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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주우재 "'마법옷장' 리액션 장인? 열심히 던졌죠"

입력 2021-11-08 14:44 수정 2021-11-0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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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주우재. 사진=JTBC 엔터뉴스 배우 주우재. 사진=JTBC 엔터뉴스
모델 그리고 방송인, 또 배우이자 유튜버다. 만능 엔터테이너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주우재(34)다.

SBS '당신이 혹하는 사이'·'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에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프로 리스너였다. JTBC2·JTBC '마법옷장'에서는 최고의 예능감을 발휘하는 분위기 메이커다. KBS joy '연애의 참견'엔 시청자의 몰입을 높이는 파워 리액션 장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최근 종영한 플레이리스트 드라마 '팽'으로는 멋진 로맨틱 코미디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이름을 내건 유튜브 채널의 콘텐트로는 친근한 옆집 오빠로 팬들에게 가깝게 다가가는 중이다. 독특한 컨셉트의 '먹방' 콘텐트와 패션 콘텐트에서 특히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며 구독자 32만명을 넘어섰다. 여러 가지 얼굴을 보여주고 있는 주우재는 그 모든 얼굴에 자신의 '최선'을 담아내고 있다.
 
배우 주우재. 사진=JTBC 엔터뉴스 배우 주우재. 사진=JTBC 엔터뉴스

-요즘 정말 바쁜 것 같아요.
"그런가요? 웹상에서만 활약하고 있는 것 같은데.(웃음) 9~10월쯤에 제일 바빴던 것 같아요.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많았으니까요. 지금은 많은 끝난 상태라 조금 여유로워졌어요. 그렇다고 소름 돋게 바쁘지는 않아요. 하하하. 저도 한 번 제가 몇 개 프로그램에 나오는지 세어본 적이 있는데, 동시에 8개인 적도 있더라고요."

-리액션 장인 캐릭터로 사랑받고 있죠.
"'연애의 참견'을 보고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연애의 참견'에 출연하며 많이 느꼈어요. 제가 리액션형 방송인이구나를요. 예능을 처음 시작할 때 토크쇼를 좋아했고, 야외 예능보다 그쪽으로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데 어쩌다 보니 리액션으로 잘 봐주시더라고요. '연애의 참견'에서 의자를 돌려 앉는 리액션을 일부러 한 건 아니에요. 정말 다 '찐'으로 나온 거예요. 그런데 그 리액션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서 이슈가 되니까, 오히려 더 하지 못하겠더라고요. 고개를 돌리려고 하다가도 리액션 이슈를 노리고 의도한 것처럼 보일까 봐요. 이슈가 된다고 물 타고 이런 것 안 좋아하거든요.(웃음) 이슈 된다고 쫓아가고 이런 거 안 좋아합니다. 아마 심술이 나서 안 하는 거 같아요."

-그 리액션이 '찐'으로 나올 수 있군요.
"진짜를 좋아해요. 진짜처럼 안 보일 거 같은 거 같긴 해요. 자유로운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거든요. 다른 출연진 의자가 바퀴 안 달린 것으로 바뀔 떄, 저만 바퀴 있는 의자로 달라고 했었죠. 아유, 근데 너무 여기저기서 이야기가 많이 나오니까. 안 하다고 오랜만에 한 번 그 리액션이 나왔을 때 더 막 쾌감이 들 것 같기도 하고요."

-리액션 장인의 모습만 보다가, 지금은 조금 차분해 보이기도 해요.
"라디오를 좋아해요. 그래서 라디오식 토크를 해요. 아무래도 피지컬로 하는 거나, 머리 쓰는 거 말고는 제가 웃길 수 있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제 잔잔한 코드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만 통해요. 성격상 호들갑 떠는 걸 싫어해요."

 
배우 주우재. 사진=JTBC 엔터뉴스 배우 주우재. 사진=JTBC 엔터뉴스
-녹화에서 모든 힘을 다 쓴다던데요.
"전체적으로 힘이 없는 스타일이에요. 일할 때는 최선을 다해서 하자는 마인드는 갖고 있고요. 전 일 못 하는 사람은 안 좋아해요. 일은 확실히 하자는 마인드에요. 그래서 최선을 다해서, 에너지를 다해서 녹화할 때 써요. 그래서 쉴 때 힘이 없는 것 같아요."

-완벽주의 같아요.
"그런 대단한 건 아니에요. 그냥 찝찝한 걸 싫어하는 성격인 거죠. 어렵지만 길을 어떻게든 찾아가려고 하는 거예요. '모자라 보이지 않게 하자'는 마인드로 '빡세게' 하고 싶어요. 그 일을 벗어나면 바로 온몸에 힘을 빼고요. 모든 세상과 욕구를 내려놓습니다. 하하."

-리액션도 리액션이지만,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 같아요.
"출연중인 프로그램 특성상 '오늘은 내가 이 이야기를 해줄게. 너의 생각은 어떠니'라고 물어보는 거니까요. 그렇게 되면 저는 완전히 빠져들어요. 과몰입 수준이죠. 평소엔 그냥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어요.(웃음) 몰입을 할 수 있는 상황이면 과몰입하는데, 평소엔 딱히 주변에 관심을 두고 살지 않아요. 근데 과몰입 때의 몰입이 너무 심해서, 녹화가 끝나고 나서 두통이 자주 와요. 아마 그것 때문에 (저를)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100% 몰입해서 내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다루니까, 스트레스가 (시청자가 아닌) 저에게 다 와요. 제가 시청자를 대신해서 몰입을 해버리는 거죠."

-'연애의 참견'은 100% 진짜 사연인가요. 믿기 힘든 내용도 많은 것 같아요.
"저도 그런 생각을 한 적 있는데, 지어낸 게 아니에요. 오히려 사연을 받았는데 방송 불가 내용이거나, 너무 심해서 줄이는 경우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엔 저도 너무 심한 이야기가 나오면 작가님들에게 '이런 거 하지 마라. 이런 거 요즘 시청자들은 다 (가짜인 것) 안다'고 했는데, 오히려 이야기를 축소한다고 하더라고요."
 
'마법옷장' 포스터. '마법옷장' 포스터.

-'마법옷장'에서도 예능감을 뽐내더라고요.
"김나영 누나가 잘 받아준 덕분이에요. 그래서 마음껏 던지는 거죠. 던질 데를 보고 던져요. 잘 받아주시니까 던질 수 있는 거예요. 전진오 실장님이 방송을 안 해보셔서 '뚝딱' 거리시더라고요.(웃음) 형님이신데, 녹화할 때는 재미있게 하려고 놀려요. 실장님이 당황하면서도 그걸 좋아하세요. 서로 팀 의상 설명할 때 괜히 공격하고 그러면서 저도 되게 재미있어요."

-매 방송에서 스타일링 제목을 지으며 작명 전문가가 됐어요.
"그거 정말 즉흥적으로 작명하는 거예요. 잘못 건드렸다가 죽을 뻔했어요. 김나영 누나가 '이번에는 어떤 이름을 가져왔을지 너무 기대돼요' 이런 이야기를 하면 어떻게 살릴지 고민이 깊어요. '이거 못 살리겠다' 싶으면 '의미로 가자'고 빠르게 판단해야 해요. 정말 녹화할 때 현장에서 반은 이름 생각만 했어요."

-우재 씨가 없으면 '마법옷장'이 허전할 거예요.
"저에게 섭외가 들어 왔을 때 작가분들과 인터뷰를 하는데 '저한테 혹시나 모델이고 필드에 있는 사람이라 전문적인 걸 바라고 섭외하시는 걸 수도 있는데, 어떤 걸 상상하든 그 이하를 보여드릴 정도로 저는 모른다. 설명을 해주고 정보를 주는 느낌보다는 열심히 리액션하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때마침 저에게 그 역할을 할 기회가 주어졌고요. 정보성은 충분히 다른 분들이 주시니까, 멘트를 미친 듯이 쳤죠."

-공대 출신의 모델, 모델 출신의 배우 겸 방송인이라는 이력이 특별해요.
"정확히는 대학교를 졸업하지는 못했어요. 아마 원래대로 학업을 이었으면 공대를 나와서 기계를 다루는 사람이 됐겠죠. 아빠가 너무 힘들어 보였어요. 40년 정도를 기업에서 일하셨는데, '나도 저렇게 하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살았어요. 저는 공과 공부를 좋아하고 역학을 좋아해요. 화학 빼고는 생물학도 좋아해요. 특히 열역학이나 유체역학, 역학 쪽을 좋아했어요. 그런데 나의 일생을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어요. 그러다 (모델이 될) 기회가 생겨서 학교를 그만뒀어요. 학교 다닐 때 시험공부를 했던 기억이 지금도 나네요. 도서관 가서 일찍 자리 잡고 문제 풀고 있다가 밀크티 하나 마시고. 그래도 그때 남들이 다 슬리퍼 신고 다닐 때, 저는 워커 신고 옷도 신경 써서 입고 도서관 다녔습니다. 하하."

-여전히 모델 이미지가 강해요. 어떤 이들에겐 이미지가 한정된다는 것이 불만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지금은 광고 모델로 출연하는 거 말고는 너무 일을 안 하고 있어서요.(웃음) 멋있잖아요, 모델. (모델 출신 이미지에) 부담감 없어요. 모델이라는 단어, 멋으니까요. 그렇게 해서 (모델 출신으로 연예계에서) 성공한 사람이 없었다면 되게 (부담되고) 그랬을 거 같은데, 정말 많잖아요. 잘 해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유튜브 채널 '오늘의 주우재'가 아주 잘 되고 있죠.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몇 분이나 보겠어?'란 생각을 했고, 팬분들과 소소히 소통하려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방송에선 보여줄 수 없는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근데 생각보다 많이 보시는 거예요. '구독자 10만 명 넘으면 행복하게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었는데, 정말 많이 봐주시더라고요. 열심히 한 건 맞지만, 어리둥절하기도 했어요."

-이젠 10만을 넘어 구독자 30만 명을 돌파했어요.
"20만이 됐을 때도 '됐다. 이제 끝이다' 이랬어요. 그러다 20만에서 30만이 되는 때까지 두 달 반 정도밖에 안 걸렸어요. '30만, 더 이상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계속 구독자 수가 올라가더라고요. 사람이 일할 때도 살아있음을 느끼지만, 쉬는 게 많은 날들이가끔가다 있잖아요. 2~3일만 쉬어도 뭔가 불안해요, 저는. 분명 다음 주에 스케줄이 다 잡혀있는 걸 알고 있는데도, 생산적이지 않은 상태로 있는 게 이틀이 넘어가면 불안해져요. 그래서 유튜브가 저에겐 저의 쳇바퀴가 굴러가게 할 수 있는 도구가 돼요."

-구독자 수가 10만이 넘고 실버 버튼을 받았을 때 어땠나요.
"그냥 '딴딴하네'라고 생각했죠.(웃음) 꽤 묵직해요. 그리고 약간 안 믿겼고요. 사실 이러려고 시작한 게 아니니까요. 실버 버튼 앞에서 절을 하고 그랬네요. 요즘엔 어느새 무엇을 하든 '유튜브 각'을 생각하는 삶이 돼 있더라고요."

 
'팽' 방송 화면 캡처. '팽' 방송 화면 캡처.
-방송인 말고 배우로서도 욕심이 있는 것 같은데요.
"코미디를 좋아해서 코미디 연기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워낙 웃긴 호흡을 좋아하니까요. 근데 막 여자 주인공을 옆에서 바라보고 이런 역할은 선호하지 않아요."

-연기를 시작한 지 오래됐죠.
"5~6년 차 정도 됐네요. 작품을 많이 하지는 않았어요. 아무래도 방송 쪽으로 너무 많이 발을 담가버리기도 했고요. 예전에는 그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작품 미팅을 가면 처음 보는 연기자로서 저를 대해주셔야 하는데, '잘 보고 있어요'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 인사 자체가 저를 예능에서 방송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만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정말 심한 때가 있었어요. '연기하려면 방송을 다 관둬야 하나'라는 고민을 한 적도 있죠.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연기를 안 하자니, 기회가 있으면 정말 재미있고. 어느 순간 '에라 모르겠다'가 되는 거예요. '요즘 그런 경계가 어딨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최근 플레이리스트 드라마 '팽'에서 배우 주우재의 모습을 선보였잖아요.
"'팽'은 정말 재미있게 찍었어요. 원래는 기선제라는 캐릭터가 조금 더 딱딱하고 클리셰 적인 본부장 느낌이 있었어요. 그걸 제 스타일로 많이 풀어봤어요. 회사의 대표 역할이지만, 너무 권위적이지 않아 보이고 싶었어요. 조금 더 편안하게,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가고 싶었고요. 기선제 캐릭터를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내심 '내가 그걸 그렇게 푼 게 잘했구나' 이런 생각을 했어요."

-어떤 연기를 하고 싶나요.
"멋있는 역할을 안 하고 싶어요. 모델 출신 배우라는 타이틀 때문에 유일하게 받는 핸디캡이에요. 멋있는 역할이나, 깔끔하고 집이 잘살거나, 여자를 뒤에서 챙겨주거나, 이런 부류의 캐릭터 위주로만 출연 제안이 와요. 많이 풀어지는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그런 연기를 더 좋아하기도 하고요. 멋있는 척하고 그런 것을 별로 안 좋아해요."

-tvN D '탑셀러'에서는 처음으로 메인 MC를 맡았죠.
"메인 MC를 맡은 건 처음이에요. PD님이 '원래 모습대로 해주시면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후회하지 않으시겠냐'고 물었죠. '맛 좀 봐라'하고 출연하기로 했어요.(웃음) 단독 MC 혹은 서바이벌 예능 진행을 한다는 게, 진짜 전현무 형이나 김성주 선배처럼 정말 어마어마한 실력을 갖춘 분들이 하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다른 색깔을 내보려고 해요. 참가자들을 편하게 해주고, 심각해진 분위기를 푸는 역할을 맡고 있어요. 이런 맛을 좋아하는 시청자분들이 계신다면, 이런 제 방식도 좋아해 주실 거라 생각해요."
 
배우 주우재. 사진=JTBC 엔터뉴스 배우 주우재. 사진=JTBC 엔터뉴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우재 씨 관련 게시물에 '동안'이라는 댓글이 달려요.
"SNS 게시물에 막 '서른여섯살 모델' 이러면서 사진이 올라오더라고요. 사실 나이에 대해서 별생각이 없어요. '내가 40대가 되는구나' 이런 생각은 평소에 거의 안 해요. 굳이 사서 걱정을 하는 것 같아요."

-따로 관리하지는 않나요.
"운동은 안 해요. 2019년에 운동을 1년간 안 쉬고 해본 적 있어요. 그러다 12개월 차에 허리가 나갔어요. 허리 치료를 받는 2~3주 동안 1년간의 모든 노력이 사라지더라고요. 인생을 살면서 이보다 허무한 게 없었어요. 그래서 '이건 하면 안 되는 거구나'하고 운동을 그만뒀어요. 피부 관리도 로션 하나 바르고 자요."

-앞으로의 청사진이 있나요.
"경계가 저를 되게 힘들게 했어요. '나는 왜 이것저것 다 발을 담그게 됐을까. 나는 애매모호한 사람인가'라는 생각이요. 누군가 저를 봤을 때, 애매한 포지션의 엔터테이너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혼자만의 이런 생각 때문에 경계에 관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시대가 변해서인지, 저는 이게 이점으로 변한 거라고 생각해요. 뭐 하나가 망해도 다른 걸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뜻이잖아요. 하하. 저는 지금이 재미있어요. 계속 재밌으면 좋겠어요. 일을 하면 당연히 스트레스가 있는데, 지금은 그 스트레스를 재미가 많이 없애줘요. 재미있어서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어요. 앞으로도 이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재미가 있는 활동이었으면 좋겠어요."

-출연하고 싶은 방송도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침착맨의 '침튜브' 초대석에 나가고 싶어요.(웃음) 그(침착맨)의 실물을 보고 싶어요. 침착맨이 최고예요. 자기만의 특별한 감성이나 코드를 갖고 있는 사람을 좋아해요. 유희열 선배도 좋아하는데, 그분과는 만난 적이 있어요."

-꼭 하고 싶은 말 있나요.
"드로~. 우리 강아지 드로. 지금 안 아프지만, 앞으로도 아프지 말자!"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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