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식 일정을 무기한 취소하고 갑자기 사라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어제(30일) 오후 부산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대통령 선거가 이제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인데 당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제2의 옥새 파동'이라는 분석도 나오는데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유미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민의힘은 어제 오전 앞으로 이준석 대표의 모든 공식일정을 취소한다는 공지를 올렸습니다.
당사자인 이 대표는 전화기를 끄고 사라졌습니다.
그제 저녁 8시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그렇다면 여기까지"라는 메시지를 남긴 데 이어 공개 일정도 모두 취소한 겁니다.
이 대표는 당 관계자 등에게 더 이상 힘들어서 못하겠단 취지로 얘기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대선이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는 건 이례적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후보 측의 '당대표 패싱' 논란에 따른 항의 표시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최근 이 대표가 반대해 온 이수정 경기대 교수가 선대위에 합류했고, 윤 후보의 충청 일정을 이 대표가 사전에 통보받지 못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잠적설이 나돌았던 이 대표는 어제 오후 부산에서 목격됐습니다.
김철근 정무실장과 김용태 청년최고위원 등 측근들과 동행했습니다.
일각에선 박근혜 정부 시절 김무성 당시 대표가 대표 직인을 들고 부산으로 간 사건과 비교해 '제2의 옥새 파동'이라는 말도 나왔습니다.
부산을 찾은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장기전을 염두에 둔 행보 아니냔 관측이 나옵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당무에 복귀할 날짜를 정해두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윤 후보는 언급을 피하는 가운데,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후보 : 이유라든지 내용 좀 파악을 해 보고 (사무총장에게) 한번 만나보라고 얘기했습니다.]
측근 장제원 의원은 "후보 앞에서 영역 싸움은 부적절하다"며 이 대표를 향해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