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매주 버스를 타고 지역을 돌면서 민심을 듣는 행보를 하기로 했습니다. 바닥 민심을 훑으면서 지지율 반등에 나선다는 계획인데요. 오늘은 부인 김혜경 씨가 부상당시 구급차에 실려가는 CCTV 사진도 공개하면서, '가짜뉴스'에 정면 대응했습니다. 관련 소식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얼마 전 TV를 보다가 완전 제 스타일인 여자 연예인이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쟤 이름이 뭐야? 했더니 '로지'라고 합니다. 진짜 사람이 아니고 가상인간이라고 해서 두번 놀랐습니다. 3차원의 가상세계를 뜻하는 '메타버스' 가 화제죠. 그런데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오늘부터 '매타버스'를 탄다고 합니다. '메타버스'가 아니고 '매타버스'인데, '매주 타는 민심 버스'의 준 말이라고 하는데요. 이 파란 버스를 타고 매주 지역으로 가서 쓴 소리를 듣는다는 겁니다. 첫 행선지는 이번 선거의 스윙보터, 부동층이 많다고 하는 부산 울산 경남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지방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기회를 더 많이 잃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하는 것입니다. 낮은 곳을 조금씩이라도 전체적으로 올려야 우리 국민들의 전체적인 삶이 개선된다는 생각으로 듣고 또 듣고 또 듣겠습니다. 질책하시는 것 달게 받겠습니다. 지금까지 부족했던 것, 앞으로 철저하게 채우고…]
버스 안은 이렇게, 버스라기 보다는 방송 스튜디오 처럼 꾸며져 있는데요. 온라인으로 주민을 만나는 온라인 반상회 같은 것도 할 수 있게 돼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왠지 익숙하더라고요. 사실 3년 전 저희 JTBC가 민심버스의 원조거든요. 저작권료 오백원, 받아얄지 모르겠습니다.
[JTBC '뉴스룸'/(2018년 6월 11일) : 유권자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지, 기자들이, 저희들이 마련해서 운행 중인 '6·13 민심버스'를 타고 들어가 봤습니다. 네거티브 공방이 경기지사 선거전을 뒤덮으면서 정작 지역에 대한 정책 논의가 잘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서 저희 민심버스가 만나본 유권자들은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 후보, 현장 행보가 강점이죠. 현장을 직접 습격하듯이 방문을 해서 행정 지시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는데, 그때마다 화제가 됐습니다. 이 후보의 슬로건, '합니다 이재명'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까요.
이 후보가 직접 쓴소리를 듣겠다고 나선 이유, 아마도 지지율 때문일 듯 한데요. 11월 2주 차 NBS 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가 39%, 이재명 후보가 32%로 나타났습니다. 통상 30% 초반 지지율을 '박스권'에 갇혔다고 하는데요. 3명이 모였을 때 1명만 지지자라면,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뜻입니다. '컨벤션 효과'를 누리고 있는 윤석열 후보와 달리, 지지율 정체를 극복할 '한 방'이 없다는 점이 고민인 겁니다. 다만 같은 조사에서 경제정책을 가장 잘 할 것 같은 후보로는 이재명 36%, 윤석열 25%로 이 후보가 앞섰는데요. 이 후보가 연일 경제 정책을 내놓고 있는 이유라고 할까요. 다만 당정과 미리 상의해, 조율되지 않은 '불안한' 이미지를 떨쳐내는 건 숙제로 꼽힙니다.
송영길 대표, 이 후보의 정책 전폭 지지하고 있죠. "경쟁력이 있다" "지지율이 오를 거다" 지원사격에도 나섰습니다. 그러면서, 신 체커도 앞서 언급했지만 "BBK로 아무리 이명박 때 공격했지만 우리가 엄청난 표로 졌다"고 했는데요. '대장동' 의혹을 BBK에 빗댄 겁니다.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 의혹에도 불구하고 당선은 됐지만, 결국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옥고를 치르고 있죠. 후보를 이명박 씨에 빗대는 것, 그리 좋은 전략이 아니라는 건 송 대표도 알고 있을 듯 합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 9일 / 화면출처: MBC '100분 토론') : (이재명 후보는) 정치에서 추진력 있는 모습, 계곡 밀어버리고 이런 것들, 참 누구랑 스토리가 닮아 있어요. 저희 전직 대통령 중에 한 분, 민주당에서 항상 존경해 마지않는 이명박 대통령이랑 아주 동일합니다. 하지만 그거 하나만으로 개천용 스토리만으로 우리 국민들이 이제는 감동하는 시대는 지났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9일 / 화면출처: MBC '100분 토론') : 글쎄요. 나는 윤석열 후보에 대해서 뭐라고 디스를 안 했는데 굳이 이재명 후보를 이명박 대통령과…]
여기서 잠깐, 사실 공정 균형 품위를 내세우고 있는 저희 JTBC에서 바로 잡아야 할 부분이 있는데요.
[JTBC '정치부회의'/(어제) : 저나 신 체커, 백 반장은 MZ세대이기 때문에 어떤 성향인지 잘 알지만요. 세대가 갈리는 우리 조 멘토와 류 실장을 위해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MZ 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태어난 M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인데요. 시사상식이 좀 부족한 박 마커가 잘못 분류를 했습니다. 1980년에 태어난 조멘토부터 신체커까진 M 세대, 90년대 생인 백반장은 Z 세댑니다. 굳이 세대를 가른다면, 복국장과 나머지로 해야겠죠. 특히 저같은 경우는 별명이 '류민지'일 정도로 MZ세대가 확실합니다.
윤 후보 만큼이나 이 후보 역시, 2030, MZ 세대 표심잡기에 열심이죠. '청년 가상자산을 말하다' 간담회를 열고 가상자산 과세를 1년 유예 하고 공제한도도 더 높이겠다고 했습니다. 가상자산 투자자 대부분이 2030이라는 점에 착안한 겁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어제) : 우리 청년들이 자산 형성 기회를 다 잃어버리고 부동산이나 기존 자산 시장에서는 도저히 경쟁이 불가능하다 보니까 이런 새로운 시장 영역에 많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 길을 열어서라도 우리 청년들 또는 이 사회의 취약계층들이 독자적인, 새로운 투자 기회와 자산형성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다만 이 후보가 말한 우리 자체의 가산자산 시장 'K-코인'의 경우, 국가가 주도하는 새로운 가상자산인데요. 오히려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발행 주체가 달라지면 호환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존재하는 가상자산을 제도화 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는 정부 정책과도 충돌한다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잡 코인'이라고 깎아내렸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이재명 후보는 정부가 잡코인으로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겠다고 합니다. 차라리 '이재명 헛소리 NFT'를 발행하면 재미라도 있고 시장 가치도 있을 겁니다.]
이 후보, 며칠 전 부인 김혜경씨가 다쳐서 "죄송함을 무릅쓰고 아내 곁에 있고 싶다"고 하루 일정을 취소했었죠. 온라인에선 이 후보의 폭행 때문이라는 루머가 돌았습니다. 이 후보 측은 네티즌 두명을 고발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죠. 오늘은 당시 구급차 CCTV를 공개했습니다. 부인 김씨가 침대에 누워있고, 연두색 옷을 입은 이 후보가 손을 꼭 잡고 있죠. 들것에 실려 차에 타는 모습을 지켜보는 모습도 담겼습니다. 배우자 실장인 이해식 의원은 "실신해 열상을 입은 부인을 구급차에 싣고 가는 심정이 어땠겠냐"고 쓰면서 "페밀리스트"라는 해시태그를 달았습니다. 가족이란 뜻의 '패밀리'와 '페미니스트'의 합성어인 듯 한데요. 이 후보와 30년 지기인 정성호 의원은 두 사람 사이에 금슬이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성호/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총괄특보단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제가 이재명, 김혜경 부부를 안 지가 저도 한 30여 년 가까이 되지만 굉장히 좋은 사이고 우리 김혜경 사모가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입니다. 그게 배우자로서의 어떤 책임감, 사명감이 크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하지만 그러니까 (이 후보가) 사실 마음에 부담이 늘 많은 거죠, 사실은.]
이 후보의 오늘 행보 좀 더 살펴보면요. 존 오소프 미국 상원의원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또다시 본인의 역사 인식을 드러냈습니다. 한일 합방과 을사조약이 가능했던 이유, 미국이 승인했기 때문이라고 한 건데요. 일종의 '반미' 정서를 드러낸 셈입니다. 넉달 전엔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서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면서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되지 못했다"고 한 적이 있죠. 이 후보의 역사 인식, 국민의힘과는 분명히 선을 긋겠다는 취지로 보이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일본에 한국이 합병된 이유는 미국이 가쓰라-태프트 협약을 통해서 승인을 했기 때문이고 결국에 나중에는 분단도 역시 일본이 분할된 게 아니라 전쟁 피해국인 한반도가 분할이 되면서 전쟁의 원인이 되었다는 점에서는 사실 전혀 부인할 수 없는 객관적 사실들은 있는 것이죠.]
부인 김혜경 씨의 배우자 실장을 맡고 있는 이해식 의원은 CCTV 외에도 119 구급일지 등을 추가로 공개했는데요. 소방서가 구급대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온라인 상 루머 역시 '가짜뉴스'라고 했습니다. 이 후보의 '매타버스' 타기, 바닥 민심 훑기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요?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민심 훑는 이재명, 지지율 반등할까…김혜경 손 잡은 CCTV 공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