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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복귀 초읽기…윤석열·이준석, 당직 놓고 신경전

입력 2021-11-15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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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5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는데요.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 모두 참석해 김 전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를 공개적으로 요청했습니다. 다만 윤 후보 측과 이 대표는 주요 당직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데요. 박준우 마커가 관련 소식 '줌 인'에서 정리했습니다.

[기자]

국민의힘이 어제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인데요. 디지털 전문가들을 영입해 대선 준비에 나섰다는 홍보 영상입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했는데요.

드라마 속 프론트맨은 배우 이병헌씨가 맡았었죠. 패러디 영상에서는 이준석 대표가 프론트맨으로 등장했는데요. 프론트맨은 게임 진행을 총괄하는 역할입니다. 이 대표도 자신이 이번 대선판에서 '프론트맨'을 맡았다고 생각한 걸까요? 그렇다면 국민의힘판 오징어 게임의 최종 우승자는 윤석열 후보일 텐데요. 하지만 애석하게도 우승자인 윤 후보 앞에는 진짜 최최종 게임이 남아있습니다. 이제 윤 후보에게는 최최종 게임에서 키를 잡고 전략을 짤 사람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 대표와 윤 후보가 꼽은 원픽은 단연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었습니다.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인물, 프론트맨과 우승자 그리고 전략가 이렇게 세 사람입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정치 개혁뿐만 아니라 국가의 대개조가 필요한 시점에 또다시 우리 김종인 박사님께서 역할을 하셔야 될 때가 다가오고 있지 않는가…]

윤석열 후보, 오늘 열린 김 전 비대위원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을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모시기 위한 '러브콜'인데요.

윤 후보는 앞서 "김 전 위원장의 경륜과 의견을 존중해 선대위를 구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던 바 있죠. 김 전 위원장의 권한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방침인데요. 총괄선대위원장 산하에 분야별 총괄본부를 수평 배치하는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이제 남은 건 김 전 위원장의 오케이 사인 뿐입니다. 윤 후보, 오늘도 김 전 위원장 환심 사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그동안에 쌓아오셨던 경륜으로 저희들을 또 잘 지도해 주시고 잘 이끌어주시기를 부탁드리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정 이념이나 진영 또 정파에 갇혀있는 분이 아니라 늘 국민을 생각하는 실사구시의 철학으로 무장된 분이기 때문에…]

프론트맨도 우승자 지원에 나섰습니다. 이 대표는 자신이 잘 모시겠다며 김 전 위원장에게 구애의 손길을 뻗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많은 역할을 해주실 것이라고 확신하고 그리고 제가 또 최선을 다해서 보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드리겠습니다. 스승으로서, 동지로서 그리고 또 무엇보다도 저의 선임 당 대표로서, 어른으로서 잘 모시겠습니다.]

김 전 위원장, 줄다리기 밀당의 달인이죠. 일관적인 '씨니컬(Cynical) 모드'가 콘셉트입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그럴 계기가 되면 도와줄 수도 있고 그런 거죠. (선대위 출범은) 시간표도 모르고 내용도 모르고 아무것도 몰라요.]

킹메이커로 통하는 김 전 위원장의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가자 여권도 견제에 나섰습니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간 호흡이 잘 맞지 않을 거라고 재를 뿌린 건데요.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대표적인 게 박근혜 후보와 김종인 당시 위원장의 충돌이었죠. 그냥 나와버리셨지 않습니까? 저는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위원장이 그 궁합이 안 맞을 거라고 본 이유는 그것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거죠. 설사 선대위에 합류하셔도.]

한때 민주당에서 김 전 위원장과 대표와 원내대표로서 함께 손발을 맞췄던 적이 있는 인물이죠. 민주당 선대위 공동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우상호 의원입니다. 옛 상사인 김 전 위원장을 향해 합류하지 않는 게 현명하다고 직언했는데요. 한층 강경한 어조로 우승자와 전략가 둘 모두를 깎아내린 이도 있습니다.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이런 분들이 잘못 조언을 하면 나라가 엉터리로 가는데 윤 후보는 그걸 가려낼 수 있는 실력이 없어요. 참모도 그렇고 지도자도 무식하고 하면 어떻게 나라가 굴러가겠습니까.]

자칭 윤석열 잡는 매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입니다. 김 전 위원장의 후임으로 민주당 대표를 맡았었죠. 잠시나마 같은 편이었던 김 전 위원장에게 더욱 감정이 상한 것 같은데요. 윤 후보의 실언도 결국 김 전 위원장 탓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저는 그분의 정치 언행이 워낙 모순되어서 가까이한 적은 없어요. 얼마 전에 윤석열 후보자가 전두환 옹호 발언을 했지 않습니까. 김종인 씨의 조언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런 거 아닐까. 왜냐하면 김종인 씨가 딱 그 모델이거든요. 전두환 국부위에 참여를 했지 않습니까.]

외부의 적이 강하면 강할 수록 내부는 더욱 하나로 뭉치기 마련이지만요. 프론트맨과 우승자 사이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선대위 인선을 두고 파열음이 감지된 겁니다.

사무총장 자리가 갈등의 뇌관이 됐습니다. 윤 후보측이 이 대표에게 사무총장 교체를 요구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사무총장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건지?) 조금 지켜보십시오.]

앞서 윤 후보 측은 사무총장에 권성동 의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사무총장은 수백억원 규모의 대선자금을 관리하는 주요 당직입니다. 후보와 코드가 잘 맞는 인사를 앉혀야 한다는 것이 윤 후보 측의 논리입니다. 권 의원은 윤 후보의 죽마고우이자 경선 기간 캠프 총괄지원본부장을 맡았던 만큼 사무총장에 적합하다고 보고 있는데요. 급기야 "국민의힘 당직자는 이준석 대표를 통해 일괄사표를 내야한다"는 다소 격한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윤석열 캠프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던 김영환 전 의원인데요. 이 대표의 입김을 대폭 축소하기 위한 목적이겠죠. 이제는 이 대표가 더 이상 '프론트맨'이 아니라 '백업맨'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취지일 텐데요.

이 같은 기류를 의식한 걸까요. 윤 후보는 오늘 당초 참석을 예고했던 최고위원회의에 갑작스럽게 불참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최고위에 매번 나가야 되는 것도 아니고, 아시다시피 오늘 조찬 약속이 미리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최고위에 오늘 나가기 어렵다.]

이 대표 역시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심기가 불편할 때 꺼내는 이 대표의 무기, 바로 침묵입니다.

이 대표는 지난 8월 경선룰을 둘러싸고 당내 잡음이 일었을 때도 최고위 발언을 생략했는데요. 오늘은 통상 최고위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진행하는 백브리핑에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주요 당직을 교체해달라는 윤 후보 측의 요구가 언짢을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현재 한기호 사무총장을 임명한 뒤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 총장은 일단 이 대표에게 거취를 일임하기로 했다고 하는데요. 이 대표에게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서겠죠. 하지만 이 대표도 쉽게 물러설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사무총장 거취 문제라고 한다면은 저는 윤 후보와 어떤 상의도 한 바가 없다고 확실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후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자꾸 언론에 언급을 한다든지 하는 것 자체가 후보에게 부담을 주는 행위라고 봅니다.]

윤석열 선대위는 우선 이번 주 안에 정식 출범할 전망인데요. 전략가는 곧 위촉장에 사인을 하겠지만 우승자와 프론트맨의 기싸움은 막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김종인 복귀 초읽기…윤석열·이준석, 당직 놓고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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