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미국 어린이 프로그램에 새 식구가 된 지영이라는 이름의 아이. 아시아계를 향한 인종차별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고 왜 나쁜 건지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는 사람이 한국계 미국인인데요. 편견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홍희정 특파원이 전합니다.
[기자]
52년 된 미국 대표 어린이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
이 프로그램에 검은색 단발머리 소녀캐릭터 '지영'이 최근 등장했습니다.
한국계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 캐릭터입니다.
이 캐릭터를 연기하는 연기자도 한국계 미국인인 캐슬린 김입니다.
[캐슬린 김/'지영' 연기자 : 지영이 7살이에요. 아주 재밌고 목소리 크고 친구도 많이 있고…]
지영이는 할머니가 가르쳐 준 '아리랑'을 연주하고
[지영/세서미 스트리트 :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한국 음식도 미국 친구들에게 소개합니다.
단순히 아시아계 미국인 캐릭터가 아니라 한국계 미국인 캐릭터가 만들어진 배경은 뭘까.
답은 단순했습니다.
인형 연기자인 캐슬린 김의 캐릭터를 그대로 따왔기 때문입니다.
[캐슬린 김/'지영' 연기자 : 한국계 캐릭터가 선택된 이유가 K팝이 유명해서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은데, 인형 연기자인 제가 한국계(미국인)이기 때문이에요.]
처음 인형 이름을 정할 때 고민도 많았습니다.
[캐슬린 김/'지영' 연기자 : '하은'이란 이름도 후보에 올랐는데, '은' 소리가 한국인이 아니면 발음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어요.]
고심 끝에 똑똑하고 용감하단 뜻의 '지영'이 선택됐습니다.
한없이 밝기만 한 캐릭터로 보이는 지영.
하지만 인종차별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지영|세시미 스트리트 : 집에서 나오는데 어떤 아이가 '너희 나라로 돌아가' 하고 소리쳤어요. 너무 슬프고 무서웠어요.]
[캐슬린 김/'지영' 연기자 : 미국에는 모든 아시안들이 같은 국가 출신의 같은 언어를 쓰는 하나의 인종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어요. 명백히 잘못된 거죠.]
캐슬린 김은 '지영' 캐릭터를 미국에 널리 알려 한국계, 나아가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싶다고 했습니다.
(영상그래픽 : 박경민·김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