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류세가 인하된 첫날입니다. 기름값을 내린 주유소가 있습니다. 정유사 직영 주유소, 알뜰 주유소가 그렇습니다. 반면에 일반 주유소 가운데는 재고분이 있어서 안 내린 곳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한 동네에서도 어떤 곳은 붐비고, 다른 곳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김서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차량 열 대가 도로 갓길에 꼬리를 물고 서 있습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알뜰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러 기다리는 차들입니다.
이곳의 휘발유 값은 리터당 1630원으로 어제보다 168원 싸졌습니다.
유류세 20% 인하분이 바로 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운전자 가운덴 오랜만에 '가득' 넣는다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김준환/서울 반포동 : 지금까지 기름값이 너무 비싸서 가끔씩 대중교통도 이용하고 그랬었는데, 오늘부터 유류세가 인하돼가지고 오랜만에 기름 넣으러 와서 기분이 상당히 좋습니다.]
가격이 내려갈 때까지 참고 안 넣었다는 운전자도 있습니다.
[윤종분/서울 신도림동 : 그동안 막 내려갈 때까지 참고 있었죠. 웬만하면 넣는데… 오늘 마침 지나가다 보니까 너무 반가워가지고…가격이 다운되니까 좋죠.]
아직 가격을 내리지 않은 인근의 일반 주유소는 사뭇 다른 풍경입니다.
600m 거리에 있지만,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0원 가까이 차이 납니다.
유류세를 내리기 전 사놓은 재고분을 원래 가격대로 팔기 때문입니다.
오늘(12일)부터 가격을 바로 내린 곳은 전국의 정유사 직영주유소와 공공기관·농협이 관리하는 알뜰주유소 2000여 곳입니다.
전체 주유소의 20% 수준입니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관리사이트 '오피넷'은 값을 내린 곳을 알아보려는 운전자들이 몰려 한때 접속이 늦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아직 인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겠다는 반응도 많습니다.
가격을 올리는 속도는 빠르고 내리는 건 느리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정유업에선 일반 주유소에서 기존 재고를 소진하고 가격을 내리기까지 1~2주 정도 더 걸릴 것으로 봅니다.
유류세 20%를 내린 조치는 내년 4월 말까지 유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