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당장 주유소들은 기름 탱크를 못 채울까 걱정합니다. 주유소까지 기름을 나르는 '탱크 로리'의 발이 묶이게 생겼기 때문입니다. 자가용들이 기름을 못 넣어서 멈출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옵니다.
서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주유소, 12일 유류세 인하를 앞두고 걱정이 생겼습니다.
지금 한창 주유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사실 탱크에는 3400리터밖에 기름이 없습니다.
4만리터 담을 수 있는 탱크인데 최저수준만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휘발유 탱크 3개를 다 합쳐도 55개드럼, 1만1000리터 정도입니다.
탱크 3개가 꽉 찼을 때의 10%도 안 됩니다.
[주유소 관계자 : 여기 남은 양이면 (탱크 하나당) 하루, 하루 반 (쓸 수 있어.) 12일 날까지 쓸 것만 재고를 남겨놨지.]
유류세를 내린 뒤에 기름을 받으려고 기름탱크를 비워뒀지만, 지금으로선 기름을 채울 수 있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기름을 나르는 탱크로리는 요소수를 넣는 경유차인데, '요소수 대란'으로 발이 묶이게 생겼기 때문입니다.
[김문식/전 한국주유소협회장 : 요소수 가격으로 많이 들어가 버리니까 차라리 (탱크로리) 운행을 안 하는게 낫다는 생각을 하는 거죠. 해봤자 요소수 값으로 다 들어가 버리니까…]
업계에서는 당장은 버틸 수 있지만, 길어지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입장입니다.
[정유업계 관계자 : 주유소에서 기름을 못 파는 상황이 생길 수가 있죠. 요소수 상황이 여기라고 비켜가지는 않는 거죠.]
석유를 만드는 정유공장도 요소수가 모자랍니다.
원유를 휘발유나 경유로 정제하는 설비에 '산업용 요소수'가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한 달 치 요소수를 비축해 대비하고 있다"면서 "공장이 멈추는 게 지금 업계에 당면한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석유유통협회는 정부부처에 '기름 대란'을 막기 위해 요소수 우선 공급 대상을 정할 때 탱크로리 정유차도 넣어달라고 건의했습니다.
정유업계는 일단 공장가동률을 낮춰서라도 요소수를 아껴쓰겠다는 방침입니다.
(영상디자인 : 김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