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백신을 맞을 때마다 온몸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심하면 쇼크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죠. 그런데 접종 증명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한 한 번은 백신을 맞아야 합니다.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접종을 해야 되는 상황인데, 왜 이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윤영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30살 A씨에게 백신 접종은 말 그대로 공포입니다.
3년 전 독감을 크게 앓은 뒤 백신을 맞았다가 호흡곤란을 겪었습니다.
지난해엔 피부질환으로 먹은 항생제 때문에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습니다.
주사를 맞을 때마다 전신 알레르기 증상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A씨/아나필락시스 질환 보유 : 복통이 새벽에 너무 심해서 (잠에서) 깨서 바닥에 구르듯 (상태가) 너무 심하다가 갑자기 온몸이 부었어요. 목숨에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그런 공포도 심하고…]
병원에서 일하기 때문에 그래도 백신을 맞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접종센터에선 생명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며 돌려보냈습니다.
이유가 있어 맞지 못한 거니 방역패스도 예외가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습니다.
접종 증명을 받으려면 백신을 맞고 나서 아나필락시스 같은 반응이 나와야 한다는 이유였습니다.
[A씨/아나필락시스 질환 보유 : 일상생활에서의 제약이 이제부터 더 걸릴 것을 생각하니까…그러면 목숨을 걸어서라도 맞으란 말인가? 그런 생각이 들죠.]
의사 소견서도 소용이 없습니다.
[천은미/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접종 후) 중환자실에 들어가거나 아주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과거에 아나필락시스가 왔던 분이라면 백신패스를 부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예외는 제한적으로만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김유미/중앙방역대책본부 접종증명TF 팀장 :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접종 이상반응에 대해서 관찰한 다음 건강상 예외를 넓힐지 여부는 계속 검토해 나가겠습니다.]
현재 접종 예외를 인정받으려면 코로나19에 걸렸다 나았거나 1차 접종 후 중증 이상반응, 혈전증, 심근염 등이 발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