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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선균 "제2의 '기생충'·'오징어 게임', 韓서 계속 나올 것"

입력 2021-11-12 17:48 수정 2021-11-1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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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선균. 사진=애플TV+배우 이선균. 사진=애플TV+

배우 이선균(46)이 새로운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인 애플TV+와 함께 돌아왔다.

이선균은 지난 4일 공개된 애플TV+의 첫 한국 오리지널 콘텐트 'Dr. 브레인'을 통해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Dr. 브레인'은 홍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SF 스릴러 시리즈로, 천재 뇌 과학자가 죽은 사람의 뇌에 접속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작품이다. 이선균은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천재 뇌 과학자 고세원을 연기하면서 이유영·박희순·서지혜·이재원 등과 호흡을 맞췄다.

이 작품은 이선균에게 세 가지 의미로 다가온다. 먼저 김지운 감독과의 작업이 담겨 특별하다. '장화, 홍련'·'악마를 보았다'·'달콤한 인생'·'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밀정'을 통해 장르 영화의 대가로 불리는 김지운 감독의 첫 드라마에 주인공으로 낙점돼 호흡을 맞췄다. 그리고 '기생충' 이후 첫 작품을 선보인다는 의미도 있다. '기생충' 이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영화 개봉이 미뤄지며 이선균은 꽤 오랫동안 신작을 선보이지 못했다. 비로소 이번 작품으로 새롭게 시청자와 만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선균이 애플TV+의 첫 한국 오리지널 콘텐트의 얼굴이 돼 의미 있다. 이선균은 애플TV+를 통한 전 세계 시청자와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었다.
 
김지운 감독과 배우 이선균. 사진=애플TV+김지운 감독과 배우 이선균. 사진=애플TV+

-이번 작품의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김지운 감독님을 향한 믿음 때문이다. 존경한다.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다. 무감정의 역할이다 보니, (출연에 관해) 고민이 됐다. '톤앤매너'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고민했다. 사건을 따라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심각하게 톤을 잡고 가는 거로 결정했다. 감독님이 잘 디렉팅해주셔서 큰 문제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완성본을 본 소감이 궁금하다.
"1회를 봤더니 몰입감이 정말 좋았다. 김지운 감독님은 역시 장르물에 강하다는 걸 느꼈다. 애플 디바이스를 통해 고퀄리티의 화질과 음향을 경험하게 돼 정말 좋았다."

-캐릭터 구축을 어떻게 했나.
"다른 사람과 교감하지 못하는, 선천적으로 다른 부분을 가진 인물이다. 선천적인 기질만을 표현하기에는 (주인공이) 극을 많이 끌고 가야 하니 고민이 됐다. 감정도 약간 학습이 됐다고 생각했다. 우울하고 진중한 인물로 많이 접근했다. 그 사람이 가진 기질을 재현해낸다기보다는, 드라마의 '톤앤매너'에 맞는 캐릭터의 감정을 가지고 연기했다."

-애플TV+와의 작업은 어땠나.
"글로벌한 기업의 플랫폼을 통해 작품이 전 세계에 오픈된다는 것이 영광이다. 코로나19 시대이기도 하지만, 애플 관계자들이 한국에 없어서 온라인으로 커뮤니케이션했다. 그런 점이 새로웠다. 앞으로 이런 문화가 정착될 것 같다."

-애플은 넷플릭스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넷플릭스 같은 플랫폼을 통해 K콘텐트 작품이 큰 반응을 얻고 있다. 그게 너무 좋으면서도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애플만의 장점이 뭘까 고민해봤다. 넷플릭스는 플랫폼을 만들어 다방면으로 콘텐트를 퍼뜨린다면, 애플은 좋은 제품을 갖고 있고 이 기술을 같이 보급하는 거다. 그게 차이점 같다. 경험해보니 굉장히 좋다. 기술과 콘텐트를 같이 공개하는 느낌이다. (시청자가) 신기술을 많이 맛보실 수 있을 것 같다."

-김지운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김지운 감독님이 말이 많거나 다정다감한 스타일은 아니다. 감독님과 비슷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며 고세원을 연기했다. 쿨하고 멋지다. 디렉션도 간단히 잘 설명해줘서, 촬영 현장이 정말 좋았다."

-김지운 감독의 첫 드라마는 어떤 점이 다르다고 생각하나.
"감독님이 부담을 많이 느끼신 것 같다. 시간에 대한 부담, 어떤 엔딩으로 연결할지에 대한 부담. 이렇게 많은 분량의 컷을 찍어본 적이 없으니, 초반에 그런 고민을 저에게도 많이 이야기하시더라. (그러나 김지운 감독이) 시간 운용도 잘했고, 그 와중에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았다. 힘들다고 하지만 끝까지 책임감 있게 하더라. 후반 작업도 하나하나 다 신경 써서 훌륭한 작품이 나온 것 같다."
 
배우 박희순과 이선균. 사진=애플TV+배우 박희순과 이선균. 사진=애플TV+

-박희순과는 오랜 인연의 친구라고 알려졌는데.
"희순 형과는 (매체 연기를 하기 전) 공연을 두 작품이나 같이 했다. 인연이 20년 정도 됐다. 결혼 전엔 일주일에 네 번씩 만날 정도로 절친이었다. 동료라기보다 가족 같은 느낌이다. 어떤 단계를 지난 사이다."

-2007년 '하얀 거탑' 이후 두 번째 의학 드라마다.
"가끔 의사 가운을 입고 나오긴 하지만, 의학 드라마라고 생각하고 연기한 것 같진 않다. 기억 추리극, 범죄물, 미스터리, 그런 장르에 포커스를 두고 연기했다. 그런 장르를 많이 해보지 않아서 이번에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어느 순간 고세원이라는 역할이 맞기 시작하는 지점이 오더라."

-이 작품만의 차별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한국에 이런 소재의 드라마가 지금까지는 없었다. 또한, 김지운 감독님만의 장점이 장르의 극대화다. 추리극이지만, 서스펜스 같은 공포적 느낌도 잘 표현된 것 같다. 애플TV+에서만 볼 수 있는 기술력이 있다.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와 결합돼 느껴지는 몰입감이 크다는 것이 장점 같다."

-'기생충' 이후 선보이는 첫 작품인데, 부담이 되지는 않나.
"제가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는 위치는 아니다.(웃음) 부담을 느끼는 것은 오버인 것 같다. 봉준호 감독님에 이어 김지운 감독님까지, 좋은 감독님과 연달아 작품을 한 것이 영광이다."

-코로나19 직전 '기생충'이 있었고, 이후 급격하게 발전한 OTT 플랫폼의 작품으로 돌아왔다. 팬데믹으로 인한 변화를 가장 많이 느낄 것 같다.
"'기생충'이 한국영화사 100주년의 방점을 찍은 것 같다. 우연처럼, 아카데미를 다녀온 후에 한국에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했다. 엔터 산업뿐 아니라 모든 분들이 지금까지 힘들어하고 계신다. 많은 변화가 있다. 나 또한 영화를 촬영했지만 개봉하지 못한 작품이 두세편이다. 그 와중에 OTT가 극장의 역할을 대신 하면서 빈자리를 메워주고 있다. 그러면서 다양한 콘텐트, 다양한 소재의 드라마가 활성화됐다. 이건 굉장히 고무적인 일 같다. 그런데도 극장에서만 볼 수 있는 그런 작품의 장점이 있지 않나. 어서 "빨리 코로나가 사라져서 극장이 살아났으면 한다. 극장에서 보는 영화와 OTT가 공존하며 즐거움을 줬으면 좋겠다."
 
배우 이선균. 사진=애플TV+배우 이선균. 사진=애플TV+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 등 다른 OTT 플랫폼 작품을 본 적이 있나.
"'오징어 게임'은 기대하고 있던 작품이다. 배우진과 제작진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듣고 기대했는데, 기대만큼 재미있게 봤다. '기생충' 이후 한국 문화가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기생충' 뿐 아니라 방탄소년단과 같은 한국 문화가 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일까. 봉준호 감독님이 다이내믹 코리아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한국 콘텐트에는 역동적인 힘이 있는 것 같다. 이에 더해 한국 스태프,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일에 대한 책임감, 주인 의식이 한몫하는 것 같다. 좋은 콘텐트를 만들고 싶은 욕심과 책임을 갖고 있다. 앞으로 '기생충'이나 '오징어 게임' 같은 작품들이 더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봉준호 감독에게 이번 작품에 관해 이야기했나.
"봉 감독도 알고 있다. 저뿐 아니라 김지운 감독님과도 친분이 두텁다. 아직은 '보셨냐'고 물어보진 않았다."

-주변에서 애플TV+에 관해 어떤 반응을 보이나.
"'왜 한꺼번에 오픈하지 않느냐'고 화를 내더라.(웃음) 애플만의 독특한 문화다. 저도 애플에 있는 다른 콘텐츠를 다 못 봤지만, 좋은 작품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하루빨리구입하라고 꼬여내고 있다."

-좋은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부담은 없나.
"TV에 나와서 시청률로 평가받는 게 아니기 때문에,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가 성과 같다. 만족도를 많이 충족했으면 좋겠다. 보신 분들은 재미있다고 말을 많이 해주신다. 어떤 파이로 넓혀 가냐에 대한 싸움이다. 본격적으로 애플TV+가 스며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입소문이 스며들면 많은 분이 감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애플TV+와 넷플릭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넷플릭스 드라마를 제가 안 해봤다. 차이점은 정확히 잘 모르겠다. 애플TV+에서 한국 콘텐트를 처음 해봐서, 문화 자체가 다른 것 같다. 한국에서는 현장의 자율이 보장된다면, 애플TV+는 가까이 없지만 회의하고 컨펌하는 시스템 같더라. 그 차이가 처음엔 이질감이 있었다. 서로 알아가는 단계인 것 같다. 넷플릭스도 한국 콘텐트가 많아지며 (한국식 문화에) 정착한 것 같고, 애플TV+는 시작 단계다. 사람도 처음 만나면 다른 부분이 있듯이, 점점 가까워질 것 같다. 지금은 한국 드라마 찍을 때와는 약간 다른 면이 있다."

-새로운 플랫폼에서 연기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새로운 플랫폼의 드라마를 할 때는 후반 작업에 더 신경 쓰는 것 같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더 퀄리티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한국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많이 공개된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을 꼭 봐야할 이유를 꼽는다면.
"궁금증이 가장 큰 장점이다. 보시길 바란다. 재미있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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