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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맨몸으로 절도범 제압한 60대, 알고보니 '유단자' 시의원

입력 2021-11-15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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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뒤에 숨은 이야기 백브리핑 시작합니다.

첫번째 브리핑 < 의원님은 유단자 > 입니다.

한 남성이 또 다른 남성 뒤에서 목을 휘감고 있습니다.

붙잡힌 남성이 팔을 뿌리치면서 저항하자,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서는 어깨 너머로 힘껏 메칩니다.

마치 격투기 한 장면 같은데요.

지난 토요일 밤 충남 공주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빈 집에서 옷을 훔쳐 달아나던 용의자를 제압하는 모습입니다.

주인공은 바로 공주시의회 이창선 시의원입니다.

최근 동네에 절도 사건이 벌어졌단 얘기를 들었는데 이날 수상한 남성을 보게됐다는 겁니다.

[이창선/충남 공주시의원 : 절도범이 그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어서 제가 느낌이 딱 초기 오더라고. 다른 길로 가는 척 하면서 제가 숨어서 봤어요. 아무도 없으니까 그 집을 옆으로 기어서 들어가더라고, 동시에 저는 바로 112에다가 신고를 했어요. 5분 정도 있는데, 옷가지를 이렇게 싸가지고 나오더라고 나오길래 내가 안되겠다 싶어가지고 빨리 제압을 했죠.]

아무리 그래도 절도범이 흉기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자칫 위험한 상황에 처해질 수도 있었는데요.

더욱이 이 의원 올해 예순 다섯으로 적지 않은 나이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현재는요.

[이창선/충남 공주시의원 : 대장암 수술해서 4기로 폐하고 간으로 전이가됐어요. 항암을 48번...]

이렇게 암 투병중이기도 한데 그런 그가 이렇게 나설 수 있었던 이유 들어볼까요.

[이창선/충남 공주시의원 : 저는 체육관도 했고 공주태권도 회장도 했고 공주태권도 회장도 했고 태권도 제자들도 많고 경찰서에 태권도를 사범으로했기 때문에 범인을 잡는 것을 가르치잖아요. 범인을 잡는 걸 알기 때문에 무서운 게 없더라고요.]

젊은 시절부터 태권도를 배우고 가르친 유단자 무도인 출신이었던 거죠.

공주경찰서는 오늘 이 의원에게 표창장을 수여했습니다.

그리고 이 의원은 사려 깊은 수상 소감도 밝혔습니다.

[이창선/충남 공주시의원 : 옷가지를 훔쳐 가는 걸로 봐서는 오죽했으면 가져가겠냐해서 오늘 경찰서장님이 포상금 주던데, 그 사람에게 옷을 사주고 싶은데…규정이 개인정보라든가 보복성 때문에 못 만나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동안 주로 전해드린 지방의회 소식은 감시의 사각지대에서 누려온 특혜라던가 갑질 등 부정적인 내용들이 많았는데요.

주민들의 손과 발이 되는 걸 넘어 수호자까지 되어 주는 지방의원 소식 이런 것도 전해드리는 날이 있네요.

다음 브리핑 < 선배 vs 후배 > 입니다.

경희대 국제캠퍼스 총학생회가 오늘 낸 성명서입니다.

고민정 의원, 경희대 98학번이죠.

왜 갑자기 후배들이 선배를 비난하고 나선 걸까요?

앞서 고 의원은 채용 시 출신학교를 지우도록 하는 이른바 '블라인드 채용법'을 발의하겠다며 이 제도가 필요한 이유로 자신을 예로 들었는데요.

경희대 수원캠퍼스를 졸업했지만 블라인드 채용 덕에 KBS에 입사했고, 지금의 자리, 국회의원이 됐다고 쓴 겁니다.

이 과정에서 수원캠퍼스를 경희대 '분교'라고 한 걸 후배들이 문제삼은 겁니다.

경희대 측에 물어보니 고 의원이 다닐 땐 분교의 성격이 강했던 건 맞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확인해보니 당초 두 개 지역에서 운영하는 '이원화 캠퍼스'를 염두에 두고 수원캠퍼스를 만들었고, 2007년 경희대 국제캠퍼스로 명칭을 바꾸고 2011년부턴 통합돼 본교, 분교 개념이 아예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재학생들은 고 의원이 모교의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굳이 분교라 칭해 불이익을 안겼다, 후배들을 블라인드 채용 제도가 아니면 취업조차 힘든 사람들로 평가절하시켰다, 이렇게 주장하는 겁니다.

졸지에 선배 대 후배 갈등 구도가 만들어진 셈인데요.

블라인드 채용 자체는 취업준비생들을 선입견 없이 능력만으로 평가하자는 제도입니다.

이를 법제화하는 건 국회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죠.

다만 고 의원이 이번엔 법안 홍보에만 너무 집중한 탓이었을까요?

'내가 나온 학교, 내가 겪은 일이니 편하게 말할 수 있다'는 생각을 쉽게 해버린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고 의원은 후배들로부터 수많은 항의 문자를 받았다고 했는데요.

이또한 열정아니겠느냐며 얼마든지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고 했습니다.

서로 오해가 있으면 풀고, 또 서운한 게 있으면 원만히 풀었으면 하네요.

오늘 백브리핑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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