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미군 등이 남긴 장비들로 대규모의 군사 퍼레이드를 벌였는데요, 아프간을 장악한 직후였던 지난 9월보다 규모도 그렇고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정식 군대의 모습을 갖추겠다는 게 이들의 계획입니다.
박지윤 기자입니다.
[기자]
탈레반 깃발이 꽂힌 장갑차 수십 대가 도심 도로 위를 줄지어 이동합니다.
시민들은 사진을 촬영하고, 군 헬기는 정찰 비행을 합니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의 군사 퍼레이드 모습입니다.
퍼레이드에 동원된 무기들은 미국산 M117 장갑차와 러시아제 Mi17 헬기 등입니다.
군인들은 미국산 M4 소총을 들고 있었습니다.
[사르다르 모하마드/카불 주민 : 군사 퍼레이드가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이것이 이슬람 정권이고, 알라가 정권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를 바라고 계실 겁니다.]
미군이 철군하고, 미국 정부로부터 무기를 제공받은 아프간 전 정부군의 붕괴 과정에서 탈레반이 습득한 무기들입니다.
미국 아프간 재건 특별 감사관실은 "2002년부터 2017년까지 무기와 차량 등 280억 달러 상당의 국방 물품과 서비스를 아프간 정부에 전달했다"는 보고서를 지난해 말에 제시한 바 있습니다.
탈레반은 이 무기들을 가지고 정규군 창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카리 파시후딘 탈레반 군사령관은 지난 9월 정규군을 설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식 무기를 갖춘 반군의 모습에서 벗어나 틀을 갖춘 한 국가의 정식 군대로 거듭나겠다는 겁니다.
현지 치안이 불안한 가운데 내전 가능성이 계속 제기돼 탈레반으로서는 군 조직 정비와 병력 증강이 시급합니다.
로이터통신도 이번 퍼레이드가 반군에서 정규군으로 변신하려는 탈레반의 상황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화면출처 : 트위터 'TalibanSoldiers')
(영상디자인 : 최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