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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광주 찾아 '전두환 발언' 사과…시민단체 '항의'

입력 2021-11-1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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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오늘(10일) 광주를 방문했습니다. 경선 당시 '전두환 옹호' 발언과 연이은 '개 사과' 논란으로 광주 시민들의 분노를 샀었죠. 윤 후보는 조금 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는데요. 호남 민심 돌릴 수 있을까요. 관련 내용 국회 상황실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대선 후보로 결정된 뒤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한 언론사 주최 행사에선데요. 어제는 이 후보가 부인 김혜경씨의 병 간호를 하느라 행사에 불참했죠. 오늘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불참해 정의당 심상정 후보까지 세명이 만났습니다. 이 후보와 윤 후보, 얼굴은 웃고 있었는데, 대화에선 신경전도 느껴졌습니다.

이 후보는 앞서 윤 후보에게 1대 1 회동, 주 1회 토론을 제안했었죠. 윤 후보는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는데요. 이 후보는 오늘 또다시, 만남을 제안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존경하는 우리 윤석열 후보님도 계신데, 우리가 정부가 해야 될, 또 정치가 해야 될 일들에 대해서 새롭게 한번 논쟁해 보고, 우리가 합의할 수 있는 일들, 다투지 않고 꼭 해야 될 일들을 한번 같이 의논할 수 있는 그런 자리를 한번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말씀드립니다.]

민주당 이소영 대변인은 "이 후보가 '여러 사람을 거치면 오해가 생길 수 있으니 직접 대화하자'고 귓속말을 했고, 윤 후보는 고개를 끄덕였다"며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했습니다. 반면 윤 후보 측 권성동 비서실장은 "국면 전환용 꼼수"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비서실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여야 후보가 주 1회 정례회동 한 전례도 없고요. 왜 정례회동을 해야 되는지 그 이유조차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대장동 게이트라는 수렁에 빠져 있는 이재명 후보가 이를 벗어나기 위한 소위 말하면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꼼수다…]

그리고 오늘 윤 후보는 중요한 숙제를 하러 갔죠. 광주 5.18 민주묘역을 참배하러 간 겁니다. 내일 목포 김대중 도서관과 김해 봉하마을까지 방문하는 1박 2일 일정인데요. 윤 후보, 경선 막판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곤욕을 치렀죠. 결국 사과라고 할까요, 유감이라고 할까요. 암튼 표현을 했는데요.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달 19일) :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는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달 21일) :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합니다.]

캠프에서는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리면서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 받았죠. 이른바 '개 사과' 논란에 윤 후보는 다시 고개를 숙였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달 22일) : 국민들께서 이렇게 (조롱으로) 생각할 수 있는, 그런 타이밍에 (사진이) 올라간 것에 대해서는 그게 전부 제가 챙기지 못한 제 탓입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국민들께 사과드리고…]

윤 후보의 광주 방문과 사과, 시민들은 받아들였을까요. 방금 전 4시 20분에 5.18 민주 묘역에 도착했는데, 시민들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습니다. 새코너 <이시각 윤석열>에서 현장 상황 잠깐 보시죠.

오늘 광주는 간간히 실비가 내리는 날씨였습니다. 우비를 입은 시민단체 회원들은 어제 밤부터 묘역 앞에서 농성을 하면서 윤 후보의 방문에 항의했는데요. "가짜사과 필요 없다, 광주에 오지마" 라고 쓰인 피켓을 드는 가 하면, 학살자를 찬양한 윤 후보가 '전두환과 다를 게 없다'고도 했습니다. 현장 소식 들어가서 더 얘기해보도록 하고요.

사실 윤 후보, 앞서 7월에 5.18 민주묘역을 참배했을 때는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는 데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7월 17일) : 광주의 한을 자유민주주의와 경제 번영으로 승화를 시켜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내려왔습니다만 참배를 하면서 보니까 저 스스로도 아직도 이 한을 극복하자고 하는 그런 말이 나오질 않습니다. (울지 마세요!)]

이후 석달 뒤에 문제의 '전두환 옹호' 발언이 나온 건데요. 경선 당시 국민의힘의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한 의도적 발언이었을까요. 하지만 전두환 씨에 대한 사회적·역사적 평가, 이미 내려진 상태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노태우 전 대통령이 고인이 된 후, '국가장' 논란이 일면서, 전씨에 대한 국민들의 마음이 더 확실해졌죠. 전직 대통령인 전씨를 나중에 국가의 이름으로 장례를 치러선 안 된다는 여론이 53.8%로 과반 이상이었습니다. 5.18 단체들에선 윤 후보의 오락가락하는 발언에 더 상처를 받았단 얘기도 나왔습니다.

[조진태/5·18기념재단 상임이사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특히 5·18 묘지 희생자들이 안장돼 있는 묘지에 오셔서 비석을 어루만지고 그다음에 방명록에 5·18정신을 잇도록 하겠다, 잊지 않도록 하겠다. 이런 걸 남기신 분이에요. 한편으로는 약을 주고, 돌아서서는 뒤통수를 강하게 후려친 그런 감정이 훨씬 더 깊이 지금 남아 있는 거죠.]

경선 당시 윤 후보 측에선 '계란 세례'까지 각오하고서라도 광주를 가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는데요.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지난 2일) : 아, 저는 뭐. 계란 세례 맞더라도 가야 된다. 이런 말씀을 드린 거고요. 시기는 뭐 가급적 빨리 가야 된다고 생각을 했는데…]

광주에서는 이런 발언에 오히려 '계란 맞으러 일부러 오는 거냐' 비판이 나왔습니다. 과거 정치인들이 계란을 맞거나, 커터칼 테러를 당하면서 오히려 동정 여론을 사고 지지율이 오르는 경우들이 있었죠. 지지층 결집을 위해서 5.18과 광주 시민들을 이용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입니다.

[이용섭/광주광역시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2019년인가요, 그때도 5·18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극우 성향의 단체들이 여기 금남로와 5·18묘역 일대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했거든요. 어떤 정치인들은 비판받고 탄압받는 모습을 보여서 다른 쪽에서 정치적 이득을 보려고 하는, 그런 걸 노리는 분들도 있어요. 그래서 때론 그런 돌출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죠.]

이번 윤 후보의 광주 방문 때도 일부 시민 단체들은 '계란' 대신 '썩은 사과'를 주겠다고 벼르기도 했었는데요. 이용섭 광주 시장은 "진정성 있는 사과와 역사왜곡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를 약속해야 한다"고 윤 후보의 광주 방문에 전제를 달았습니다.

국민의힘은 앞서 호남에 많은 공을 들였었죠. 선거를 앞둔 표심 잡기 수준이 아니라, 역사에 대한 반성, 미래와 통합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려고 노력했습니다. 국민의힘의 변화를 보여주려는 거죠. 윤 후보의 행보가 앞선 노력들을 헛되게 하는 건 아닌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김종인/당시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지난해 8월 19일) : 참회와 반성이 오늘의, 호남의 오랜 슬픔과 좌절을 쉬이 만질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6월 14일) : 광주 시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그런 언행이나 이런 것에 대해서 저희 국민의힘은 김종인 위원장 체제하에서 많은 반성을 했고 그 기조는 새로운 지도부에서도 이어질 것이다. 다시 우리 당에서 광주 시민을 마음 아프게 하는 일이 없을 것이고…]

윤 후보로 결정된 이후 국민의힘의 고민, 바로 민지, MZ 세대, 2030 표심을 잡는 겁니다. 앞서 이준석 대표의 당선 이후 국민의힘에 기대를 걸었던 2030 세대들, 홍준표 의원을 지지했다가 대거 빠져나갔다는 거죠. 윤 후보로는 정치적 효능감, 즉, "나를 대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겁니다.

[정모 씨/국민의힘 탈당 당원 (30세) (JTBC '뉴스룸' / 어제) : 더 많은 국민들께서 홍준표 후보를 선택했는데 (민심을) 역행을 해서 이렇게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그 모습이 너무나 구태의 본질이다…]

[정모 씨/국민의힘 탈당 당원 (30세) (JTBC '뉴스룸' / 어제) : 청년들하고 밀접한 부분만 얘기를 드리면 주 120시간 노동… 단순하게 생각해 봐도 주 52시간제를 하네 마네 했는데 주 120시간을 어떻게 도입하겠어요. 두 배가 넘는 시간을.]

경선 이후 국민의힘 당원 수, 변화가 좀 있었죠. 2910명이 탈당하고 6846명이 입당했습닌다. 탈당자 중 2030은 2107명이고 입당자 중 2030은 1704명이라고 하는데요. 숫자만 보면, 탈당자 보단 입당자가 많긴 합니다. 하지만 어렵게 얻은 2030의 지지, 특히 당비를 내는 진성, 책임 당원들이 발길을 돌린다는 것, 당 대표 입장에서는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신호겠죠. 이준석 대표, '역선택' 운운 하며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하려는 당 내 인사들, 콕 찍어서 김재원 최고위원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허위 자료로 잘못된 정보를 뿌리고 있다는 겁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원래 후보가 되면요, 컨벤션 효과 때문에 당원 가입이 급증해야 됩니다. 그런데 지금 전혀 그런 걸 누리지 못하고 오히려 김재원 최고가 또 어제 방송 나가서 허위 이야기를 했지만 일반당원과 선거인단 당원을 합치면 순손실입니다. 지금 저희가.]

김재원 최고위원, 앞서 "40명 쯤 탈당했다"는 발언으로 비판을 산 건데요. 2030 탈당자, 2107명과 40명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40명' 발언은 잘못을 인정했지만, 경선이 끝나면 그동안 붐업됐던 당원들이 자연스럽게 빠져나간다고 다시 반박했습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경선이 끝나면 통상적으로 뭐 한 주 내지 한 달 내에 10% 내지 20%가량이 이제 당을 나갔거든요. 그분들은 사실 이제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서 (잠시 들어왔다가) 이것은 우리 당뿐만 아니라 민주당도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 않거든요.]

국민의힘의 또다른 고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선대위 합류 문제인데요. 김 전 비대위원장과 가까운 이준석 대표는 "윤 후보와의 공감대도 있다"고 반기고 있지만요. '자리사냥꾼, 파리떼' 등 발언에 당내에선 공개적으로 비판이 나왔습니다. 윤석열 후보의 광주 5.18 묘역 방문 소식까지 들어가서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윤석열 광주행 '전두환 발언' 사과…국힘 '2030 탈당' 공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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