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1400년의 미소' 나란히 앉은 반가사유상…위로를 건네다

입력 2021-11-17 08:27 수정 2021-11-17 12:40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두 점의 반가사유상이 한 곳에서 나란히 전시된다는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깊은 생각에 빠져 신비로운 미소를 짓고 있는 그 모습에 많은 관람객들이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

이선화 기자입니다.

[기자]

어둠이 짙게 깔린 공간, 두 부처가 나란히 앉았습니다.

국보 '금동 미륵 반가사유상',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무릎에 걸친 자세로 생각하는 모습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날카로운 콧대와 또렷한 눈매 보는 각도에 따라 부드러운 미소로도 근엄한 표정으로도 보이는 신비의 불상.

[민병찬/국립중앙박물관장 :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평안, 마음의 위로를 전달해 주려고 웃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검붉은 흙벽, 계피향 은은한 방, 별이 쏟아지는 듯한 조명 아래서 유리벽도 없이 오로지 두 점의 불상만을 가까이 마주하게 했습니다.

[최욱/건축가 : 연극무대 소극장 무대가 24m 미만인데 그렇게 되면 관객과 배우가 속눈썹 떨리는 정도까지 볼 수 있는 미묘한 크기…]

삼국시대 7세기를 전후해 50년의 간격을 두고 만들어진 걸로 추정되는 두 불상은 귀해서 번갈아 전시했고, 매년 면밀한 진단을 받았습니다.

한 공간에 모은 건 국립중앙박물관이 옛 중앙청으로 옮겼을 때를 비롯해 단 세 번 뿐.

[KTV 대한뉴스 (1986년) : 고구려·백제·신라·통일신라·불교조각실을 갖춥니다.]

이 중 한 점은 8년 전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신라 특별전에 전시될 때도, 너무 귀해 함부로 해외에 내보낼 수 없다는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두 달 전 미국을 방문한 방탄소년단이 메트로폴리탄 한국실에서 또다른 반가사유상을 보는 장면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세계인을 파리로 불러들이는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처럼 국립중앙박물관은 반가사유상을 우리 대표 브랜드로 알릴 계획입니다.

탁상용 모형은 이미 명물이 됐고, 메타버스 박물관도 만들었습니다.

사유의 방이 열린 지 닷새 째, 2만명 넘는 사람들이 이 미소를 마주하며 위로를 얻었습니다.

(인턴기자 : 오세운)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