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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지옥', 유아인이 뛰노는 연상호 유니버스

입력 2021-11-19 16:26 수정 2021-11-1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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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포스터. '지옥' 포스터.


"새로운 세상에 온 여러분 환영합니다." 연상호 감독의 '지옥'이 열린다.

올해 넷플릭스의 최고이자 마지막 기대작 '지옥'이 19일 오후 5시 공개된다. 정식 공개 전 토론토국제영화제·BFI 런던 영화제·부산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되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작품이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드는 연상호 감독이 원작 웹툰부터 공을 들여 쌓아온 세계관에 톱 배우들이 합류해 만들어진 6부작 드라마다.
 
'지옥' 스틸. '지옥' 스틸.

출연: 유아인·김현주·박정민·원진아·양익준·김도윤·김신록·류경수·이레
감독: 연상호
등급: 청소년 관람 불가
한줄평: 연상호의 매서운 상상력에 빠져들 어린양들
팝콘지수: ●●●●○
줄거리: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지옥' 스틸. '지옥' 스틸.
팔딱팔딱 뛰는 연상호 감독의 상상력

'지옥'은 '송곳'의 최규석 작가가 그림을, 연상호 감독이 스토리 집필을 맡아 화제를 모은 동명의 웹툰이 원작으로 한다. 알고 보면 이보다 더 앞선 '지옥'이 있었다. 2004년 연상호 감독이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 '지옥'이다. 단편 애니메이션에서 웹툰으로, 그리고 6부작 시리즈로 연 감독만의 상상력을 확장해 나갔다. 17년 전 처음 세상에 나온 이 '지옥' 세계관에는 그래서 초창기 연상호 감독의 색깔이 많이 묻어난다. K-좀비를 만들어내기 전, 염세적이면서도 세상을 매섭게, 조금은 삐뚤게 바라보는 시선이 잘 담겨있다. '부산행'·'염력'·'반도' 등 상업영화의 영역에서 보여준 연 감독의 작품에 다소 실망했던 초창기 팬들에게도 '지옥'은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연니버스(연상호 유니버스)'의 등장 또한 기대감을 충족시킨다. 이번 '연니버스'를 통해 연 감독은 종교의 광기, 신 앞에서의 인간, 불확실한 세상을 향한 불안감, 인간의 자율성과 사적 복수, 성선설 혹은 성악설, 대중의 관음증 등 비현실적 설정 안에서 현실적인 질문을 던진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 시청자에게 많은 이야깃거리와 여운을 남긴다.

 
'지옥' 스틸. '지옥' 스틸.
'지옥' 스틸. '지옥' 스틸.
'지옥' 스틸. '지옥' 스틸.
유아인에서 박정민으로 이어지는 연기 열전

'지옥'에서 만난 유아인에겐 광기가 어려있다. 수수한 옷을 입고 속내를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시청자를 혼란하게 만든다. 지옥행 고지와 시연이 정의롭지 않은 인간을 향한 신의 경고라고 주장하는 새진리회 의장 정진수 캐릭터의 입을 통해 다양한 메시지와 질문을 던진다. 김현주가 새진리회와 화살촉으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진 세상을 지키기 위해 맞서는 민혜진 변호사를 연기하고, 양익준이 그와 뜻을 함께하는 진경훈 형사로 변신했다. 박정민이 무너진 세상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살아가려 애쓰는 배영재로, 원진아가배영재의 아내 송소현으로 분했다. 박정민은 후반부 등장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준다. 비현실적인 '지옥'의 세계관 안에서도 잘 어우러지는 생활 연기를 펼쳐 보인다. 과장된 몸짓 없이도 충분한 설득력을 얻는다. 특히 주목할 배우는 김신록이다. 사전에 정보가 많이 공개되지 않아 베일에 싸여있는 김신록은 '지옥'이 끝나고 난 후엔 시청자의 머릿속을 점령해 버린다.

분량이 많든 적든, 이 모든 배우들은 충격적이고 강렬한 캐릭터를 완성했다. 연상호 감독이 만들어놓은 '지옥'의 세계를 현실에 발붙이도록 만든다. CG로 만든 지옥의 사자들이 어느샌가 정말 두려워 보인다면, 이는 배우들의 공이 8할이다.

 
'지옥' 스틸. '지옥' 스틸.
'지옥' 스틸. '지옥' 스틸.
'지옥' 스틸. '지옥' 스틸.
'지옥' 스틸. '지옥' 스틸.
'오징어 게임' 인기 잇나

최근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콘텐트는 '믿고 보는 시리즈'로 자리 잡았다. 'D.P.'를 시작으로 '오징어 게임'과 '마이 네임'으로 이어지며 모두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인 흥행을 이뤄냈다. 특히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사상 역대 최고 인기작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콘텐트 다음 타자를 향한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지옥'은 '오징어 게임' 못지않게 기획 단계에서부터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K-좀비의 창시자인 연상호 감독은 이미 해외 관객들을 사로잡아온 글로벌 연출자다. 유아인 등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한 번쯤 접해봤을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여기에 한국 창작자들이, 특히 연상호 감독이 가장 잘 만드는 장르물이다. 피가 튀고, 감정을 건드리며, 예상치 못한 전개가 이어진다. 해외 시청자들이 좋아할 만한 한국 콘텐트의 요소를 모두 갖췄다.

'오징어 게임'의 아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확고한 콘셉트 아래 '돈'이라는 원초적인 이야기를 풀어낸 '오징어 게임'에 비해 '지옥'은 훨씬 어둡고 묵직하다. 어렵고 복잡한 '지옥'의 이야기가 한국을 넘어 해외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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