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에서 팔리고 있는 화장품 성분을 조사해보니 조사한 제품 절반에서 몸에 해롭다고 알려진 '과불화 화합물'이 나왔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 물질을 화장품에는 아예 못쓰게 하는 쪽으로 논의가 되고 있지만 얼마큼을 써야 몸에 얼마나 나쁜지 같은 정확한 기준이 아직 없습니다.
박상욱 기자입니다.
[기자]
화장품은 그야말로 필수품 입니다.
자외선 차단제도, 립스틱도, 파우더도 매일 같이 쓰는 겁니다.
여기에 유해물질이 들어 있다면 어떨까.
[차유림/경기 부천시 원종동 : 확실히 꺼려질 거 같아요. 내 피부에 바르는 건데 좋은 성분은 아니니까…]
[안서진/서울 신림동 : 꺼려질 것 같지만 그래도 화장은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사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팔리고 있는 화장품 20개 제품을 조사했더니 10개에서 PFAS라고 불리는 과불화화합물이 나왔습니다.
립스틱 같은 입술에 바르는 제품 3개에선 모두 검출됐고, 자외선 차단제는 5개 가운데 4개, 파우더와 팩트 제품은 5개 중 2개에 들어있었습니다.
검출농도는 제품마다 차이가 컸습니다.
과불화화합물은 프라이팬 코팅제나 자동차 표면처리제 등에 쓰이는 물질 입니다.
하지만 사람 몸 안에 쌓이면 암을 초래하거나 장기를 손상시킵니다.
[정미란/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국장 : (과불화화합물은) 몸에 잔류하기 때문에 태아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전이가 될 수 있는 화학물질입니다. 그런 성분이 화장품에 들어 있다는 것 자체, 이게 아직까지도 규제되지 않고 계속해서 쓰이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미국도 지난달, 과불화 화합물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유럽연합도 내년 말까지 화장품에 과불화 화합물의 사용을 금지하도록 관련 규정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다만, 검출량이 사람 몸에 얼마나 나쁜지는 연구를 더 해야 합니다.
전세계적으로 아직 위험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어떻게 대응할지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