의 상황은 어떤지 추가로 찾아봤는데요.

육군사관학교의 지원동기서입니다.

육군사관학교 입시 서류 중 하나인 지원동기서 〈사진=육군사관학교 홈페이지〉육군사관학교 입시 서류 중 하나인 지원동기서 〈사진=육군사관학교 홈페이지〉

해군사관학교의 지원동기서입니다.

해군사관학교 입시 서류 중 하나인 지원동기서 〈사진=해군사관학교 홈페이지〉해군사관학교 입시 서류 중 하나인 지원동기서 〈사진=해군사관학교 홈페이지〉

마찬가지로 계급만 쓸 수 없을 뿐, 아버지가 군인이라는 걸 쓸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즉 권익위의 권고가 비단 공사만 해당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다른 사관학교도 곧바로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요?

안준호 권익위 고충처리국장은 "대학교 입시의 공정성은 우리 사회가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가치 중 하나"라며 "이번 고충 민원이 대학교 입시에서 공정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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