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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르만로맨스' 김희원 '방탄유리'부터 '찌질남'까지…진정한 천의 얼굴

입력 2021-11-12 15:40 수정 2021-11-1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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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김희원'

배우 김희원이 '장르만 로맨스'를 통해 또 한번 연기 변신에 나선다. 이번에는 모든 것에 서툴고 보기만 해도 답답한 '찌질남'으로 돌아왔다.

김희원은 영화 '장르만 로맨스(조은지 감독)'에서 친구 앞에선 소심하고 연인 앞에선 부족함 투성인 순모 역을 맡았다. 많은 사람들이 김희원을 '아저씨'의 '방탄유리남'으로 기억하는 만큼 지금껏 험상궂은 역할을 도맡아 발군의 연기실력을 보여준 그이지만, '장르만 로맨스'에서는 180도 다른 캐릭터로 매력을 발산한다. 특히, 능청 연기의 달인이라 불리는 류승룡, 오나라와의 찰떡 호흡으로 역대급 폭소를 유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희원의 작품 활동은 코로나19 시국에도 왕성했다. 지난해에만 '이웃사촌' '담보' '국제수사' 등 주연으로 참여한 작품이 세 편이나 개봉했고, 올해에는 140만명을 돌파한 '보이스', 여기에 '장르만 로맨스'를 통해서도 관객을 만난다. 뿐만 아니라 tvN 예능 '바퀴 달린 집'은 시즌3를 론칭할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매 작품 남다른 연기 스펙트럼으로 전혀 다른 얼굴을 연기하는 김희원. 이번 '장르만 로맨스'에서도 기대 이상의 김희원을 확인할 수 있다.

-촬영을 마친 소감이 궁금하다.
"배우들부터 감독까지 모두 다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류승룡과 오나라는 정말로 착한 사람들이다. 조은지 감독은 말할 것도 없다. 싫은 소리 절대 못 하는 따뜻함이 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들을 많이 건진 느낌이다."

-결과물도 만족스러운가.
"먼저 보신 분들은 '따뜻한 분위기의 영화가 나왔다'고 말씀해 주시더라. 그건 아마 만든 사람들이 다들 착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어땠나.
"조은지 감독에게 '이거 예술영화냐'고 물었다. 전혀 코미디답지 않았고 무거웠다. 심오한 주제를 던지는 것 같았다. 위트는 약간 있는 정도였다. 굉장히 독특하게 다가왔지만 그만큼 걱정도 앞섰다. 조은지 감독이 '밝게 만들겠다'고 강력하게 말해줘서 믿음이 생겼고, 작품을 하게 됐다."


-심오하다고 느낀 이유는 무엇인가.

"사랑, 우정 이런 것들에 본질이 있지 않나. '장르만 로맨스'는 그런 것들의 본질을 생각하게 하고, 결국에는 각자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영화다."


-'찌질남' 순모 역을 맡았다. 실제의 김희원 모습과 얼마나 닮아 있나.
"순모처럼 나 역시 실제로 섬세한 부분이 꽤 많다. 좋게 말하면 그렇고 사실은 사는 게 좀 피곤한 스타일이다. 조금이라도 지저분한 건 잘 못 참는다. 그날 했던 이야기는 잠들기 전에 항상 떠오르고, '왜 이렇게 바보 같았을까' 항상 내 자신을 후회한다. 싱크로율로 따지면 60% 정도 되는 것 같다. 물론 연애할 때는 조금 다르다. 절대 울지는 않는다."

-오나라와의 호흡은 어땠나.
"오나라는 사람 자체가 워낙 사랑스럽고, 또 맡은 캐릭터까지 사랑스럽다 보니까 나도 거기에 빠져서 연기했다. 극중 오나라는 남자 같고, 반면 나는 여리여리하다. 오나라의 리드에 맞춰 촬영에 임했다."

-앞서 류승룡이 인터뷰에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질투난다'고 언급했는데.
"오나라와 이야기하고 있으면 류승룡이 괜히 다가와서 장난치더라. 질투를 하는 건지, 뭔지. (웃음) 실제로 질투했다면 아마 지금은 안 보는 사이가 되지 않았을까."


-류승룡과의 합은 잘 맞았니.
"류승룡이란 배우는 사람이 참 깊다. 항상 차를 마시고, 아재개그를 섞으면서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연기를 30년 넘게 한 사람인데 그만큼 깨달음이 많은 것 같다. 굉장히 가정적이기도 하고. 어떻게 사는 게 좋은 건지 몸소 보여주는 사람이다.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김희원''김희원'
-'아저씨' 등 악역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착하고 귀여운 캐릭터를 의도적으로 선택한 것은 아닌지.
"그것보다는 그냥 한 가지만 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최대한 다양하게 하려고 한다. 가끔은 선한 이미지로 변하고 싶을 때가 있긴 한데, 그렇다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것 같지도 않다. 모든 건 받아들이신 분들의 몫이다. '바퀴 달린 집'이 내 이미지를 바꿔준 것도 있고, '불한당'도 많은 분들이 사랑해 줬지만,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의도적으로 작품을 선택한 적은 없다."

-지금껏 맡았던 역할 중 김희원과 가장 비슷한 역할은 무엇인가.

"'아저씨'의 모습은 일단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내 모습도 아니다. '바퀴 달린 집'에서 소탈하게 웃는 모습. 그것도 내 본 모습은 아니다. 난 항상 짜증이 나 있는 상태다. 감독님이 편집을 잘해줘서 잘 포장됐다. 그리고 이번 '장르만 로맨스'에서 찌질하게 우는 모습. 그것도 나 아니다. 연애하면서 울어본 적이 없다."


-그럼 김희원은 어떤 사람인가.

"(웃음) 사실 늘 짜증이 나 있는 사람이다. 별로 즐거운 일도 없고, 다 귀찮다. 그게 나의 90퍼센트 이상의 모습이다."


-위드 코로나 속 영화가 개봉된다. 기분이 남다를 것 같은데.
"최근에 백신 2차 접종한 사람들만 모여서 보는 상영관에서 영화를 봤다. 이제는 팝콘도 먹게 해주더라. 치료제가 나오고 있다는 기사도 봤다. 이렇게 계속 살 수는 없다. 각자 조심하고 방역에 최선을 다하면 괜찮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목표로 잡고 있는 관객수 그리고 공약 같은 것이 있나.
"공약을 못 걸겠다. 예전에는 '500만 가면 뭐 하겠다' 쉽게 말했다. 근데 이제는 꿈의 숫자다. 그저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고 무사하게 그리고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극장에 가서 많은 사람이 영화를 봤는데도 단 한 명의 확진자가 안 나와서 '영화관이 안전한 곳이구나'라는 인식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출발을 '장르만 로맨스'가 알릴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김희원''김희원'

박상우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woo1@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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