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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위어 걷지도 못해"…우한 실상 알린 中기자 석방 요구 봇물

입력 2021-11-11 18:12 수정 2021-11-1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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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잔(?展)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셨나요? 코로나 19 발생 초기 봉쇄된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실상을 전했던 인물인데요. 30대 후반의 변호사인 그녀는 지난해 2월 우한에 들어가 현장을 직접 찍고 취재했습니다. 그녀가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바깥세상으로 전한 영상 기록은 모두 120여개. 하지만 지난해 5월 14일 영상을 마지막으로 중국 공안에 체포됐습니다.
지난해 5월 유튜브를 통해 중국 우한의 실상을 알리는 장잔의 모습(좌)과 같은 해 12월 상하이 법정에 선 모습(우). 〈사진=장잔 유튜브ㆍ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FRI) 트위터 캡처〉 지난해 5월 유튜브를 통해 중국 우한의 실상을 알리는 장잔의 모습(좌)과 같은 해 12월 상하이 법정에 선 모습(우). 〈사진=장잔 유튜브ㆍ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FRI) 트위터 캡처〉
그녀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해 12월 말 법정에서입니다. 상하이 푸둥 신구 인민법원은 "싸움을 걸고 문제를 일으켰으며 사실을 왜곡하고 거짓 정보를 유포했다"는 혐의로 장자에게 징역 4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홍콩의 반중 매체로 올해 폐간된 '빈과일보'는 이때 장잔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체포된 지 반 년 만에 안타까울 정도로 쇠약해진 모습이었습니다.

그녀는 체포의 부당함을 주장하면서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가족들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장잔의 키가 177cm인데 몸무게가 40kg까지 떨어졌고, 지난달 화상 면담 때는 건강 상태가 더욱 나빠져 스스로 걷지도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갖춘 국제앰네스티와 국경없는기자회(RSF)등은 그녀의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전 세계 네티즌이 온라인에서 그녀의 이름을 태그하며 소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와 태국 등에서는 오프라인 시위도 확산 중입니다.

미국 국무부도 현지시간 8일 대변인을 통해 "장잔의 건강이 우려된다"면서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명확히 선을 그었습니다.

"중국은 내정과 사법 주권에 대한 어떤 간섭도 단호히 반대한다."
- 현지시간 10일,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

장잔의 석방을 촉구하는 사람들은 "그녀를 옥중에서 죽게 내버려 둘 수 없다"며 중국의 인권 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를 이야기합니다.
중국의 인권 운동가로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류샤오보. 〈사진=로이터〉중국의 인권 운동가로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류샤오보. 〈사진=로이터〉
류샤오보 역시 원래는 변호사로 중국 반체제 운동을 이끈 인물인데요. 2009년 국가전복선동 혐의로 11년형을 선고 받아 수감됐습니다. 옥중에서 간암 판정을 받고 가석방 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2017년 7월 숨을 거뒀습니다. 2010년 그가 감옥에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됐을 때도 국제사회는 "즉각 석방"을 촉구했지만, 중국의 답은 이랬습니다.

"이 문제를 놓고 누구도 어떤 방식으로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에 반대한다. 일부 외국 정치인들이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은 것은 중국 사법제도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다."
- 2010년 10월, 마자오쉬 당시 중국 외교부 대변인

그 후 10년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중국의 입장은 류샤오보 때와 똑같습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장잔은 당장 의료 조치를 받지 않으면 죽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 당국이 그녀를 석방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압박이 절실하다"고 호소했습니다. 더 늦기 전에 그녀의 이름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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