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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2가지 고민…MZ표심 잡기와 선대위 재구성

입력 2021-11-09 18:22 수정 2021-11-1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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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이준석 대표에게 비단주머니 2개를 받았죠. 2030세대의 표심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그리고 선대위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짚어봅니다.

[기자]

제임스 본드가 투시 안경으로 상대의 옷 속을 살펴보는 장면이죠. 몸 어디에 어떤 무기를 지녔는지 스캔하는 건데요. 저도 오늘(9일)은 저 투시 안경이 필요한 날이었습니다. 물론 007과는 다른 목적입니다. 바로 이 주머니 속에 뭐가 들었는지 알아보고 싶었기 때문인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지난주 토요일 날 저희가 회동을 하면서 이미 개략적인 당 상황에 대해 가지고 후보께 말씀을 드렸고, 내용물은 이미 상당 부분 전달드린 것 같은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후보에게 건네는 비단주머니입니다. 이 대표가 평소 하는 말을 들어보면 삼국지 매니아란 느낌이 강하게 오는데요. 촉나라 승상인 제갈량이 부하인 강유와 양의 등에게 위기의 순간에 열어보라며 비단 주머니를 넘겼었죠. 이 대표도 그 장면을 오마주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체 저 비단주머니에는 뭐가 들어 있는 걸까요? 오늘 이 대표가 살짝 힌트를 주긴 했는데요. '줌 인' 최초로 오늘의 인물이 아니라 물건을 선정했습니다. 그럼 '주머니 인'해보겠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비단주머니라고 하는 것의 상당수가 사실은 젊은 세대가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비책! 가까운 것들이다~]

이 대표, 20개의 비단주머니 가운데 2개를 건넸는데요. 이 중 하나엔 MZ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한 비책이 들어있는 거 같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유튜브 '윤석열TV') : 민지가 해달라는데 같이 한번 해보자!]

윤 후보가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선출된 이후 당원들의 탈당 러시가 이어졌죠. 어제까지 지난 사흘간 국민의힘을 탈당한 책임당원은 약 3,000명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탈당자 가운데 75%가 2030세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야홍'을 외쳤던 만큼 경선 결과에 대한 실망감 탓에 탈당을 택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2030세대의 지지에 힘입어 당 대표에 오른 이 대표, 연일 경계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노인의힘이 되고 싶지 않다면 더 이상 2030의 심기를 건드려선 안 된다고 말이죠.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저희 보수 진영의 몰상식한 분들이 무슨 애초에 역선택이었네... 아니면 2030이 뭐 한 줌밖에 안 되느니...이런 것들로 비하적 발언을 일삼고 있거든요. 그런 발언 하시는 분들이 평생 살면서 2030 당원을 열 명이라도 모아오시는 실적이 있는가.]

특히 김재원 최고위원을 겨냥했는데요. 탈당한 2030 당원 수를 40명 안팎이라고 축소 발언한 점을 지적했습니다. 젊은 세대의 화를 돋울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김재원 최고위원의 진의가 무엇이든 간에. 자신들을 무시하고 자신들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취급하려고 하고 그리고 애써 사태를 축소하려고 한다는 모습으로 비춰지면 더 화가 나서 탈당한 사람도 있기 때문에…]

이 대표는 이번 대선은 지역 구도가 아니라 세대 구도로 치르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는데요. 2030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고 봤습니다. 윤석열 후보나 이재명 후보나 젊은 세대 사이에서 비호감도가 높은 만큼 누가 먼저 이들의 마음을 잡느냐가 관건이겠죠. 결국 비단주머니 속 핵심 내용은 '겸손'이라고 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우리 후보가 굉장히 겸손한 자세로 젊은 세대와 소통을 늘려나간다면 저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고. 주변에 굉장히 자극적인 언사로, 2030 세대에 조롱을 하는 그런 인사들이 계속 발언을 하면, 이분들은 아까 말했던 것처럼 투표 의지가 약해지거나 아니면 무당층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윤 후보도 이런 이 대표의 우려를 인식했나 봅니다. 홍준표 의원과 깐부 맺기에 나선 건데요. 홍 의원과 힘을 합치면 떠나간 무야홍의 메아리라도 붙잡을 수 있을 거라고 본 듯합니다. 물론 이 대표는 윤 후보 본인의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요. 일단 급한 대로 홍 의원을 끌어들이기 위한 윤석열 캠프의 2가지 대책, 하나는 바로 '칭찬'입니다. 윤석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하태경 의원이 팔을 걷어 붙였는데요. 홍 의원과는 조금 껄끄러운 사이지만 별안간 '홍준표 천재론'을 띄웠습니다.

[하태경/윤석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특히 홍 후보 같은 경우는 저하고 좀 뭐 관계가 그러기는 했지만 정치적 천재성이 있는 분이에요. 그래서 윤 후보는 홍 후보를 좀 정치 스승으로 모셔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두번째 대책은 '무르기'인데요. 윤 후보 비서실장에 임명된 권성동 의원, 지난 경선 과정에서 홍준표 캠프의 여명 대변인을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했었죠. 이제는 고소 취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원팀을 위한 행보일 텐데요. 하지만 정작 문제는 홍 의원이 윤 후보와 손 잡을 생각이 없어 보인단 점입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어제) : 이번 대선이 지는 사람은 정치 보복이라고 따질 것도 없이 감옥을 가야 될 겁니다. 마치 이번 대선이 석양의 무법자 대선처럼 보인다. 더 굳, 더 배드, 더 어글리. 그런 대선처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놈놈놈' 발언과 비슷한 맥락인데요. 홍 의원은 백의종군을 할 뿐 비리 대선의 전면에 나서진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죠. 이미 떠난 청년 표심도 되돌리기 어려울 거라고 봤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어제) : 청년들 몇 사람 등용하고 같이 사진 찍고 쇼한다고 해서 돌아오지 않습니다. 내일부터는 제 기사는 언론에선 좀 안 나오도록 해주십시오. 좀 이제 편하게 살렵니다. 내가 203040 '청년의꿈'이라는 플랫폼 만들어서 하루 종일 거기서 놀겠습니다.]

반면 홍준표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조경태 의원은 홍 의원의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고 내다봤는데요. "홍 의원도 말했듯이 정치는 생물"이라며 앞일은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홍 의원은 더 이상 자신과 관련된 기사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했지만 당분간 더 다룰 수밖에 없을 거 같군요. 그럼 이준석 대표의 두번째 비단주머니엔 무슨 내용이 들어있을까요? 바로 선대위 구성안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이 '하이에나' '거간꾼' '파리떼' '자리 사냥꾼' 프레임이 굉장히 무서운 게 뭐냐면요. 지금 시점에 전부 다 캠프에서 자리싸움을 위해 가지고 한 마디씩 해야 될 타이밍이거든요. 그런데 나서는 순간, 거간꾼이랑 하이에나 이렇게 지목될 수 있으니까 지금 잠잠한 편입니다.]

지금 당내에선 선대위 구성을 둘러싸고 이 대표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그리고 윤 후보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돌고 있는데요. 먼저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은 일단 기존 윤석열 캠프에 달라붙은 하이에나와 파리떼는 걸러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내가 캠프 모이는 사람들 가리켜서 '자리 사냥꾼'이라고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혹시라도 대통령 당선되면 무슨 덕 보지 않을까 하는 이런 사람들만 모이게 돼있어요. 윤석열 후보가 지금 냉정하게 판단할 거는 지금의 캠프가 자기를 후보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소위 채무감에서 이 캠프를 가지고서 대통령선거를 갖다가 할 수 있다고 하는 이런 판단을 할 거 같으면은 나는 매우 어려워질 거라고 생각을 해요.]

지금 윤 후보 캠프에는 자리만 탐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건데요. 결국 기존 캠프 인사를 대거 물갈이해야 한다는 뜻이겠죠. 반면, 윤 후보는 기존 캠프 인사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사들을 보태는 안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아무래도 경선에서 자신을 도와준 이들에 대한 부채의식 때문이겠죠. 딜레마에 빠진 윤 후보, '갈아 엎을지 아니면 보탤지' 궁금한데요. 이 대표의 비단주머니에 적힌 비책을 그대로 따르거나 아니면 자기 뜻대로 밀어붙이거나 그도 아니면 절충안을 찾아보거나 셋 중 하나겠죠.

오늘 '줌 인' 한마디 정리합니다. < 윤석열의 2가지 고민…민지야 어디가? 엎을까 보탤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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