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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위기의 기록 '로그 인 벨지움' 감독 유태오 "심장 찢어낸 기분"

입력 2021-11-24 16:24 수정 2021-11-2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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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위기의 기록 '로그 인 벨지움' 감독 유태오 "심장 찢어낸 기분"


위기는 기회가 되고, 우연은 예술이 된다. 만능엔터테이너로 발돋움 중인 '아티스트' 유태오가, 이번에는 감독으로 자신의 영화를 들고 관객들과 만난다.

23일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 '로그 인 벨지움(유태오 감독)'은 코로나19 팬데믹 선포로 벨기에 앤트워프 낯선 호텔에 고립된 배우 유태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현다큐에 픽션을 가미한 구성으로 유태오의 아티스트적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가상의 세계에서 찾은 진짜 유태오의 오프 더 레코드를 유태오는 100% 스마트폰으로 촬영, 이후 기획·제작·각본·감독·촬영·편집·음악까지 담당하며 의미있는 기록물을 완성했다. 극장에서 선보이려는 목적은 아니었지만, 타고난 센스는 감독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지난해 3월, 고립된 상태에서 제 정신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두렵고 외로운 마음에 일상을 기록한 것"이라고 밝힌 유태오는 "엣나인필름의 도움으로 한국 촬영 분량을 늘리고 마무리 작업까지 하게 됐다. 많이 쑥스럽다"고 감독 데뷔 소감을 전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유태오는 "벨기에에서 해외 드라마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팬데믹이 시작됐다. 유럽 여러 나라의 국경이 막혔고,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들도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난 한국행 비행기 표도 취소돼 진짜 혼자 남게 됐다"고 회상했다.

유태오는 "그때 내가 할 수 있는건 '기록'이었다. 정말 두려웠고, 생존을 위해 찍었다"며 "솔직한 모습도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담겼다. 긍정적으로 내 민낯을 드러내는건 어렵지 않았다. 시니컬하고 진지하고 까불거리는 것 모두 내 모습이다"고 고백했다.

이어 "'로그 인 벨지움'은 에세이 같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현실을 바탕으로 상상을 가미해 내 속마음을 표현했다"며 "한 사람의 다큐 시나리오를 쓰고 싶어도 그렇게 되지 않는데 운이 좋았다. 우연한 상황에 빠진 한 사람을 보는 데서 짠하고 아련함이 있다"고 설명했다.

 
[종합] 위기의 기록 '로그 인 벨지움' 감독 유태오 "심장 찢어낸 기분"

프로젝트의 스케일은 꽤 커졌다. 상업영화 구조까지 접목시키면서 어엿한 영화의 결과물이 나왔고,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오픈시네마,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 페스티벌초이스 등에 초청되는 새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유태오는 "상업영화 안에, 아트영화 작가영화 실험적 영화의 정체성을 담아냈다"며 "제목은 아내 니키 리의 도움이 컸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트렉'의 설정도 담겼고, 컴퓨터에 로그인을 하듯 재밌는 의미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여러가지를 상상하며 지었다"고 귀띔했다.

유태오와 니키 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과 영감을 주는 존재. 니키 리는 '로그 인 벨지움' 촬영과 프로듀싱, 편집에 참여하기도 했다. "평소 아내와 '이런 것 재미있겠다'고 의논하는 편"이라고 밝힌 유태오는 "이번엔 프로듀서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며 미소지었다.

유태오는 "연출적인 아이디어도 그렇고, 배급사 엣나인필름 이사님을 직접 우리 집까지 데리고 와 영화를 보여주기도 했다. 한국 분량도 많이 찍어줬다"며 "이번에 니키와 내 이름, 팬클럽 모모즈의 이름을 가지고 와서 '태오닉 모'라는 영화사도 차리게 됐다"고 말했다.

'로그 인 벨지움'에는 이제훈과 천우희가 깜짝 등장하기도 한다. "밥 한끼로 도움을 받았다"며 웃은 유태오는 "우리가 평소 노는 모습을 솔직하게 담았다. 셋 다 술은 안 마셔서 드라이한 편이다. 기분 좋게 찍었고 너무 고마웠다"고 진심을 표했다.

감독 유태오의 차기작도 만날 수 있을까. 유태오는 "스토리텔링을 좋아한다. 배우가 된 것도 스토리를 좋아하기 때문인 것 같다"며 "현재는 배우 커리어에 집중하겠지만 예전부터 가지고 있는 스토리는 많다. 어떤 경로로든 스토리텔링은 꾸준히 할 생각이다"고 털어놨다.

"필름 메이커, 콘텐츠 크리에이터, 제작자, 작가 등 직업적인 건 그 때 가봐야 알 것 같다"고 읊조린 유태오는 "당장은 심장을 몸에서 찢어내 접시에 담아 넘겨드리는 기분이다. 무섭고 긴장도 된다. 그래도 진솔하게 소통하면 무엇인가 통하지 않을까"라며 거듭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명확한 의미와 이유가 담긴 신선한 프로젝트 '로그 인 벨지움'은 내달 1일 개봉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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