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1월 2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MBN 종편 10주년·개국 27주년 국민보고대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월 첫 열흘간 대선판은 어떻게 움직였을까요.
주요 후보들의 핵심 연관어들을 통해 대선판의 윤곽을 가늠해봅니다. 2022대선 분석 플랫폼 'JTBC빅데이터랩'이 12월 1일~11일 동안 선두권 주요 후보의 핵심 연관 키워드 분석 결과 연관어의 다양성, 이슈 흐름과 쏠림 현상 등 뚜렷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1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이 연관어의 핵심을 차지했습니다. '이준석'의 실질 언급량(*아래 용어설명 참조)은 2137건이었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이 후보와 이슈별로 대립각을 세우며 맞서자 관련 언급량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12월 1일~11일 검색어 '이재명'의 핵심 연관어 군집. 이 대표는 11일 '사전 검열' 논란이 일고 있는 'n번방 방지법'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이 후보가 “사전검열은 아니다. 자유엔 한계가 있다”고 선을 긋자 “우편물로 불법 착취물 공유하는 범죄 발생하면 모든 국민의 편지봉투를 뜯어볼 계획인가”라며 날을 세웠습니다.
이 대표는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현 포천도시공사 사장)이 10일 숨진 채 발견된 사건에 대해 “설계자 1번 플레이어를 두고 주변만 탈탈 터니 이런 거 아니겠나“라며 이 후보를 정조준했습니다.
12월1일~11일 '이재명' 검색어의 감성분석 결과. '이준석' 연관 키워드는 이 대표 관련 부정감성의 문장들에서 빈출 강도가 높았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최근 2~3일이 아닌 12월 초반엔 윤 후보측과 날을 세웠던 이 대표였습니다. 발등의 불 때문에 이 후보와 논쟁을 이어갈 형편이 아니었습니다.
그 기간 이 후보와 미디어 설전 또는 대립 구도가 뚜렷하게 형성돼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준석'이 핵심 연관 키워드가 됐냐는 겁니다. 분석 대상을 좀 더 세분화해 뉴스와 커뮤니티로 나눠 보겠습니다. 
12월 1일~11일 온라인 뉴스에서 검색어 '이재명'의 연관 키워드 군집. 에선
'전북','여의도','정부' 같은 이 후보에게서 자주 등장하는 연관어들이 집중적으로 표출됐습니다.
그런데
커뮤니티 분석에선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중심에 '이준석' 키워드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커뮤니티에서 '이준석'키워드의 실질 언급량은 949건으로 뉴스와 쇼셜미디어까지 포함한 언급량 2122건 가운데 45%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12월1일~1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검색어 '이재명'의 핵심 연관 키워드 군집. 이 키워드가 집중된 게시글·댓글들에선
'이준석+윤석열' 조합으로 이재명 후보와 대립각을 만들고 있어 '이준석' 키워드의 언급 빈도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즉 이재명 후보 관련 글들에서 '이준석+윤석열' 세트로 윤 후보와 함께 이 대표가 많이 언급됐던 겁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마친 이준석 상임선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어땠을까요.
'이준석' 키워드가 핵심 위치를 잡고 있습니다. 11월30일 부산행을 시작으로 지방을 옮겨다닐 때부터 일일 기준 윤 후보 연관어 군집에서 '이준석' 키워드가 늘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측되던 결과였습니다.
12월1일~11일 '윤석열' 검색어의 핵심 연관 키워드 군집. 이 대표는 12월 초 윤 후보 측과 갈등을 이유로 지방을 전전했지만 3일 울산에서 갈등을 봉합하면서 태세를 바꿔 윤 후보와 공동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극명한 대립→화합으로 반경이 큰 동선을 그리면서 '이준석' 키워드(1만111건)가 많이 언급됐습니다.
이 대표는 부산에서 윤 후보와 같은 후드티를 입고 현장을 돌았고 서울 대학로와 강릉 커피거리 등에서 윤 후보와 함께 카메라 세례를 받았습니다. 선대위 홍보미디어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 대표는 이렇게 윤 후보의 외부 일정에서 노출을 높이고 있습니다.
12월1일~11일 '윤석열' 검색어의 감성 분석 결과. 
9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21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열흘 간의 누적 키워드 분석에선
두 후보 진영의 선거 전략이 극명하게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후보는
현장과 후보 중심의 선거 운동을 펴고 있습니다. '소상공인' '서울대' 등 연관 키워드가 이슈별로 다양한 이유입니다. 눈에 띄는 것은 이 후보 관련 인사들입니다. 전략 또는 화력 지원 등을 하면서 주목을 끌게 되는 당 내 선대위 인사들은 연관 키워드에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 관련 인사들의 연관어는
'조동연(1834건)', '김종인(1812건)' , '문재인(1659건)' , '조국(1196건)' 등 이었습니다.
윤 후보는 이점에서 이 후보와 달랐습니다.
이준석 대표를 비롯 선대위의 '중심타선'인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5107건)과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1503건), 김병준 상임공동위원장(1319건) 등 선대위 주요 인사들이 핵심 키워드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선거 전략상 뚜렷한 대비가 되는 대목입니다.
이와 함께 다양한 이슈와 관련된 연관어들이 많았던 이 후보와 달리 윤 후보는 '정권교체' 메시지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선거 전략상 이 후보는 현 정부와 차별점을 부각해 신선함을 드러내는데 집중하고 있어 다양한 이슈들에 관여하고 있는 반면 윤 후보는 일단 선대위를 중심으로 각종 리스크를 줄이는 데 방점을 뒀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용어 설명 :
실질 언급량 = 뉴스와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미디어에서 검색어 관련 핵심 키워드ㆍ핵심 어구가 포함된 글(또는 기사) 건 수
이슈 집중력 = 언어군집(키워드ㆍ핵심 어구들로 형성)의 밀도를 계산한 함수값
관심 지수 = 비교 대상들의 이슈 집중력을 100으로 환산해 나타낸 값
※ 빅데이터 분석은 선거 여론 조사와 다릅니다. 세대와 성별, 지역 등에 따라 표본 추출을 하는 여론조사와 달리 빅데이터 분석은 온라인에 올라온 텍스트만 분석합니다. 온라인상의 정치 관련 생각과 마음을 읽는데 특화된 분석 방법이기에 후보에 대한 지지도를 묻는 여론조사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분석 방법과 데이터 출처 등은 관련 기사(https://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2033954)에서 참조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