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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국힘은 오합지왕"…김종인 vs 이해찬 리턴매치?

입력 2021-12-13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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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이어서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가 한동안의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습니다. 국민의힘을 향해 날을 세우면서 이재명 후보를 치켜세웠는데요.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리턴매치를 벌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짚어봅니다. 

[기자]

여의도 경험이 없는 '0선' 여야 대선 후보들의 대결, 양쪽 모두 연륜이 있는 올드보이가 필요한 상황이죠. 오늘(13일) '줌 인'은 대선판을 움직이는 올드보이들의 소식을 다룰 텐데요. 초대손님을 한 분 모시고 얘기 나눠볼까 합니다. 초대손님도 또 다른 올드보이인데요. 여권 인사이긴 하지만 여야 모두에 거침없이 쓴소리를 내뱉는 분으로 유명합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모셨습니다. 유 전 사무총장이 오늘의 인물 두 분을 순차적으로 소개해주실 텐데요. 첫번째 인물 소개부터 들어볼까요?

[유인태/전 국회 사무총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달 18일) : 이미 지금 선대위 상임고문 아니에요. (맞습니다.) 그리고 또 경선 때 이해찬 전 대표가 상당히 힘을 실어줬고 아마 이재명 후보하고 수시로 통화할 수 있는 사람 중에 하나인데.]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입니다. 홍준표 의원은 '상왕'이라고 부르는 분이기도 하죠. 그럼 이에 맞선 국민의힘의 올드보이는요?

[유인태/전 국회 사무총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달 18일) : 그 양반은 대개 망한 집에 가서는 상당히 카리스마 가지고 민주당도 보니까 그때 안철수랑 이쪽 신당 만들어 나가고 민주당이 굉장히 어려울 때 비대위원장으로 와서 어쨌든 1석이라도 많게 했는데…]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입니다. 유 전 사무총장이 망한 집에 가서 카리스마를 뽐내는 분이라는 촌평을 해주셨는데요. 이렇게 두 분의 올드보이를 모시고 '줌 인' 출발해보겠습니다.

[이해찬/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우리 후보 혼자 열심히 하시는데 다른 분들이 왜 후보 혼자만 뛰게 하느냐 그런 얘기들이 많아서 그게 아니고 그동안에 비공개적으로 했던 일을 이제는 좀 나서서 좀 도와드리는 게 좋겠다…]

이해찬 전 대표, 잠행을 깨고 드디어 공개행보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선출된 이후 첫 언론 인터뷰인데요. 장막을 걷고 다시 얼굴을 드러낸 이유, 바로 이 한 마디에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이해찬/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보통 우리가 오합지졸이라는 표현을 많이 하지 않습니까? 이분들은 오합지졸이 아니고 오합지왕들입니다. 그러니까 전부 다 왕 노릇을 하다 보니까 저게 산으로 갈지 바다로 갈지, 또 어디에 갈지 잘 모르겠습니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오합지졸들을 모아놨다는 견제구입니다. 선거는 후보 중심으로 치러야 하는데 김종인, 김병준, 이준석 등 주변인물들이 너무 스포트라이트를 분산시킨다는 지적이죠. 근래 민주당이 주장하는 "윤석열이 보이지 않는다"는 공격의 연장선상입니다.

[이해찬/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대선은 후보가 중심이 되어야지 그런 지원하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는 선거는 반드시 나중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봅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주변 인물 없이 혼자서도 빛나는 발광체라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사전 교감을 거친 모양입니다. '발전도상인'과 '3실'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이해찬/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발전도상인'이라는 말이 정말 적절한 표현인데요. 많이 발전했고 그런 점에서 본다면 '실력' 있고, 또 경기 도정을 이끈 '실적'이 있고, '실천'할 줄 아는 그런 '3실'이라고 누가 표현을 했던데 그것도 적절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전 대표가 오랜만에 후방지원에 나섰다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미 키를 잡고 전면에서 선대위를 지휘 중입니다. 주요 아젠다를 선점하며 전략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는데요.

[김종인/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지난 10일) : 코로나 사태가 대통령 선거 자체를 삼켜버릴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 도래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우리가 이 코로나 사태를 국민에게 어떻게 소위 설명을 하고 인식할 수 있는가 하는 것에 대한 방안을 스스로 좀 도출을 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아니겠느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김 위원장, 민주당이 지난 21대 총선에서 압승한 이유 중 하나가 정부의 'K방역' 마케팅이라고 판단했는데요. 다시 코로나 위기를 맞은 지금, 정부의 방역 강화가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본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코로나 주도권'을 정부·여당에 뺏기지 않겠다는 심산이죠. 손실보상금 100조원 역시 집권 이후 야당의 자체 복안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지금 여당과 협상할 사안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도 주도권 싸움의 일환입니다.

[김종인/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 우리가 예견한 소위 100조라고 하는 기금을 만들어서 윤석열 후보가 집권을 했을 적에 어떻게 할 거라고 하는 것을 국민에게 제시하기 위해 얘기했던 건데 그게 무슨 여당 후보와의 협상을 하기 위한 하나의 형태로 (이 후보가) 착각하는 것은 좀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준비 운동을 마친 이 전 대표가 제대로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면 두 백전노장의 리턴매치가 펼쳐질 수도 있을 텐데요. 여기서 잠깐, 회를 거듭할 수록 발전하는 코너죠. 박 마커의 '슬기로운 과거탐구생활' 시작하겠습니다. 두 올드보이 사이에는 33년에 걸친 승부의 역사가 있습니다. 두 사람이 일합을 겨룬 첫 판은 1988년 제13대 총선이었습니다. 당시 민주정의당 김종인 후보는 이미 비례대표을 두 번을 지내고 3선에 도전한 상황이었죠. 반면 평화민주당 이해찬 후보는 36세의 정치 신예였는데요. 결과는 5000여표 차이로 이해찬 후보의 승리였습니다.

[대한뉴스 제1694호 (화면출처 : 유튜브 'KTV 대한늬우스'/1988년 4월 28일) : 4·26 총선거에서는 신진 인사의 원내 진출이 두드러진 반면 여당의 중진 의원과 야권의 다선 의원이 많이 탈락했으며…]

이후 어느 덧 30년 가까이 흐른 2016년, 김 위원장이 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되면서 두 사람 간 악연의 끈이 이어지는데요. 김 위원장은 당시 친노 좌장이던 이 전 대표를 공천에서 배제했습니다.

[김종인/당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2016년 3월 14일) : (이해찬 의원은 어떤 이유 때문에 공천에서 배제되었는지…) 그런 이유를 갖다가 나한테 물어보지 말아요. 정무적 판단을 갖다가 어떻게 내가 언론에다 대고서 그 얘기를 해요.]

이에 반발한 이 전 대표는 무소속으로 세종에 출마해 보란 듯이 당선됐죠. 그리고 이어진 3번째 매치가 지난해 21대 총선이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미래통합당,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을 지휘하며 건곤일척의 승부를 펼치게 됩니다. 결과는 180석을 차지한 민주당의 압승이었죠. 하지만 미래통합당이 그나마 단독 개헌 저지선이라도 지킨 건 김 위원장의 덕분이란 평가가 나왔습니다.

[김종인/당시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지난해 6월 3일) : 지난 4년 전에는 내가 이 자리에 앉아있었어요. 그니까 이번에 찾아오게 되니까 기분이 참 상당히 이상한데…]

[이해찬/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해 6월 3일) : 마침 이번에 중요한 비대위원장을 맡으셨으니까 좀 새로운 모습을. 더군다나 여러 가지 경험을 많이 하셨기 때문에 기존보다는 많은 저희는 기대를 많이 하겠습니다.]

이제 올드보이의 재대결이 성사되려면 이 전 대표가 어느 정도로 선거에 개입하느냐가 관건일 텐데요. 이 전 대표가 아직 김 위원장 만큼 명확히 링 위에 올랐다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초대손님인 유 전 사무총장은 이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서 도움될 게 없다는 생각입니다.

[유인태/전 국회 사무총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달 18일) : 대선 때는 다 누구나 중도 확장하려고 하는데 이해찬 전 대표가 별로 중도 확장에는 이렇게 주특기가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경선 때는 큰 힘이 돼도 그리고 그쪽 지지층을 이렇게. (흡수하는 데는?) (흡수) 하는 데는 역할이 있어도 전면에 나설 게 뭐 있어요.]

이 전 대표가 집토끼는 잡겠지만 중도 표심을 잡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죠. 사실 이 전 대표, 지난 서울,부산시장 재보선 때도 막판에 마이크를 잡았지만 큰 도움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이해찬/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화면출처 : 유튜브 '딴지방송국'/3월 19일) : 저는 선거가 아주 어려울 줄 알고 나왔는데 요새 돌아가는 걸 보니까 거의 선거는 이긴 것 같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3월 26일) : 그 사람이 진짜 선거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면 내심 '이 선거 졌구나' 그랬을 거예요.]

그래서일까요. 이번에도 벤치에는 앉아 있어도 구원투수로 직접 마운드에 등판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해찬/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조언을 해 주고 부족한 점을 이렇게 지적을 하고 이런 말하자면 간접적인 지원 역할을 하는 거지, 무슨 전면에 나서서 뭘 끌어가고 그러는 건 아닙니다.]

유 전 사무총장은 김 위원장의 전면 재등판에도 회의적인 반응이었는데요.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총괄선대위원장이 된 게 '별의 순간'을 잡은 거라고 봤지만요. 당 내부가 계속 잡음에 시달릴 것이란 전망을 내놨습니다.

[유인태/전 국회 사무총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달 18일) : 아마 가서 중도확장을 하는 데 도움은,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은 되겠지만 대신에 아마 시끄러워질 것 같아요 그 당이. (항상 망한 집에서 잘 됐다고 하셨지만 잘한 집에서 또 잘 되는 새로운 걸 만들어 낼 수…) 그런 건 해 본 적이 없는 양반이에요. 들어가면 아마 그 안에 내분은 꽤 심해질 거예요.]

이렇게 쓴소리 전담 올드보이 한 분과 두 여야 올드보이들의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초대손님에 따르면 벤치에 앉은 이해찬 전 대표가 앞으로 얼마나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인지, 사령탑에 오른 김종인 위원장이 이견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 건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잠행 깬 이해찬 "국민의힘은 오합지왕"…'코로나 주도권' 선점 나선 김종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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