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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철순 CP "'가짜 사나이'·'파이트클럽'…그냥 재밌는 걸 만드는 거죠"

입력 2021-11-15 16:38 수정 2021-11-1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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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트클럽' 스틸. '파이트클럽' 스틸.



"메시지요? 그냥 재밌는 걸 만드는 거예요"

웹 예능의 1인자 3Y코퍼레이션의 배철순 CP의 목표는 오직 '재미'다.

3Y코퍼레이션과 배철순 CP는 '가짜 사나이'와 '머니게임', 그리고 카카오TV를 통해 방송된 '파이트클럽'까지 손대는 것마다 모두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10대에서 30대까지 젊은 시청자들이 유튜브나 카카오TV 등 새로운 플랫폼에서 열광할 수밖에 없는 킬러 콘텐트를 연이어 제작해 웹 예능계의 1인자 자리를 꿰찼다. '가짜 사나이'에서 채널A '강철부대'가 나왔고, '머니게임'으로부터 MBC '피의 게임'이 생겨났다. 디지털 콘텐트 플랫폼을 넘어 TV까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막을 내린 '파이트클럽'은 14명의 참가자가 168시간 동안 합숙하며 상금 1억 원을 놓고 격투를 벌이는 무규칙 리얼 격투 서바이벌 예능프로그램이다. 누적 조회 수만 1500만을 넘어섰고, 매회 평균 300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유튜버였던 참가자 설영호가 진짜 로드FC 선수가 되는 등 뜨거운 화제성을 낳으며, '가짜 사나이'·'머니게임'의 뒤를 이었다.

이들은 지금도 원초적인 '재미'가 담긴 날 것의 콘텐트로 디지털 콘텐트 시장을 점령해 나가고 있다.

 
배철순 CP. 사진=카카오TV배철순 CP. 사진=카카오TV
-'파이트클럽'을 기획한 이유는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격투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팬인데도 유명 선수 두 명이 싸우는, 격투기 메인이벤트만 보고 있더라. '내가 왜 다른 경기를 챙겨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 사람들(선수들)을 모르니 보지 않게 된 것 같았다. 멋있고 화려한 싸움만 소비하는 게 아니라, 투박하더라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시청자로 하여금 몰입하게 하고 싶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가짜 사나이'와 '머니게임'의 후속작인데, 흥행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을 터다.
"앞선 작품들로 정말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다음으로 뭘 만들어야 할지 고민을 하던 차였다. 세 개의 작품이 모두 운이 좋았다. '가짜 사나이' 1편과 2편, 그리고 머니게임까지. 운이 좋아서, 여러 상황이 겹쳐서 흥행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또 어떤 기획을 해야 할지 부담감이 컸다. 레귤러한콘텐트를 만들어볼까 해서 연예인들과도 만났다. 그런데 내가 재미있어서 기획을 하는 게 아니라, 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하고 있다고 느껴지더라. 결국 내가 재밌는 걸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로드FC에서 연락이 왔다.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격투기 관련 콘텐트를 해줄 수 있냐'고 하더라. 격투기에 관심이 있어서 한번 기획해 보고 싶었다."

-1500만 누적조회수, 매회 평균 3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의 콘텐트로 성공을 거둔 이유를 무엇이라 생각하나.
"라이브형이라서다. 여타 다른 리얼 예능도 그렇겠지만, 우리 프로는 더욱더 연출이 없고 '노컷'으로 간다. 이 사람들의 감정이 진짜라고 느끼며 같이 호흡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시청자 분들이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어떤 과정을 거쳐서 기획이 완성되나.
"혼자 망상을 한다. 어떻게 하면 재미있을지 생각하면서 작가처럼 시나리오를 쓴다. 앞에 나서기 좋아해서 CP라는 직책을 달고 있는데, 소속 PD들이 모두 크리에이터다. PD들 앞에서 기획을 보여주며 동의를 받는다. 그렇게 디테일을 잡아가기 시작한다, 특히 '파이트클럽'은 전문 촬영팀을 고용해 새로운 시도를 해봤다. 영화 같은 연출을 예능에서 보여주고 싶었다."
 
배철순 CP. 사진=카카오TV배철순 CP. 사진=카카오TV

-남성의 취향을 저격한 콘텐트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는데, 어떤 방향성을 갖고 있나.
"2030 남자이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콘텐트가 아니면 솔직히 재미가 없다. 일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논다고 표현한다. 나조차도 남성적 성향을 띠고 있는데, 여성적 콘텐트를 하라고 하면 일이라고 느껴질 것 같다. (여성향 콘텐트 제작을) 시도할 생각이 없다. 그리고 타겟을 2030 쪽으로 가져가려고 한다. 2030 남성 쪽으로 최대한 가져가려고 한다."

-참가자를 어떻게 캐스팅했나.
"섭외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로드FC 커뮤니티에 공고글을 올렸는데 반응이 거의 없었다. '가짜 사나이'나 '머니게임'은 지원 메일이 수천통 왔었는데. 사실 반응이 없을 거라 예상하긴 했다. 격투기가 마이너한 부분도 있고, 직접 이런 프로그램에 나가서 싸우라고 하면 좀 그렇지 않나. 영화 '파이트클럽'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우리 프로그램 또한 무규칙 격투기 느낌이 강하다. 그 느낌을 가져가고 싶었다. 격투기도 격투기이지만, 스토리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참가자들의 밸런스를 맞춰 섭외하려 했다. 가령 체급이 크면 경력은 적은 사람, 체급이 작으면 경력이 많은 사람을 섭외했다."

-자극적인 콘텐츠이니 만큼, 연출에 주의했던 부분이 있나.
"사실 이 콘텐트를 마지막으로 제작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센) 강도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에 세 번까지 싸울 수 있다는 룰을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지 걱정했다. 그리고 안전을 가장 걱정했다. 아마추어들이 있기도 하고, 혹독한 일정을 소화해야 해서 안전에 가장 유의했다. 그런데, 나 또한 격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지 하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 강도 체크가 안 되더라. 격투기 유튜버들에게 메일을 보내서 '한번 만나달라'고 했다. 찾아가서 조언을 구했다. 김동현 선수에게도 찾아가서 기획에 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시청자 분들이 불쾌해하시지 않게, 거친 현장은 최대한 느끼실 수 있게 많은 공을 들였다."
 
'파이트클럽' 스틸. '파이트클럽' 스틸.

-날 것 그대로를 담아내 연출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장 연출이라는 걸 잘 안 한다. 현장에서 하는 건 사고가 안 나게 하는 것 정도다. '가짜 사나이'의 경우엔 교관들이 이끌어가는 콘텐트였다. (제작진은) 훈련 내용을 알지 못한다. '파이트클럽'은 승패를 설정할 수 없고, 처음 고지한 룰 안에서 바꿀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래서 '슛'에 들어가면 기도했다. 사고만 나지 말라고."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와 참가자를 꼽는다면.
"제일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2회다. 1회에선 많은 걸 보여드릴 수 없다. 참가자들과 콘텐트의 정체만 담았다. 그래서 2회가 사실상의 1회다. 참가자들의 긴장감과 첫 싸움, 감정이 잘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가장 좋아하는 참가자는 12번이었다. 전직 특수부대 출신인데, 어느 정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잘 예상하지 못했다. 발을 다친 상태에서도 싸울 수 있다고 하는 거다. 실제로 많이 아파했는데, 내일이 오니 또 나와서 이기더라. 그러다 어느새 우승을 했다.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나조차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참가자다."

-예상치 못한 상황도 있었나.
"촬영할 때 갑자기 날씨가 더워졌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것은 참가자들의 성향이다. 격투기를 하는 남자들이 거칠기만 한 것은 아니란 생각을 했다. 학교 폭력 가해자였다든가, 조직 폭력배 이런 사람들이 캐릭터는 좋을 수 있다. 그러나 시청자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으니 3차 검증을 거쳐 캐스팅했다. 그럼에도 호전적인 사람들이니 다툼이 많을 줄 알았다. 옥신각신하는 부분이 있을까 봐 걱정했는데, 그런 부분이 없어서 놀라웠다."
 
'파이트클럽' 스틸. '파이트클럽' 스틸.

-3Y코퍼레이션이 추구하는 재미와 메시지는 무엇인가.
"그냥 우리가 재미있는 걸 하자는 것이 목표다. 재미있는 생각을 하고 재미있는 걸 하고 싶다. 사람들이 뭘 좋아할지 계속 고찰한다. 그래서 회사 분위기도 평온하고 재미있다. 추구하는 재미와 메시지까지 생각하고 만들진 않는다. 그냥 놀듯이 일하고 있다."

-흥행에 대한 부담을 어떻게 극복하나.
"항상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 부담감이 매우 크다. 결국 내가 저지른 일이고 내가 한 거다. 내 팀이 한 것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지만 즐겁게 극복해나가려고 하는 것 같다. 한편으론 '실수를 한번 해야 한다. 망해봐야 한다' 이런 말을 하기도 한다. 성공 속에서 더 많은 걸 배우겠지만, 실패에서는 더 배운다. 한번 흥행에 성공하면 다음 것은 잘 안되고 이래야 하는데(웃음). 전작이 과분하게 많은 관심을 받아서 부담이 크다."

-준비 중인 콘텐트는 무엇인가.
"지금 촬영 중이다. '생존남녀'라고 12월 말 정도에 공개될 예정이다. 그간 해왔던 콘텐트 가운데 가장 여성향에 가깝다. 척박한 환경에서 5명의 남자와 5명의 여자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여준다. 여성 분들도 볼 이유가 있는 프로그램인 것 같다. '가짜 사나이'가 군대라는 소재로 남자들에게 친숙했다면, '생존남녀'의 경우 남성은 남성을 응원하게 되고 여성은 여성을 응원하게 되는 프로그램이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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