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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잃고 호날두에 'SOS'…벨라루스·폴란드 국경에 낀 아이들

입력 2021-11-17 18:02 수정 2021-11-1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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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들, 타만입니다. 여긴 너무 춥습니다. 우리는 타만을 위해 이라크에서 이곳으로 왔습니다." (타만의 아버지, 현지시간 15일)


벨라루스-폴란드 국경에서 아빠와 함께 있는 타만과 의족을 끼고 서 있는 타만(오른쪽).〈사진=로이터 캡처〉벨라루스-폴란드 국경에서 아빠와 함께 있는 타만과 의족을 끼고 서 있는 타만(오른쪽).〈사진=로이터 캡처〉
9살 타만이 이라크에서 이곳, 벨라루스와 폴란드의 국경으로 온 지 여드레째입니다. 타만은 아빠, 엄마, 형, 그리고 생후 7개월 된 여동생과 함께 왔습니다. 타만은 선천적인 뼈 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독일 한 병원에서 치료를 해주겠다고 했지만, 비자를 발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타만은 두 다리를 포기하고 의족을 선택해야 했습니다.

타만의 아버지는 말합니다. "타만이 평범한 아이들처럼 삶을 즐길 수 있길 바랍니다. 가족을 위해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습니다. 도움이 필요합니다. 아무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타만의 친구는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이런 영상 편지를 보냅니다.

세계적인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영상 편지를 보내고 있는 타만(왼쪽)과 타만의 친구. 타만은 손에 의족을 들었다. 〈사진=로이터 캡처〉  세계적인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영상 편지를 보내고 있는 타만(왼쪽)과 타만의 친구. 타만은 손에 의족을 들었다. 〈사진=로이터 캡처〉
"안녕하세요, 호날두. 얘는 타만이고 9살이에요. 타만은 당신의 팬이고 당신 도움이 필요해요. 저희는 지금 국경에 있는데, 제발 제 친구를 도와주세요. 제 친구는 유럽이나 다른 나라로 가야 하거든요." 아빠와 친구의 절박한 'SOS'가 이어지는 동안, 타만은 말이 없습니다. 많이 지쳐 보입니다.

이달 초부터 본격화된 폴란드-벨라루스 국경 사태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벨라루스를 통해 폴란드로 넘어가 유럽에 거처를 마련하려는 중동 출신 난민들이 추위 속 굶주림과 싸우고 있습니다. 폴란드 정부는 벨라루스 정부가 의도적으로 '난민 밀어내기'를 하고 있다며 더욱 경계를 강화했고, 현지시간 16일엔 물대포와 최루탄까지 동원해 난민들을 해산하려고 했습니다.

문제는 그 사이에 낀 난민들입니다. 어린이 2백여명을 포함해 2천명 정도가 오가지도 못하고 국경 지대에 갇혀 있습니다. 폴란드와 벨라루스는 정치적 싸움에 골몰한 나머지 이들의 고통은 잊은 듯합니다.

폴란드 국무부 대변인의 트윗. 영상 속에선 담배 연기를 맡은 아이가 고통스러워하며 울고 있다. 〈사진=트위터 캡처〉폴란드 국무부 대변인의 트윗. 영상 속에선 담배 연기를 맡은 아이가 고통스러워하며 울고 있다. 〈사진=트위터 캡처〉
폴란드 국무부 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에 "벨라루스가 아이들을 선전 활동에 이용해 폴란드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한 영상을 올렸습니다. 누군가가 어린아이의 눈에 담배 연기를 내뿜고, 아이가 고통스러운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입니다. 역시 눈물을 흘리는 아이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없습니다. 현장을 취재하고 있는 BBC 기자 스티브 로젠버그는 국경의 참담한 상황을 전하며 "지금 난민들의 우선순위는 생존"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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