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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부부 둘러싸고…민주당 '소환술' 국민의힘 '은신술'

입력 2021-12-1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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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권이 연일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등판을 촉구하고 있죠. 윤석열 후보도 김종인 선대위원장 뒤에 숨지 말고 나오라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국민의힘 측은 민주당의 페이스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짚어봅니다.

[기자]

[구지가 :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내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

며칠 전 조익신 멘토가 톡 쏘는 한 마디로 날렸던 고대가요 '구지가'입니다. 민주당이 윤석열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를 향해 부르고 있는 노래죠. 어서 나오라는 의미입니다. 사실 민주당이 이 노래를 김씨에게만 부르고 있는 줄 알았는데요. 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윤 후보에게는 숨지 좀 말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고대가요가 아니라 현대가요로 바꾸면 이런 느낌일까요? 

[멈춰(PAUSE)/라비(RAVI) : 더는 그만 네모난 가면 속에 비겁하게 숨지 좀 마 Stop 더는 안 돼]

줌 인이 선정한 오늘(10일)의 인물, 민주당이 애타게 부르짖고 있는 두 사람이죠. 윤석열 후보 부부 내외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5일 / 화면출처: 유튜브'이재명') : 'OOO 씨 윤씨 토론으로 밟아버리세요' 뭐 밟을 것 까진 없고 실력을 좀 보여드리긴 해야 되는데요. 우리 국민들께서 비교를 한번 해봐야 되잖아요. 요즘 뭐 상품 비교해 주는 것도 유행인데, 아예 그냥 상품비교가 불가능하게 숨겨놓고 그러니까 좀 문제긴 합니다.]

민주당, '정권 교체 VS 정권 재창출' 프레임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죠. '이재명 VS 윤석열'의 인물 대결 구도로 가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이재명 1인을 중심 체제로 선대위를 서둘러 개편한 이유이기도 할 텐데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달 20일) :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여러분.]

하지만 지금 민주당은 '윤 후보는 보이지 않는다' 지적하고 있습니다. 정작 보이는 건 AI 윤석열뿐이라는 겁니다.

[AI 윤석열 (지난 6일 / 화면출처: 유튜브 '오른소리') : 윤석열 후보와 너무 닮아 놀라셨습니까? 정치권 최초로 만들어진 AI 윤석열은…]

윤 후보가 잦은 실수 탓에 AI를 앞세우고 본인은 뒤로 물러나 있다는 비아냥인데요. 윤 후보가 가려진 또 하나의 이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등장이라고 봤습니다. 조선시대로 따지면 두 사람을 고종과 흥선대원군 정도의 관계로 여기는 듯합니다. 윤 후보를 뒤에 두고 김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 섭정을 펼치고 있다는 건데요. 김 위원장이 '100조 원 규모의 코로나 손실 보상'을 거듭 언급했죠. 반면 윤 후보는 그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어제) : 윤 후보께서는 김종인 위원장 뒤에 숨지 말고 김 위원장의 당선 조건부 손실 보상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당당하게 입장을 밝히셔야 합니다.]

윤 후보는 인사 실패 책임론에서도 한 발 물러나 있는 분위기입니다. 과거 망언 논란으로 노재승씨가 공동선대위원장 자리에서 어제 물러났는데요. 김성태 전 의원과 피부과 의사 함익병씨에 이어 3번째 선대위 인사 실패죠. 하지만 고개를 숙인 건 윤 후보가 아니라 '최측근'이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사무총장 (어제) : 우리 욕심으로 (노재승 씨를) 끌어 모셨다가 합류를 시켰다가 또 여러 가지 논란 끝에 이렇게 자진 사퇴하는 모양새로 끝나게 돼서 저는 인간적으로 미안한, 그런 죄송한 감정을 갖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권성동 사무총장은 이렇게 책임을 인정하고 인사 검증 시스템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에 반해 모든 인선의 최종 결정권자인 윤 후보는 '제3자 화법'을 구사했습니다. '후보의 빠른 결단이 있었다면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음성대역) : (노재승 위원장이) 사퇴를 했는데 긴 말 할 것 있겠습니까.]

윤 후보의 이런 '커튼 뒤로' 전략, 커튼 뒤에 있다곤 하지만 사실 완전히 가려진 건 아닙니다. 윤 후보는 공개 일정을 활발히 소화하고 있는데요. 국민의힘 선대위 측은 "민주당에 '이재명의 시간표'가 있다면 우리는 '윤석열의 시간표'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민주당의 페이스대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계산인데요. 윤 후보는 이달 초에도 "토론을 하려면 정직한 후보와 해야 한다"며 이 후보를 1대1로 상대할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던 바 있죠. 민주당은 이런 윤 후보에게 자극 요법을 쓰고 있습니다. 윤 후보의 자존심을 긁는 방법입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정무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그러니까 김종인 위원장 뒤에 너무 숨어계신 것 같아요. 숨바꼭질 전략을 쓰시는 것 같은데요. 학생한테 너 생각 뭐냐 물었더니 선생님이 알 겁니다라고 대답하는 거와 같은 거라고 생각을 해요.]

고민정 의원은 윤 후보를 향해 '허수아비'에 빗대기도 했는데요. "박근혜씨처럼 허수아비 신세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스스로 떨쳐 일어나는 수밖에 없다"고 말이죠.

여권은 김건희씨를 향한 소환 공세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어제 활동을 재개한 윤석열 잡는 매 '추매'의 소식 전해드렸었죠. '추매'의 사냥은 오늘도 계속됐습니다.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는데요. '조국의 강'은 실체가 없으나, '쥴리의 강'은 실체가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조국의 강'은 바닥까지 긁어내고 다 파내도 표창장 한 장 남았지만 '쥴리의 강' 은 파도파도 끝이 안 보이고 그 무엇으로도 덮어질 것 같지 않다"라고 했는데요. 민주당 개별 의원들도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소환술사'로 각개전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우원식/더불어민주당 의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어제) : 여러 가지 사법적인 문제 조사받고 하는 문제도 있고, 또 이러저러한 논란들이 있기 때문에 이제는 나타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해명도 하고, 또 국민들한테 모습을 드러냄으로 해서 국민들의 어떤 의혹이랄지 이런 걸 깨끗하게 걷어낼 필요가 있죠.]

여기에 화력이 센 인물도 팔을 걷어 붙였습니다. 손혜원 전 의원이 '쥴리'에 이어 '성형' 의혹을 제기하는 듯한 글을 올린 건데요. 김씨의 과거 사진과 현재 사진을 같이 올리며 이렇게 적었습니다. "얼굴이 변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자세히 보니 눈동자가 엄청 커져 있다", 성형이란 단어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의구심을 드러낸 셈입니다. 여권의 공세에 국민의힘도 육탄 방어로 맞서고 있는데요. 최근 '브로맨스'를 뽐내고 있는 콤비죠. '준석열 브라더스'가 앞장섰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쥴리 의혹은) 거기에 대해서는 뭐 답변할 가치도 없는 얘기고. 여러분들 관심이 있으세요? 그거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채널A 뉴스') : 상대당이나 이런 데서 만들려고 하는 그 이미지보다는 훨씬 더 대중적으로 호감도가 있을 수 있는 인물이다. 했을 때 저는 결코 민주당이 말하는 것처럼 어떤 리스크라는 이름으로 불린 만 한 분은 아니다 이렇게 얘기합니다.]

윤 후보가 점찍은 러닝메이트, 아내 김건희씨가 아니라 이준석 대표입니다. 이는 결국 김건희씨의 등판을 최대한 늦추겠다는 의미인 것 같은데요. '준석열 브라더스', 선대위 인선을 두고 언제 갈등을 벌였냐는 듯 하루가 멀다 하고 붙어다니고 있죠. 오늘부터 시작된 윤 후보의 강원도 일정도 이 대표가 동행했는데요. '60대 후보와 30대 당대표'의 신구 조화로 혈혈단신 이재명 후보에 맞선다는 계획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브로맨스도 과하면 독이 되는 걸까요? 쏟아지는 질문에 윤 후보가 대답을 이 대표에게 미루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됐는데요.

민주당에선 "후보가 이 대표냐"고 꼬집기도 했는데요. 윤석열과 이준석의 '사랑과 우정 사이'보다 윤석열의 '김종인과 이준석 사이'에 주목했습니다.

[현근택/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6일) : 상왕과 왕세자 사이에 껴서 특별히 역할이 없는 윤석열 후보. 방송도 마찬가지입니다. 방송 지금 김종인 위원장이 하셨지만 앞으로 방송은 아마 이준석 대표가 할 가능성이 많아요. 그러면 이 밖으로 나오는 스피커 역할을 이준석 대표가 할 가능성에 많아요. 거의 후보보다 뛰어넘는 주목을 더 많이 받겠죠.]

오늘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소환술과 은신술 사이'를 살펴봤는데요. 민주당의 '소환술'이 먹힐지, 국민의힘의 '은신술'이 먹힐지는 좀 더 두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윤석열 부부' 둘러싼 '소환술' VS '은신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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