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린 아이가 부모의 손에 숨을 거두는 끔찍한 일이 또 일어났습니다. 세 살 짜리 아이를 임신 중인 의붓 어머니가 말을 안 듣는다며 때린 겁니다. 집 안에는 친아들도 있었는데 학대 정황은 숨진 아이에게만 있었다고 합니다.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천호동의 한 빌라에 119 구급차가 출동한 건 어제 오후 2시 30분쯤입니다.
세 살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민 : 어떤 아이를 싣고 가더라고요, 소방차가. 아이를 데리고 나오는 걸 봤어요. 아이가 조그맣더라고요.]
아이는 병원에 옮겨졌지만 6시간 만에 숨졌습니다.
아이의 온몸에 멍이 들어 있었고 얼굴에 상처가 많았습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 학대신고가 접수된 적은 없었지만 아동학대가 의심됐습니다.
당시 아이와 함께 있었던 건 임신 중이었던 33살 A씨였습니다.
경찰은 A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습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때렸다고 진술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집 안엔 A씨와 A씨의 6개월쯤 된 친아들, 숨진 아이 등 셋만 있었는데, 친아들에 대한 학대 정황은 없었습니다.
또 119 신고도 A씨가 아니라 숨진 아이의 친아버지인 B씨가 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A씨가 B씨에게 "아이가 경기를 일으키고 구토를 한 뒤 숨을 쉬지 않는다"고 전하고 신고는 하지 않은 겁니다.
구청도 조사에 나섰습니다.
[서울강동구청 아동청소년과 관계자 : (오늘 오신 건 어떤 조사를…) 상세하게는 말씀 못 드리고요. 지금 아버님이 휴대전화가 없는 상태여서요. 저희도 통화하고 온 건 아닌 상황이에요.]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아이 시신에 대한 부검을 맡겼습니다.
A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