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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팀' 공들이는 여야…홍준표는 '마이웨이', 이낙연은 '관망'

입력 2021-11-17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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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야 모두 원팀 선대위 만들기에 공을 들이고 있죠. 이재명 후보는 이낙연 전 대표가 좀 더 적극적으로 선거를 도와주길 바라는 마음일 텐데요. 윤석열 후보도 홍준표 의원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지만, 홍 의원은 선대위 합류에 선을 긋고 있습니다. 오히려 윤석열 후보를 향해서 쓴소리를 내고 있는데,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4일) : 저는 돌아오지 못할 강을 이미 건너 버렸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기계적 결합은 어떻게든 이뤄낼 수 있는데 화학적 결합까지 가능성이 전무하다고 봅니다. (그럼 예를 들어서 경쟁 후보가 마음을 비우고 선거운동에 뛰어들거나 협력하는 일은 별로 없을 거다, 이렇게 보시는 겁니까?) 저는 불가능한 상황까지 가버린 것 아닌가 싶습니다.]

국민의힘 본경선 최종 결과가 발표되기 전날 나왔던 여권 인사의 발언입니다. 경선 이후 국민의힘은 원팀이 되기 어려울 것이란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놨었는데요. 간절한 마음으로 재를 뿌린 게 통한 걸까요? 윤석열 후보의 '통합 드림팀' 구상이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경선 경쟁 후보들 가운데 윤 후보의 손짓에 응답한 이는 오로지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뿐인데요.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원 후보님은 함께 대선을 치르기로 했기 때문에 전반적인 이야기를 조금 했고, (선대위 인선에 대해) 제가 갖고 있는 생각 이런 걸 좀 이야기를 했고, 본인도 좀 어떤 식으로 함께 할지 고민해 보겠다고…]

윤 후보는 어제(16일) 원 전 지사와 아침 식사를 함께했죠. 이 자리에서 원 전 지사에게 선대위 합류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원 전 지사 역시 긍정적으로 화답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다만 원 전 지사는 윤 후보에게 다른 경쟁자들의 마음도 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는데요.

윤 후보, 노력을 게을리 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애석하게도 이런 상황이라는군요.

[미나-전화 받어 : 아무 말 말고 전화 받어 내 번호 뜨니 왜 안 받어 전화도 울고 나도 울고 할말 있으니 전화받어~]

윤 후보는 두 후보와 아직 전화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홍 의원은 "조금 더 쉬겠다는 생각이신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잠행 중이지만요. 홍 의원은 사실 전화 받을 시간이 없는 것 같습니다. 윤 후보 못지 않게 활발히 활동 중인데요. 자신이 만든 '청년의꿈'이란 온라인 플랫폼에 거의 24시간 상주하는 분위기입니다. 청년의꿈이 오픈 사흘 만에 1000만 페이지뷰를 돌파했다고 하죠. 홍 의원은 이곳에서 무야홍을 외쳤던 2030들과 소통하며 속마음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여기서는 눈치 보지 않고 대선판에 대한 생각을 직설적으로 표출한 겁니다. 최근 글을 보면요. "죄송합니다. 천배만배 사죄드립니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대체 뭐가 죄송하다는 걸까요?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지난 8일) : 이번 대선이 지는 사람은 정치 보복이라고 따질 것도 없이 감옥을 가야 될 겁니다. 마치 이번 대선이 석양의 무법자 대선처럼 보인다.]

홍 의원은 해당 글에서 "어쩌다가 선진국 시대에 이런 양아치 대선이 되었는지"라고 한탄했는데요. 결국 자신이 경선에서 패배하면서 '이재명 대 윤석열' 대결을 만든 게 죄송하다는 뜻입니다. 이런 대선에는 참여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에둘러 나타낸 셈입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지난 8일) :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 전당대회에서 분명히 이야기했습니다. 비리 대선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이번 대선은 물 건너갔지만 대선 3수를 시사하는 듯한 입장도 밝혔죠. '2027 대선 출마 의향이 있나'라는 물음에 "검토하겠다"고 답변을 남긴 겁니다.

국민의힘은 대체로 이런 홍 의원의 독자 행보를 우려스럽게 바라보고 있는데요. 용광로 선대위를 이루는 데 부담이 되기 때문이겠죠. 물론 정신승리법으로 대응하는 분도 계시긴 합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한판승부' / 어제) : 홍준표 의원께서 젊은이들이 참여하는 그런 플랫폼을 만들고 활동하시는 것이 사실은 우리 당에서 좀 벗어날 수 있는 완전히 마음을 떠날 수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오히려 공간을 마련해 주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런 점에서 대선에서는 긍정적인 역할을 분명히 하고 계신다…]

청년 소통 강화라는 측면에서 볼 때는 긍정적이라는 판단입니다. 하지만 상당수는 홍 의원의 마이웨이가 당에 도움이 된다기 보다 홍준표 개인 마케팅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죠. 이럴 수록 홍 의원의 선대위 합류 가능성도 희박해질 것이란 예상입니다.

여기에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는데요. 이 경우 사실상 홍 의원이 윤 후보의 손을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여기서, 잠깐 불멸의 코너 시간입니다. 박 마커의 '슬기로운 과거탐구생활'인데요. 대체 홍 의원과 김 전 위원장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까지 서로 으르렁거리는 걸까요. 둘의 악연은 2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난 1993년 두 사람은 검사와 피의자 신분으로 만났는데요. 노태우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이었던 김 전 위원장, 당시 동화은행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의혹이 제기됐죠. 김 전 위원장은 결국 구속됐고 그때 김 전 위원장을 조사한 검사가 바로 홍 의원이었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지난해 4월 26일 / 화면출처: 유튜브 'TV 홍카콜라') :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뿐만 아니라 노태우 수천억 비자금 사건의 모금 창구이기도 했습니다. 엄청난 뇌물 전과가 2번이나 있는 분을…]

그 후에도 두 사람은 정치 무대에서 여러 차례 충돌했는데요. 가장 최근은 김 전 위원장이 당을 이끌던 지난해부터 올해 초 사이입니다.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홍 의원은 끝내 복당을 하지 못했죠. 김 전 위원장이 물러나자 홍 의원도 그제야 복당을 신청했는데요. 무소속 야인 생활의 책임을 김 전 위원장에게 돌리기도 했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5월 10일) : 개인적인 악연이 있었던 사람이 당을 이끌고 있었기 때문에 복당 신청서를 내지 않았는데…]

그후 대선 재수에 나선 홍 의원과 김 전 위원장 간에 또 다시 신경전이 펼쳐졌습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9월 13일 / 화면출처: 유튜브'SF포럼') : (홍준표 후보가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쌍욕하는 대통령과 막말하는 대통령 중에서 국민들이 누구를 찍겠냐…) 그런 얘기를 한다는 거는 유권자를 무시한다는 거지. 옛날에 사로잡혀가지고서 어리석은 생각은 하지 말고…일반 국민이 생각하기에 내년 대선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 대 윤석열 후보의 아마 경쟁이 될 거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 또 한 분의 도사가 나왔네. 그렇게 바라는 거겠죠~]

최근에는 홍 의원이 김 전 위원장을 향해 "아날로그 시대에나 통하는 분"이라고 혹평하기도 했었죠. 이런 상황에서 홍 의원이 김 전 위원장이 이끄는 선대위에 들어가기는 아무래도 쉽지 않을 것 같긴 합니다. 홍 의원, 청년의꿈에서도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겠단 의사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바 있습니다. '윤석열과 하태경이 물에 빠지면 누구부터 구하겠냐'는 질문이 올라왔는데요. 여기에 '나는 수영 못해요'란 일곱글자로 답변했습니다. 아무도 구해주고 싶지 않다는 의미인 것 같은데요.

반면에 같은 질문을 받았지만 어느 한 쪽을 택한 분도 있습니다.

[주현영 (화면제공 : 쿠팡플레이) : 물에 빠진 이낙연 전 대표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중에 누구를 먼저 구하시겠습니까? (제가 차라리 물에 빠지겠습니다. 인간적으로나 개인적으로 판단할 일이 아니라 정치 구도를 생각하면 이낙연 전 총리님을 먼저 건져드려야겠습니다.)]

이재명 후보도 최근 윤 후보와 비슷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 후보, 명낙대첩의 경선 후유증으로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는 평가죠. 문을 걸어 잠갔던 이 전 대표의 마음을 여는 데까지는 성공했는데요.

[이낙연/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지난 2일) : 민주당에는 민주당 만의 내부 문화가 있습니다. 경쟁할 때 경쟁해도 하나 될 때는 하나 됐습니다.]

두 사람, 이렇게 손까지 잡았지만요. 물리적 결합이 화학적 결합으로 나아가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움이 절실한 이 후보가 더 다가갈 수밖에 없을 텐데요. 지난 1일에 이어 어제 이낙연계 의원들과 함께 두 번째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한 마음으로 도와줄 것을 호소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세상사는 공평한가 봅니다. 고맙게도 구해주진 않았지만 혼자 힘으로 물에서 빠져나온 분이 대신 팔을 걷어 붙였습니다.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지난 15일) : 이런 분들이 잘못 조언을 하면 나라가 엉터리로 가는데 윤 후보는 그걸 가려낼 수 있는 실력이 없어요. 참모도 그렇고 지도자도 무식하고 하면 어떻게 나라가 굴러가겠습니까.]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인물, 홍준표 의원과 이낙연 전 대표였는데요. 여야가 진정한 원팀 선대위를 이루기 위해 역할을 해줄 키맨들이죠. 이미 경선에서 탈락했지만 여전히 존재감을 떨치고 있는 분들인 만큼 '줌 인'에서 앞으로 종종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여야, 화학적 결합 골몰…홍준표는 '마이웨이', 이낙연은 '관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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